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월간 <말>지 기자를 지냈으며 1990년 이후 민족생활의학회에서 자연건강법에 관한 연구를 했고 '민족생활학교'에서 오랫동안 잉태, 출산, 육아에 대한 강의를 맡아 해온 자연건강법 연구가이다. 마흔에 낳은 늦둥이 윤서와 큰아이 용혁, 두 아이의 엄마이며 자연건강법을 함께 나누는 어머니들의 모임 사단법인 '수수팥떡 아이사랑모임(www.asamo.or.kr)'의 대표이다. 20여 년 동안 언론 민주화 운동을 해왔으며,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과 상임대표를 지냈다. 저서로는『황금빛 똥을 누는 아기』『해맑은 피부를 되찾은 아이』,『엄마 몸이 주는 뽀얀 사랑』과 『노무현, 상식 혹은 희망』(공저)등이 있다.
젖꼭지를 빨아 배고픔을 면하려면 아기는 우유병 꼭지를 빨 때보다 60배 정도의 힘을 들여야 한다. 아기가 젖을 빨아 먹는 모습을 보면 양 볼이 쏙쏙 들어갈 만큼 힘을 들인다. 뿐만 아니라 일정한 강 도로 빨면 일정한 양의 분유를 먹게 해 주는 우유병 꼭지와 달리, 젖의 양은 정해져 있지 않다. 엄마 젖이 어느 정도 불었느냐에 따라 젖을 빠는 힘과 상관없이 젖이 많이 나오기도 하고, 어떨 때는 젖이 나오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한두 달 젖을 빨아먹다 보면 아기는 젖 빠는 힘을 조절하여 먹는 양을 조절한다. 젖이 안 나 오면 젖을 세 게 빨고 젖이 많이 나오면 혓바닥으로 젖꼭지를 막아 사FP들리지 않도록 노력한다. 아 기에게 있어 젖을 빠는 세기를 조절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아기는 젖 빠는 힘을 조절하면 서 지혜를 배운다.(14~15쪽)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출산 후 바로 젖이 도는 경우는 거의 없다. 출산하고 곧바로 젖이 돌지 않는 것은 ‘자연의 순리’다. 젖이 돌기까지 엄마와 아기는 모유 수유를 위한 준비를 한다. 엄마는 엄마대로 출산 후 흥분을 가라앉히고 젖을 먹이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아기는 엄마 뱃속에 머문 열 달 동안 몸에 쌓인 노폐물을 배설해 젖을 먹고 소화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아기가 노폐물을 배설하기 전에 영양가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면 노폐물을 완전히 배설하지 못한다. 태변을 비롯한 노폐물을 배서하지 못하면 아기는 병약한 아이로 자라게 된다. 그런데 젖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돌지 않는다. 그러므로 세상에 태어난 아기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배고픔이 아니다. 바로 변을 보는 것이다. 변을 복 나야 비로소 아기는 먹으려고 한다. --- p.44
백일이 지나면 아기는 젖에 익숙해져 여러 가지로 젖을 빠는 요령을 체득하게 된다. 특히 이 시기는 어느 때보다 안정되게 젖을 먹일 수 있다. 아기는 엄마를 확실히 인식하고 젖을 먹으면서 엄마와 다정하게 눈을 맞추기도 한다. 한 손으로 젖을 만지고 남은 손으로는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시기이기도 한다. 이때는 아기가 먹는 양이 늘어나면서 젖이 부족해질 수 있으므로 엄마가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 --- p.62
젖이 돌기 시작하면서 두 가지 문제에 부딪혔다. 하나는 아이가 빈 젖을 너무 세게 빤 탓에 젖꽂지가 헐어 아팠고, 다른 하나는 젖몸살이 찾아온 것이다. 젖이 돌지 않아 애를 태우다가 막상 젖이 돌기 시작했지만 젖꼭지도 앞으로 젖에 멍울이 서면서 겨드랑이까지 오자 맥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산 넘어 산이었다. 큰아이 때 고생했던 경험도 있고, 나름대로 젖몸살에 대비해 출산 전부터 마사지와 온찜질을 적절히 해온 터라 이번에는 당황하지 않고 온찜질을 하기 시작했다. 아기가 젖을 빨지 않을 때에는 마사지도 자주 해주었다. 가끔은 초등학교 5학년 된 아들이 젖을 빨아 주었는데, 아들이 젖을 쭉쭉 빨면 시원했고 젖멍울도 쉽게 풀어졌다. 젖멍울이 심하게 졌을 때는 겨자찜질이나 겨자습포로 풀어 주면 시원한 느낌이 들면서 멍울이 서서히 풀렸다. --- p.49
돌이 지나면 젖의 영양가는 떨어지고 양도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젖에만 영양을 의존해서는 안 된다. 간혹 돌이 지나서도 젖만 빠는 아이들을 보게 되는데, 만 6개월이 지나면 반드시 이유식에 들어가야 한다. 아기가 음식 맛을 알게 되면 젖보다는 음식을 더 좋아하게 된다. 세상에 얼마나 맛있는 음식이 많은지 이유식을 통해 잘 알려 주어야 한다. 돌이 지나면서 윤서에게 젖은 ‘영양섭취’를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놀잇감처럼 보였다. 엄마와 떨어져 있다가 만나면 가장 먼저 젖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