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동용 역사책을 집어 들고 권두 삽화로 실려 있는 빅 브러더의 초상화를 보았다. 최면을 거는 듯한 두 눈이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어떤 거대한 힘 - 머릿속으로 파고드는 어떤 것 - 이 그를 짓누르고, 머리를 후려치고 위협해 신념을 설득하고 몰아내, 감각의 증거를 거부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결국 당은 둘 더하기 둘은 다섯이라고 발표하고 사람들은 그것을 믿게 될 것이다.
『1984』, --- p.102
당은 사람들에게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증거를 부정하라고 말했다. 이것이 그들의 최종적이고 가장 기본적인 명령이었다. 그는 그런 거대한 힘이 자신 앞에 버티고 있고, 이해할 수도 없고, 답도 할 수 없는 미묘한 논쟁에서 당의 지성인들이 그를 쉽게 굴복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러나 그는 옳았다! 그들이 틀렸고 그가 옳았다. 분명한 것, 순수한 것, 진실한 것은 지켜져야 한다. 자명한 이치는 사실로 지켜져야 한다! 확고한 세계는 존재하며 그 법칙은 변화하지 않는다. 돌은 딱딱하고, 물은 축축하고, 받쳐지지 않은 물체는 지구의 중심을 향해 떨어진다. 그는 오브라이언에게 말하는 기분으로, 또한 중요한 원리를 발표하고 있는 감정으로 일기를 썼다.
자유란 둘 더하기 둘은 넷이라고 말하는 자유이다. 만일 이것이 인정된다면 그 밖의 것은 모두 이에 따른다.
『1984』, --- p.103
「윈스턴, 우리는 모든 차원에서 삶을 지배하고 있어. 자네는 우리가 하는 일에 분노를 하고 우리에게 거역할 인간성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우리가 인간성을 창조하지. 인간이란 한없이 신축성이 있는 존재야. 어쩌면 자네는 프롤들이나 노예들이 봉기해서 우리를 전복시킬 수 있을 거라는 낡은 관념으로 돌아가는 모양인데 그런 생각은 집어치워. 그들은 짐승처럼 무력해. 인간적인 것은 당뿐이야. 그 외에는 전부 아무 관계도 없는 바깥에 존재하는 것들이지.」
「전 관심이 없습니다. 결국 그들은 당신들을 쳐부수고 말 겁니다. 조만간 그들이 당신들의 정체를 깨닫고 산산조각 내버릴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는 증거를 보았나? 아니면 그렇게 될 것이라는 이유라도 있단 말인가?」
「아닙니다. 나는 그것을 믿습니다. 당신들이 실패하리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우주에는 당신들이 결코 극복할 수 없는 뭔가가 - 잘 모르지만 어떤 정신이나 어떤 원칙 같은 것 - 있습니다.」
『1984』, --- p.336
자, 동지 여러분, 우리 생활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이 문제를 직시해 진지하게 생각해 봅시다. 우리의 생활이란 비참하고 고생스럽고 수명은 짧습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겨우 입에 풀칠할 만큼의 먹이만 받아먹고, 우리 중 능력 있는 자들은 마지막 힘이 다할 때까지 일하도록 강요받습니다. 그리고 쓸모없게 되는 순간 처참하게 살육되어 죽음을 맞고 맙니다. 영국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모두 태어나서 1년만 지나면 행복이나 여가의 의미를 모르게 됩니다. 영국에 사는 동물들은 자유가 없습니다. 동물들의 생활은 노예처럼 비참합니다. 그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동물 농장』, --- p.18
「동지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 돼지들이 이기심과 특권 의식으로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겠지요? 실제로 우리 중 상당수가 우유와 사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 자신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런 것들을 먹는 목적은 오직 하나, 우리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우유와 사과는 (동지 여러분, 이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입니다) 돼지의 건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질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우리 돼지들은 머리를 쓰는 일꾼들입니다. 이 농장의 전반적인 경영과 조직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밤낮으로 여러분의 복지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유와 사과를 먹는 것도 다 여러분을 위한 일입니다. 우리 돼지들이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알고 있습니까? 존스가 다시 옵니다! 그렇습니다, 그가 돌아올 겁니다! 틀림없습니다, 동지 여러분.」 스퀼러는 꼬리를 흔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거의 호소하듯이 외쳤다. 「확실히 여러분 가운데 존스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자는 아무도 없겠지요?」
『동물 농장』, --- p.43
며칠 후 처형 사건이 몰고 온 공포가 누그러져 갈 때, 일부 동물들은 7계명 중 여섯 번째 계명인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를 기억하거나 혹은 기억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돼지들이나 개들이 듣는 자리에서는 입 밖에 내려고 하지 않았지만 며칠 전에 있었던 살육 행위는 이 계명에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클로버는 벤저민에게 여섯 번째 계명을 읽어 달라고 부탁했는데, 벤저민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그런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다. 클로버는 다시 뮤리엘을 데려갔다. 뮤리엘은 그녀에게 그 계명을 읽어 주었다. 거기에는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이유 없이 죽여서는 안 된다]라고 씌어 있었다. 어찌 된 일인지 동물들은 [이유 없이]라는 두 개의 단어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동물 농장』, --- p.88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