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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사랑

어쩌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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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1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482g | 148*210*20mm
ISBN13 9788961889681
ISBN10 896188968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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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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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은 얼굴도 본 적 없는 그 여자를 향해 미움의 칼날을 세웠다. 뻔뻔하게 바람을 피우는 남편보다 아내가 있는 남자인 줄 알면서도 연애를 멈추지 않는 여자가 더 미웠다. 여자의 삶은 여자가 배려해 줄 때 안전하다는 것을 여자들은 자주 잊고 산다. 그런 무신경함이 자신의 삶에게 얼마나 무례를 범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 여자가 수명과 철용 사이에 끼어들기 전까지 그들의 결혼은 평온했다. 서로에게 몰입했던 사랑은 결혼과 함께 생활이 되었고 그 생활은 내내 평탄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 믿음은 다름 아닌 철용이 준 것이었다. 그러나 철용은 사랑의 맹세도, 결혼의 서약도 새로운 사랑 앞에서 새롭게 하고 싶어 했다. 수명에게 한 것은 무효라고 외쳐댔다. 의현하고 불쾌한 기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올 것을 예감하며 수명은 날로 생각과 고민의 두께를 더해갔다.
수명은 어깨를 으쓱해 보인 뒤에 철용의 도장이 선명하게 찍힌 이혼 서류를 침대 밑에 보관했다. 이것도 결혼생활이 주는 하나의 추억이겠거니 여기면서 철용이 돌아오길 기다리기로 했다. 눈부시게 시작했던 신혼의 그 집에서.

-수명은 자신만의 집으로 이삿짐을 실어 나르면서 철용과 무수히 밤을 보냈던 침대를 그대로 쓰기로했다. 작은 집에 비해 터무니없이 큰 침대지만 아직 새 것인 침대를 버리는 게 내키지 않았다. 침대를 버리는 게 철용을 버리는 일, 혹은 결혼 생활의 전부를 버리는 일이 될 것도 같지도 않았다. 살림의 한 조각을 떼어내는 것으로 철용을 과감히 버려주겠노라고, 헛된 의미를 실어 굳이 침대를 버리는 의식을 치르고 싶지 않기도 했다.

-모든 사랑은 운명이다. 우연조차도 운명이라고 우기는 수많은 로맨스 영화들이 그 증거이다. 인연의 불가사의함에 끌려 우연히 만나게 되는 두 사람은 우주의 힘에 이끌려 사랑하고야 만다. 도저히 거스를 수 없는 불가항력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이 사랑이 운명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수명은 저도 모르게 태경을 훔쳐보았다. 가슴이 말을 걸어주는 어떤 신호를 기다렸지만 운명이라고 확신할 만한 어떤 단서도 느끼지 못했다. 그가 운명이 아니라는 단서는 더더욱 느끼지 못했다.
운명은 선의만을 갖고 오진 않는 것 같다. 태경이 운명이라면 그렇다. 수명은 늘 혼자 남아 있던 사무실에 누군가가 있는 게, 그 누군가가 태경이란 사실이 불편했다. 침장을 디자인하다 말고 머리를 식히기 위해 복도 끝의 휴게실로 갔다. 기다린 듯 태경이 따라 들어왔다.
“어!”
우연이라고 강조하는 태경의 놀라는 태도가 성글었다. 우연을 가장한 계획이라고 해도 그것조차 운명이 시키는 짓이 아닐까, 생각 끝에 실소를 머금었다.
수명은 커피를 뽑아 태경에게 건네고 한 잔을 더 눌렀다. 미니 커피 자판기의 기계음이 건물 전체에 울려 퍼지는 듯했다. 그 굉음의 소리를 뚫고 태경의 나지막한 읊조림이 분명하기 들렸다.
“사랑이 배신의 동음이의어와 같다고 했죠?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생각해보니까 나 처음 연애할 때 이렇게 시작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난 누구하고도 시작하고 싶지 않거든요."
“난, 아내하고 말할 때 가능하면 있는 그대로 진실을 말하려고 해요. 그런데 수명 씨하고 말할 땐 수명 씨의 호감을 사기 위해 말을 해요.”
어떤 고백보다 마음에 와 닿았다.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그에게 들릴까봐 수명은 일부러 발에 힘을 주어 걸었다. 구두굽 소리가 심장 소리를 먹어주길 바라면서.
“누구하고도 시작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 어려워요?”
새빨간 거짓말이다. 아...니다. 부정을 강조한 긍정의 고백일 수도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태경은 곧이곧대로 듣는 투였다.
“그래요. 난 누군가와의 만남을 시작하면 안 되는 사람이죠. 그 사실을 내가 안다는 게 싫지만…, 알아요. 때론 몰랐으면 하는 일들을 제일 먼저 알게 돼버리거든요. 지금이 그래요. 그러니까 미리부터 그렇게 달아날 자세 취하지 않아도 되요. 내가 아니까…….”
수명은 떫은 감을 입에 문 표정으로 커피를 입에 물고 있는 태경을 보았다. 이성의 통제를 모른 채 흔들리고 싶었다. 가슴이 아릿한 게 마치 종이에 벤 것 같았다. 칼에 벤 것보다 더 아픈 게 한갓 종이에 베는 것임을 우리는 명제처럼 알고 있지 않은가.

