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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리 여행 가자

엄마, 우리 여행 가자

: 아들, 엄마와 함께 길을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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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8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92g | 152*205*20mm
ISBN13 9788961960687
ISBN10 8961960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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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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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울고 있었다. 그저 가는 숨소리인 줄 알았던가. 잠결에 새근거리는 소리로만 여겼던가. 하지만 어쩌나. 새벽은 너무 고요하고 내 작은 단칸방에 엄마의 울음소리가 숨을 자리는 없는데. 돌아누운 엄마의 등을 조심스레 어르며 토닥거렸다.
“집에 가기 싫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 엄마는 괜찮지 않구나.
살면서 엄마가 ‘진짜’ 우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엄마는 엄마를 위해 울지 않았으니까. 그랬던 엄마가 울고 있었다. 훌쩍 커버린 자식 앞에서 훌쩍 지나가버린 자신의 인생 때문에 울고 있었다. (중략)
그날 이후 나는, 조금 바뀌었다. 엄마의 슬픔을 모르지 않게 됐으니 변해야 했고 덕분에 알게 됐다. 엄마도 우는구나. 엄마도 힘들었구나. 아팠겠지. 갑자기 모든 게 다 미안해졌다. 다 내 잘못인 것만 같았다. 엄마를 위해 내가 무얼 해줄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했다. 우선 엄마와 함께 ‘집을 떠나기로’ 했다. 집과 가까운 부석사부터 갈까, 죽령옛길을 걸을까. 고향에 내려가야지. 그리고 엄마에게 전화를 해야지.
“엄마, 집 앞이야 나와요.” --- pp.4-9

엄마를 위해 내가 무얼 해줄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했다. 바삐 살다가도 떠오를 때마다 엄마 생각에 골몰했다. 어느 날은 호주에 있는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엄마는 뭘 좋아하지?”
“글쎄, 엄마는 오빠를 좋아하지 않나?”
머쓱해져 둘이 웃었다. 동시에 우리 남매는 괜스레 엄마에게 미안했다. 엄마가 뭘 좋아하는지 모른다는 표정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불효막심한 자식이나 짓는 건 줄 알았는데. 당신을 위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알지도 못했다. --- p.7

모처럼 아들과 함께 나온 엄마는 저만치 무리 가운데로 빠르게 걷고 있다. 젊은 내가 따라가기에 힘에 부칠 만큼 잘도 걷는다. 엄마는 늘 그렇게 걷는다. 저렇게 견디는가 보다. 빡빡한 생활에서 용케도 스스로의 위안을 찾는 것이다. 문득, 산티아고가 떠오른다. 에스파냐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성 야고보의 에스파냐 이름이 붙어 있는 순례의 길. 언제부턴가 많은 여행자들이 주술에 걸린 것처럼 산티아고 열병에 시달렸다. 그들은 스스로의 성찰을 위해, 마음의 짐을 덜어내려, 혹은 진정한 자신을 찾아 그곳으로 떠났다. 그 절절한 고백들은 남은 사람들에게 산티아고를 그리게 했던가.
엄마에게는 4킬로미터 남짓한 서천 둔치가 산티아고 같은 길이리라. 야고보는 알아도 머나먼 이국 땅의 순례길을 알 리 없는 아줌마에게는, 집 앞의 둔치를 걸으며 고향의 달빛을 품는 일이 순례길이었겠구나. 그리하여 지금도 또 저만치 앞서서 씩씩하게 걸어가는구나. 순례자처럼. --- pp.40-41

고향집은 시외버스터미널 바로 옆에 있다. 나는 동서울발 시외버스가 영주 시외버스터미널에 멈추자마자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여사! 집 앞이야, 나와요.”
엄마가 집 앞에 나오기까지는 늘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한 20분쯤. 어련할까. 김 여사는 외출할 때 그냥 나서는 법이 없다. 거울 한 번 보고 매무새를 가다듬고서야 집을 나선다. 그 모습이 소녀 같아 혼자서 웃을 때가 많다. (중략) 아마도 엄마가 내 전화에 곧장 달려 나왔다면 눈물까진 아니어도 조금 섭섭했을지 모르겠다.
“웬일이야? 전화도 없이.”
여사님이 반갑게 맞는다. 물론 나는 장난스럽게 답한다.
“엄마 보고 싶어 왔지.”
“싱겁기는.”
맹탕인 아들은 엄마의 차를 향해 걷는다. 영문도 모르는 엄마가 따라 걷는다.
“김 기사! 운전해!”
“어디 가게?”
“죽령옛길. 출장이야.”
“다른 집은 아들들이 엄마 데리고 운전해서 여행도 간다는데 니는 왜 그러나?”
나는 짐짓 무시한 채 차에 타며 답한다.
“다른 집 아들은 다른 집 엄마가 낳았잖아.” --- pp.79-80

