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돈으로 하나님을 시험하려는 유혹을 받는다. 주일에 일을 하지 않고 주일성수하면 하나님이 도와주실 거라는 생각하거나, 십일조를 하면 하나님이 복을 주실 거라는 생각할 때가 많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은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려도 하나님이 다치지 않도록 받아줄 것이라는 유혹과 비슷하다. 더구나 성경에는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는 말씀도 있고, 십일조를 하나님의 곡간에 들여 하나님을 시험하라는 말씀도 있다. 하지만 주일에 쉬는 부분과 십일조를 가지고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시험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다. 물론 이 말이 주일을 지키지 않아도 무방하고, 십일조를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하나님보다 물질을 더 사랑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가령 내 시간의 일부를 떼어 예배하는 시간으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이 세상의 이익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것은 모순된 말과 행동이기 때문이다. --- p.85~86
물질 자체는 신이 아니지만, 우리가 물질을 사랑한다면 물질은 신이 될 수 있다. 사도 바울은 돈 자체가 일만 악의 뿌리가 된다고 말하지 않았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된다고 말했다.(딤전 6:10) 돈을 사랑하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경고이다. 그는 계속해서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라고 말한다. 맘몬을 섬기면 우리는 믿음에서 떠나게 된다. 그 결과 자기 자신에게 깊은 상처와 아픔을 주게 된다. --- p.96
두려움을 극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게 하는 것은 그의 나라를 구하는 것이다. 그의 나라를 구하는 것은 내가 가진 전부를 포기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실행에 옮기는 것에서 시작한다. 한국적인 신앙생활의 결점은 복권신앙lotto faith에 있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늘 한방 터질 그날 이후로 미루고는, 단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며 살아간다. 매일매일 예수님과 동행하면서 먼저 그의 나라를 구하는 결단과 작은 것의 실천을 습관화하지 않은 채, 우선 은혜를 먼저 받고 그 다음 날 한꺼번에 실천하려고 한다. --- p.133
돈은 우리가 깨끗했기 때문에, 혹은 신앙을 잘 지켰기 때문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깨끗한 부자가 이 세상에 많이 존재하리라 믿지만, 깨끗하게 살면 반드시 하나님이 복을 주셔서 부자가 된다는 법칙은 없다. 오히려 성경에서 지적했듯이 악을 행하는 자들이 더 부자로 살다가 죽을 때도 평안하게 죽는 경우가 많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도 가난할 뿐만 아니라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되는 경우도 많다. 공의를 유지하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깨끗하게 사는 것은 부자가 되는 비결이 아니다. 아무리 십일조를 철저하게 하고, 기도를 열심히 하고, 주일성수를 잘 하고, 돈을 버는 과정에서 정말 깨끗하게 했다 할지라도 부자가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 p.152
그리스도인은 어느 분야든 특권을 누리는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각자의 자리에서 나눔의 은혜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넓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고지에 오르는 자체가 잘못은 아니겠지만, 그곳을 어떻게 오르고 그 기회와 특권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질문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고지에 오른다면 그것은 분명한 잘못이며, 깨끗한 방법으로 올랐다 할지라도 그 부가가치를 자신만을 위해 사용한다면 결국 불의한 청지기가 되는 셈이다. --- p.173
십일조를 하면서 책임량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아직도 돈의 노예가 된 모습이다. 내가 할 것은 다 했다는 태도나, 헌금을 하면서 나도 교회에 기여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직 복음이 주는 자유를 모르는 사람이다. --- p.215
‘버리라’는 말과 대조되는 명령이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명령이다. 십자가는 고통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가 지어야 할 십자가는 우리 자신의 죄를 스스로 감당하는 형틀의 의미가 아니다. 이 십자가는 예수님의 십자가로 인하여 구속받은 자들이 그 복음의 진보를 위하여, 사람을 살리기 위해 치루는 고난이다. 십자가는 자신이 지닌 것을 소모하는 것이다. 바울은 “이제 십자가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다”고 했다. 이것이 제자들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제 내가 가진 모든 것,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바로 십자가이다. 삶은 힘들고 고달프다. 너무 바쁘다. 먹고 살아야 하고, 아이들 학비도 조달해야 하고, 세금도 내야 하고, 헌금도 해야 하고, 구제도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이 모든 것은 더 이상 생존의 싸움이 아니다. 이제는 십자가를 지는 생산적인 제자도이다.
--- p.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