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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황후 1

비정규직 황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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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4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616g | 140*205*30mm
ISBN13 9791161306063
ISBN10 116130606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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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에 그게 무엇이든 자네 꿈을 이뤄 주겠네.”
“죄송하지만 제 꿈은 치안대 기사로 월급 도둑질을 하면서 20년 근속하다가 퇴직해서 연금을 받으며 여유롭게 노후를 보내는 겁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장애물 없이 편안하고 건강하게 살다가 천수를 다하는 거고요.”
“…….”
클레오르가 잠시 말을 잃었다.
출세, 작위, 명성, 보물을 바란다면 얼마든지 내줄 수 있었다. 그러나 무사안일한 월급 도둑질과 장수라면 클레오르가 줄 수 있는 것과는 정확히 대척점에 있는 것이었다.
“……자네에게는 향상심이 없나? 가문을 재건하고 싶다든가.”
“없습니다. 안전제일주의라서요.”
“게으름뱅이로군.”
에스텔라는 불만스러운 얼굴을 했다. 출셋길을 욕망하게 하고 싶으면 진짜 남자로 만들어 주든가.
클레오르는 길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숙식 제공 매월 3백만 골드. 피복비는 빠지겠지만, 드레스와 보석을 되팔면 꽤 다시 건질 수 있을 거야. 어때?”
에스텔라는 조금 혹했지만, 고개를 저었다.
“그거 월급이 아니라 판공비 아닙니까? 어차피 제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요.”
“이월시키지 않고 매달 현금으로 전액 지급하고, 사용처는 전혀 묻지 않겠네.”
“…….”
“5년 계약으로 어떤가? 50만 골드씩만 저축해도 연 6백만이야. 5년이면 3천만이군. 거기에 보석이 고스란히 자네 손에 남겠지. 이혼할 때에 퇴직금 조로 위자료를 지급하지. 모나한 성은 어때?”
모나한 성은 옛 아르투르 후작령에 있는 아름다운 휴양지로, 에스텔라도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르투르는 공식적으로 황후의 가문이 될 테니 당연히 작위도 따라갈 거야. 5년 후에 에스텔라를 다시 야반도주한 것으로 하든가, 죽은 것으로 한 후에 자네 인생을 구가해도 좋지. 어때? 5년 후에 모나한 성에서 3천만 골드를 가지고 보내는 여생은?”
평민으로 성장해서 용병을 하다가 황실로 돌아왔다더니, 소시민 꾀는 법을 알았다.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명예나 출세를 조건으로 내세웠다면 에스텔라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3천만 골드와 작위를 가지고 알펜슈타인에서 가장 이름난 휴양지에서 보내는 여생이라니 진짜 끝내줬다. 5년 후에도 에스텔라는 겨우 스물여덟 살이고, 그 나이에라면 인생을 새로 시작할 수도 있었다. 에스틴으로서도, 에스텔라로서도 살아갈 수 있다.
“제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까?”
“위험수당이 포함된 거지. 내가 5년째 즉위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해. 황제가 되는 데 까짓 3천만 골드에 작은 성 하나쯤이야.”
클레오르는 느긋하게 말하면서 다리를 꼬았다.
“게다가 내 약혼녀가 되는 순간부터 알비나 황후의 대적이 되는 건데.”
“사교계에서 황후 폐하를 쫓아내야 합니까?”
에스텔라의 질문이 다분히 긍정 쪽으로 기울었다.
“거기까지는 기대 안 해. 그렇지만 맞서서 버텨 내기는 해야겠지.”
버티기만 하는 거라면 괜찮았다. 에스틴이 되기 전까지는 미처 몰랐으나 그녀는 신경줄이 굵은 편이었다. 클레오르가 고민하는 그녀에게 추격타를 날렸다.
“그거 알고 있나?”
“뭘 말입니까?”
“레오폴드는 황태자궁의 보조 요리사였다네.”
에스텔라는 평범한 정도로 똑똑했다. 그 말이 곧바로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는 뜻이다.
“황궁 요리장은 훨씬 솜씨가 훌륭하다는 말씀입니까?”
“그렇게 말하면 레오폴드한테 좀 미안하지. 그만큼 솜씨 있는 요리장이 있으니 자네의 전속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뜻이야.”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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