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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가라

바람이 분다,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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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90쪽 | 530g | 148*210*30mm
ISBN13 9788932020006
ISBN10 89320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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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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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지기 전에, 하얗게 얼어붙은 강을 전철로 건넜다. 강의 가운데는 얼지 않아서, 얼음 가장자리에 물살이 퍼렇게 빛났다. 이제 정말 이 소설이 내 손을 떠난다는 사실이 실감되었다.

네 번의 겨울을 이 소설과 함께 보냈다. 바람과 얼음, 붉게 튼 주먹의 계절. 이 소설 때문에, 여름에도 몸 여기저기 살얼음이 박힌 느낌이었다. 때로 이 소설을 내려놓고 서성였던 시간, 뒤척였던 시간, 어떻게든 부숴야 할 것을 부수며 나아가려던 시간 들을 이제는 돌아보지 말아야겠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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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은 모든 곳에 있다. 격렬하다. 존재의 통각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깊은 심연으로부터 절실하다. 존재의 고통과 불안을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나약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웅숭깊다. 나약하지만 눈 밝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달의 뒷면을 보고, 처음의 빛을 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격렬한 혼돈 속에서 빚어지는 처음의 빛은 너무나 환해서 그것을 보려는 사람으로 하여금 숨 막히게 하기 십상이다. 긴장감 넘치는 숨결로 작가 한강은 질문한다. 우리 과연 숨 쉴 만한가. 우리 정녕 안녕한가. 우리 진정 진실한가. 세속과 세속적 이야기의 타락을 거슬러, 한강은 오로지 자신만이 쓸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럽고 그래서 가장 감동적인 소설 한 편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21세기에도 진정한 소설의 바람이 분다.
우찬제(문학평론가)
작가 한강은 과거의 경험이 현존의 뿌리라면, 그 뿌리의 어둠이 현재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리는가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흔들리면서도 꺾이지 않는 새로운 가능성의 빛은 삶의 의지를 밝혀 바람의 숨을 뿌리의 바닥으로 불어넣는다.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화염을 뚫고 기어 나오는 몸의 형상은 심원한 고통의 현현을 넘어 가시지 않는 감동의 여진을 남긴다.
강계숙(문학평론가)
『바람이 분다, 가라』는 집요한 ‘탐정’이 이끄는 미스터리이자, 두 여자가 나눈 사랑의 역사다. 풀잎 같은 인물들이 피 흘리며 전투를 벌이는 이 이야기의 동력은, 타인의 삶이 그린 궤적에 자신의 그것을 포개어 놓으려는 우리 안의 이상한 갈망이다. 여러 시제의 기억과 사색을 그러모은 다음 산산이 흩뿌리는 한강의 문체는 전에 없이 안으로부터 파열하려는 욕망으로 떨려 읽는 이의 몸을 긴장시킨다.
김혜리(『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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