어린 사촌동생을 업고 학교로 향했을 꼬맹이 시절 엄마의 모습이 철길 위에 아른거린다. 나는 대여섯 걸음 떨어져 엄마와 시선을 나란히 한다. 그녀는 말없이 걸으며 홀로 기억을 더듬는다. 거기에 또 뭐가 있으려나. 시간이 있겠지. 엄마의 시간. 바가지 머리를 하고 철길을 따라 걷던 어린 소녀 김란기. 늘상 가슴에 맺힌 사연처럼 말하던, 그리 가고 싶었다던 중학교도 있겠지. 아니 될 줄 알면서도 기어이 원서 한 장을 들고 동무랑 걸어가며 어린 란기는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 p.99

코스모스의 꽃밭 가운데 서서 엄마는 소녀처럼 배시시 웃는다.
“꽃 같지 않니? 찍어!”
나는 어이없어 따라 웃는다.
“꽃은 무슨, 할미꽃이 피었네.”
무뚝뚝한 경상도 사내의 말투로 말하곤 또 한 번 웃는다. 기꺼이 카메라를 든다. 웃음 따라 카메라가 잠깐 흔들린다. 파인더에 엄마가 또렷하게 들어온다. 코스모스가 하늘거린다. 셔터를 누른다. 두 번째 컷은 줌인. 얼굴이 가깝다. 당신이 곱게 웃는다. 주름이 깊다. 우리 엄마가 이제 정말 할머니가 됐구나. 사진은 참 잔인하구나. 다시 줌아웃. 그 사이에 시간의 터널이 놓인 듯하다. 이제 물릴 수 없는 시간. 낯설고 낯익다. 저만치 내 어미가 할미꽃처럼 서 있다. 여전히 수줍게 웃는다. 마음은 아직 소녀인 게다. --- p.117

안양루의 ‘안양(安養)’이 극락을 뜻하는 말이니 이는 극락에서 누릴 수 있는 풍경이라 할 수 있다. 엄마와 나는 나란히 서서 그 풍경에 빠져든다. 우리는 가만가만 마음으로 걸어 소백산 자락까지 가닿는다. 이제 조심스레 노을의 기운이 깃들기 시작할 것이다. (중략) 하지만 그 찬란함보다 느닷없는 엄마의 한마디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내가 죽으면 화장해줘.”
그 말이 뜬금없기는 하지만 아주 엉뚱한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앞에 거대한 자연이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환갑을 앞둔 엄마에게는 몸의 나이보다 마음의 나이가 더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왠지 나는 그 말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직은 현실이라 믿지 않아서였을까. 혹은 먼 훗날의 일이라 여겨서? 아니면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사건이라서? 모르겠다. --- p.107

“이렇게 높은 곳에 어떻게 이런 성을 쌓았을까?”
엄마는 ‘신기해’를 연발하며 산성을 세세히 살핀다. 비워진 틈새를 보더니 돌 하나를 주워 틀을 맞춰보기도 한다. 산성이 한층 공고해진다. 그 모습이 마치 거대한 산성을 쓰다듬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듯하다. 내가 알 수 없는, 엄마라는 외계의 말. 이제 주름이 지고 허리가 굽어가지만 엄마의 저 작은 몸에는 지금도, 그 존재가 사라진 후에도 내가 가늠하지 못할 세계가 있을 것이다. 바보처럼 거대한 그 산성을 내가 다 가늠할 날은 오지 않겠지. --- p.148

엄마는 한동안 지니어스 로사이에서 받은 감흥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내가 당신에게 한 번도 안겨주지 못한 예술적 감흥. 일본의 건축가가 이국땅에 지어놓은 건축물에서 당신을 이리 새로 알게 될 줄은 몰랐다. 나는 지난 1년여의 짧고도 긴 여행의 시간 동안 도대체 엄마에게 무엇을 주었던가. 잠깐의 일탈, 위안과 위로. 내가 줄 것이 그것뿐이라는 걸 알고 떠난 산책이요, 여행이었지만 자신의 왜소함을 자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다행이다 싶었다. 공룡의 발자국처럼 오랜 시간의 풍파에 굳어져 엄마의 마음은 이제 움직이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래서 줄 수 있는 것이 작은 위로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엄마의 가슴을 뛰게 할 뭔가가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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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놀랍도록 당신을 닮았다.
뭐 그리 바쁘다고 고향집을 잘 들여다보지 않는 자식.
그의 엄마는 놀랍도록 당신의 엄마를 닮았다.
뜸하게 들여다볼 뿐인 자식이 변함없이 반가운 속없는 엄마.
그래서 이 닮은꼴들의 여정을 따라가는 동안 당신은 뜨끔할 것이다.
동시에 뜨끈할 것이다.
한 젊은 여인의 몸을 빌려 세상으로 인도된 아들이 다시 늙어가는 그 여인을
더 넓은 세상으로 안내하는 뭉클한 ‘순환’ 때문에.
신기하다. 소담스럽고 친근한 이 땅의 풍경 속에서 티격태격 알콩달콩
그들의 여정은 담담하기만 한데, 당신의 눈시울 어느새 매워진다.
오소희 (여행 작가,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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