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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가족놀이

가상가족놀이

[ 개정판 ] 스토리콜렉터-00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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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90g | 140*210*20mm
ISBN13 9791158790578
ISBN10 115879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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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노크 소리에 이어 회의실 문이 열렸다. 다케가미 에쓰로 (『모방범』에 등장한 형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파이프 의자가 바닥을 긁어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오랜만입니다.”
다케가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시즈 치카코(『크로스 파이어』에 등장한 여형사)가 그렇게 말하며 문 옆에서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고개를 들었을 때는 이미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딱딱한 분위기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15년 만인가요?”
다케가미도 긴 책상을 빙 돌아 치카코 쪽으로 다가가면서 웃는 얼굴로 답했다.
--- p.9

손전등으로 주위를 비추자 시체의 발치로부터 약 2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무언가가 반짝 빛을 반사했다. 경장은 신중하게 다가가 바닥을 비추었다. 그곳에 길이 약 20센티미터의 나이프가 뒹굴고 있었다. 칼날뿐만 아니라 손잡이 부분까지 피로 물든 채였다. 그것만 확인하고 경장은 밖으로 나와 무전기를 들었다.
가방 속 내용물 등 피해자의 소지품으로 신원은 바로 판명되었다. 도코로다 료스케, 48세. 도쿄 도내에 있는 식품회사 (주)오리온푸드 본사 영업 제2부 고객관리과 과장. 자택은 사건 현장에서 도보로 10분도 채 못 되는 니쿠라 초 2번지 한구석, 아내인 하루에(42세)와 딸 가즈미(18세), 이렇게 3인 가족이었다. --- p.19~20

도코로다 가즈미는 몸을 앞으로 숙여 한 손을 매직미러에 대고 가만히 기타조 미노루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즈미의 팔에 힘이 실리면서 손등에 힘줄이 튀어나왔다. 치카코는 조용히 가즈미를 불렀다.
“가즈미 양, 조금 뒤로 물러서.”
가즈미는 꼼짝도 않고 짜증스럽다는 듯이 되물었다.
“왜요?”
“거울이 깨지면 위험하니까 손을 떼려무나.”
가즈미는 그 말에 제정신을 차린 것처럼 몸을 일으키더니 손을 치웠다. 가즈미의 손자국이 매직미러에 희미하게 남았다. 정확히 기타조 미노루의 얼굴 위치였다.
“어때? 뭔가 감이 오는 부분이 있니?”
--- p.112~113

취조실 내 분위기가 변했다. 어깨를 짓누르는 그 무게, 감촉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축축하게 물기를 머금은 솜뭉치 속에 있는 것 같다. 다케가미는 이곳에서 헤엄쳐 출구까지 찾아가야만 한다.
미타 요시에는 일부러 ‘아이들’에게서 의자를 멀리 떼어 비스듬히 앉았다. 기타조 미노루는 요시에를 물끄러미 훑어보며 보란 듯이 이마에 주름을 잡고 다케가미에게 물었다.
“그래서, 이 사람 자백했어요?”
요시에가 얻어맞은 것처럼 펄쩍 뛰어올랐다. 비싸 보이는 가방이 무릎에서 굴러떨어져 덮개가 열렸다. 내용물이 쏟아졌다. 작은 파우치. 휴대전화. 핑크색 표지의 수첩. 요시에는 속옷이라도 보인 것처럼 당혹스러운 얼굴로 서둘러 물건들을 주워 모아 가방에 쑤셔 넣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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