-아내가 있는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거센 속도로 자신의 삶에 뛰어들고 있는 그 남자를 수명은 내치지 못하고 있었다. 자꾸만 그 남자를 향해 끓어오르고 싶은 가슴을 식히면서 다가온 만큼만 뒷걸음질을 쳤다. 아슬아슬한 거리감이 언제 좁혀질지, 혹은 멀어질지 수명은 짐작을 하고도 남았다. 그게 두려웠다.
이별을 담보로 한 사랑이란 게 얼마나 불온하고 또 치명적인지 익히 겪어 알았다. 아내든, 애인이든 둘 중의 한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것이 태경의 입장이라면 태경을 빼앗든, 돌려주든 하는 것이 수명의 입장이다.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할 고통은 고스란히 수명의 몫이 될 터였다. 그에겐 그 나름의 몫의 고통이 있을 테지만….

-이혼하면서 겪은 일이 피해자였다면 태경과 만나는 일은 가해자가 될 터였다. 여자의 삶은 여자가 지켜줄 때 안전하다는 것을 수명은 몇 번이고 곱씹었다. 자신이 겪은 상처를 도미노처럼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선 안 되는 거라고, 마음속에서 밀어낼수록 태경은 좀 더 따뜻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어떤 상처도 사랑보다 크진 않을 거라고, 사랑 후에 오는 상처쯤이야 사랑하지 않고 돌아선 상처에 비하겠냐는 유혹이 마음 안에서 물결쳤다. 밀물과 썰물처럼 마음이 떠다닐 때 수명은 태경의 아내에게 미안했다.

-잠시 힘든 삶을 누군가의 어깨에 내려놓고 싶었을 뿐이다. 그 투정이 이렇게까지 멀리 올 줄 몰랐다. 처음에 태경은 자신의 삶에 깊이 뿌리를 내린 채 조금도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었다. 수명 또한 아내 있는 남자에겐 조금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살아가는 일에 있어 그저 좋은 동지 하나를 얻고자 했을 뿐이다.
그의 호의와 관심을 사랑으로 만든 건 어쩌면 그로 인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자신에게 있을 것이다. 그를 향해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는 들키지 말았어야 했다. 마음속에선 수십, 수백 번 그를 원했어도 겉으로는 절대 발설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랑은 불가항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지만 그것마저도 거부할 수 있어야 했다. 절대 해선 안되는 일이었고, 절대 하지 않을 일이었다.
혼자 힘으론 걸어 나갈 수 없는 늪이 지천이었다. 그의 마음의 숲은 깊었고, 숲의 곳곳에서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 휘몰아치는 광풍일지도 몰랐다. 조짐이 안 좋으면 자세를 낮춰 숨을 필요가 있었다. 아우성치는 가슴을 이쯤에서 재워야 한다고, 반나절 만에 또다시 마음을 다독여야 하는 현실과 맞닥뜨렸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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