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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외로움에게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 지구 위를 혼자 여행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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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가족 에세이 top100 20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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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614g | 148*210*30mm
ISBN13 9788901112732
ISBN10 890111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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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고, 당신의 침묵이 있기 때문이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당신의 눈이 별처럼 반짝이고 있기 때문이다. 모래언덕에 등을 대고 누워 밤새 별들을 올려다보노라면, 당신이 견뎌야 했던 쓰라린 이별의 밤이 문득 다시 찾아오기도 할 것이다. 이루지 못한 사랑의 상처를 사막에 묻고 돌아설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짐처럼 떠메고 다니는 외로움을 묻고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득 생각해보지만, 결국 당신도 나도 알고 있다. 아침이 오면 외로움 따위야 배낭 속에 꾹꾹 눌러 담고 다시 휘청거리며 사막 위를 걸어갈 것을. --- 〈사막의 밤〉 중에서

섬나라에서 보낸 열흘의 시간 동안 Y는 많은 것을 함께 해주었다. 낯선 거리에서 나 대신 지도를 보고, 골목길을 기억하고, 길을 물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식탁 앞자리에 앉은 이가 있어 생선 살을 발라주고, 물 잔의 물을 채워주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 내가 눈물을 쏟을 때 어깨를 빌려주고, 등을 토닥여주는 크고 따뜻한 손이 있다는 것. 세상과 나 사이의 아득한 거리를 일시에 날려버리는 타인의 존재. 한 인간의 온기, 그것이면 세상은 충분하다는 느낌이었다. --- 〈세상과 나 사이를 채워준 그의 온기〉 중에서

D의 주변에는 커밍아웃을 한 탓에 정신병원 신세를 지거나 집에서 쫓겨나고, 감금을 당하고, 억지로 떠밀려 결혼을 하거나 심지어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토록 어려운 현실을 잘 알고 있던 D는 왜 굳이 ‘커밍아웃’이라는 험한 길을 선택해야만 했을까. D는 커밍아웃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풍성한 삶을 가꾸기 위한 작고 중요한 실천이라고 믿었다. 긴 편지의 끝에서 그는 고백하고 있었다. 삶을 긍정하기에 자신의 삶을 놓아버릴 수 없다고, 자신을 이해해줄 벗들과 함께 따뜻한 나눔의 삶을 살고 싶다고. 그 편지를 읽던 밤, 나는 조금 울었다. 사회적 약자,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벽이 너무나 높은 한국사회에서 D가 얼마나 길고 어두운 터널을 비척대며 걸어왔을지 조금은 전해졌기에. --- 〈그와 주고받은 80통의 편지〉 중에서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더 많이 가지려 할수록 공허해질 뿐이고, 비울수록 채워진다는 것을. 삶의 질은 많이 갖는 데서 결정되는 게 아니라 ‘덜 갖되 더 충실한 삶’을 사는 데 있다는 것을. 세상을 바꾸는 일은 내 일상의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기쁘게 해나갈 때 내가 사는 세상의 희망도 커질 것임을 믿는다. 여행은 그렇게 삶과 세상을 향한 나의 믿음을 변화시켜주었다.
--- 〈우리가 사는 세상의 희망을 키우는 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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