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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발견

영국인 발견

: 문화인류학자 케이트 폭스의 영국, 영국문화 읽기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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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604쪽 | 1000g | 153*224*35mm
ISBN13 9788956251042
ISBN10 895625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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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국인 행동의 ‘원리’를 규명하고 싶었다. 원래 원어민은 자기 언어의 문법을 잘 설명하기 어려운 법이다. 그처럼 특정한 문화의식, 관습, 전통 등에 익숙한 사람은 그런 규칙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지적으로 설명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법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인류학자가 필요하다.--- p. 11

상류층은 ‘I'라는 말을 전혀 쓰지 않고, 제삼자가 말하듯 ‘one'으로 부르길 좋아한다. 사실 그들은 대명사 쓰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놀랄 정도로 비싼 전보를 보낼 때처럼 관사와 접속사를 빼먹길 좋아한다. 그런데도 상류층은 자기네 말하는 법이 올바르다고 굳게 믿는다. 자기들 말이 표준이고, 다른 모든 사람들은 ‘억양’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BBC 영어나 옥스퍼드 영어는 ‘교육 받은’ 영어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상류층이라기보다는 중상층 영어라는 뜻이다. 이 영어는 딱딱하지 않을 뿐 아니라 모음 생략도 안 하고 대명사를 안 쓰는 영어가 아니니, 상류층 영어가 될 수가 없다. 그래서 초심자들도 훨씬 알아듣기 쉽다.
--- p. 119

만일 당신이 꽤 친절하고 붙임성 있는 사람이라면 영국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가장 빠른 길은 반려동물을 통해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들의 반려동물을 칭찬하라. …만일 개가 없다면 사교를 위해 다른 여권을 찾아야 하는데, 스포츠, 게임, 퍼브, 클럽 활동 등이다. 지구상에서 성행하는 인기 스포츠는 거의 다 영국에서 시작되었는데, 이는 우연이 아니다. 축구, 야구, 럭비, 테니스는 모두 여기서 만들어졌다. 심지어 우리가 고안하지 않은 스포츠라 해도 제대로 된 공식 규칙은 영국에서 제정되었다.(하키, 경마, 폴로, 수영, 조정, 권투와 심지어 눈이 안 내리는데 스키마저도!)
--- p. 347

노동계급 아이들이 선택하는 디자이너 옷은 상표가 크고 분명히 드러난다. 무엇을 입었는지 표가 안 나는 것을 입을 것 같으면 왜 비싼 캘빈 클라인이나 토미 힐피거 스웨터를 입겠는가. 중상류층 이상은 상표가 크게 드러나는 것을 천하게 여긴다. 헤어스타일은 상당히 믿을 만한 계급신호기이다. 거의 모든 중상류층과 상류층 사립학교 여학생들은 생머리를 그냥 두는데 머리칼이 깨끗하게 반짝거리면서 팔랑거린다. 묶지 않으니 앞으로 흘러내려 계속해서 뒤로 밀어내야 한다.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꼬다가 뒤로 묶는 듯 올렸다가 떨어뜨리는 식으로 아무 의식 없이 가볍게 어루만진다. 이는 사립학교 여학생들 특유의 머리카락 만지는 버릇인데 노동계급 여자들한테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p. 411

차 끓이기는 최고의 전이행동, 즉 분위기 바꾸기이다. 영국인은 사교적인 상황에서 난처하고 불편하면 (우린 사람을 만나면 언제나 불편하고 난처하지만) 언제든 차를 끓인다. 대화 중에 불편한 정적이 조금 있는데, 이미 날씨 이야기도 다했고, 별로 때울 말도 없다. 그러면 우리는 “자, 누구 차 더 하실 분은 없으신가요? 내가 가서 주전자를 올려 놓을게요”라고 한다.
--- p.음식의 규칙, 451

‘적은 것이 아름답다’와 ‘느린 것이 아름답다’는 두 규칙은 많은 계급표시기 규칙의 뿌리다. 이 규칙들의 상당 부분은 단지 적은 음식만이 접시에서 입으로 운반되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입 안에 있는 것을 다 삼킨 다음 천천히 다시 자르고 찔러서 먹는 식으로 충분한 간격을 두기 위해서인 듯하다. 자르고, 찌르고, 누르는 방식은 완두콩, 고기, 그리고 다른 모든 것에도 적용된다.……무엇에든 너무 진지해지는 것은 점잖지 못한 일인데, 음식에 욕심을 부리고 너무 진지하게 대하는 것은 구역질나는 일이고 조금 외설적이기까지 하다. 영국인은 음식을 한 번 먹을 때 적게 먹고, 또 한 번 먹을 때까지 충분한 간격을 두며, 더욱 자제하고, 아무 열정 없이 식사에 임한다--- p. 459

영국인이 유혹에 서투르다면 성생활을 원하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다. 영국인도 다른 사람들만큼은 이성을 유혹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그러나 기술이 서투르고, 편안해 하지도 않고, 하기는 하면서도 확신이 없다. ……영국 남성들은 활발한 성생활을 하는지 몰라도, 분명히 이야기하지만 선수는 아니다. 그들은 여성과 만날 때 보통 과묵하거나 말이 없거나 어색해한다. 나쁜 경우에는 촌스럽고 우둔하고 어색하다. 영국 남자들은 술을 많이 마시는데, 술이 자제심을 누그러뜨리도록 도와준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는 어색하고 말없는 과묵함에서 촌스럽고 볼품없는 우둔함으로 논점을 옮겨가는 것일 뿐이다.--- p.섹스의 규칙, 474

세 가지 반응(유머, 중용, 위선) 중에서 유머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들의 고질적인 사교불편증에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유머가 가장 효과적인 해독제이다. 신이 (혹은 다른 무언가가) 우리에게 사교불편증이라는 저주를 내렸다. 대신 유머감각이라는 해독제를 주었다. ……영국인의 유머는 무의식적인 반응이자 반사작용인데 우리는 특히 불편하거나 어색하다고 느낄 때, 그리고 뭔가 확실치 않아 의심스러울 때는 농담을 한다. 영국인의 유머를 좋은 유머나 즐거운 유머와 혼동하지 말기 바란다. 이것은 반대이다. 우리는 혁명과 봉기 대신에 야유를 가졌다.--- p.결론, 578

비록 많은 면에서 다르긴 하지만 우리는 일본인에게서 중요한 유사성을 발견한다. 작은 섬나라에 인구가 많다는 요인이 중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원초적인 지리적 결정론은 기후나 역사 논쟁보다 더 신뢰할 만한 것도 아니다. 지리적 요인이 국민성을 결정하는 데 그렇게 중요하다면, 덴마크인들은 어째서 다른 스칸디나비아 사람들과 그렇게 다른가? 독일인과 프랑스인들은 인공적으로 그어놓은 국경 양쪽에 사는데 어떻게 그렇게 독일인답고 프랑스인다운가? 산악지방 스위스인과 산악지방 이태리인은 어떻고?
--- p.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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