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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 공예 무형문화재 12인의 장인정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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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2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638g | 152*210*30mm
ISBN13 9788993976311
ISBN10 8993976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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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서진영
공기 좋고 물 맑은 제주에서 20대의 푸르른 낭만을 만끽한 그는,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며 사람 냄새 가득한 전국의 시장을 여행지로 제시한 책 『한국의 시장』의 작가로 변신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이야기를 접하고, 더 많은 여행을 하고, 더 많은 기록을 남기고 싶다던 그가 이번에는 무형문화재 12명을 만나 인터뷰를 나누는 따뜻한 여행 에세이를 가지고 돌아왔다.

홍대 언저리에 온통 보라색으로 도배된 옥탑방 '보라보라펜트하우스'에서 스스로 명함을 만들어 가며 오늘도 변신을 거듭하는 그녀는 열정 가득한 12명의 장인들을 닮았다. 조금 가난해지더라도 마음 따뜻하고 가슴 설레며 살고 싶다는 그녀의 작은 소망이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도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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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을 만드는 것은 내 새끼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일이다. 아버지의 가르침이다. 송방웅 선생님 역시 아무리 작은 작품이라도 자식같이, 내가 쓸 것이라고 생각하고 만든다고 하셨다. 작품 하나 만들어 완성하면 딸 시집 보내기 싫은 아비의 마음이 든다고 하신다. 장인이 돈을 알면 그것도 슬픈 일이지만 팔지 않으면 또 배가 고프다. 팔고 만들고 또 팔고 만들고. 작품 가져가는 이들에게 꼭 이 말을 한다.
"이게 내 딸 자식입니다. 귀엽게 봐주십시오. 당신 자식처럼 아껴주세요. 함부로 깨고 이러면 내 마음 아파요."

2.
방연옥 선생님께서는 모시가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다고 하셨다. 사람이 입에 넣어 침을 발라 이로 쪼개고 그 쪼갠 것을 또 다른 사람이 받아다 입에 물고 일을 하는데 단 한 번도 병이 옮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또 이로 쪼개는 것을 봐라. 기계로도 못하는 일이다. 끝이 뾰족한 것이나 참빗으로 빗겨도 사람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걸 또 침을 발라 허벅지에 밀어서 잇는다. 허 참, 놀랄 일 아닌가. 생콩을 갈아서 소금물로 콩풀을 만드는 것은 또 누가 생각해낸 것이란 말인가.

3.
연한 옥색에서부터 검정에 가까운 푸른색까지 다양한 쪽빛 중에서도 선생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색은 옥색이라고 한다. 곱기도 곱지만 이 색을 내는 것이 가장 어려워 더 애착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선생님의 눈에 아름답지 않은 색, 마음에 들지 않는 색은 없다고 한다. 이것은 이것대로 색이 있고, 저것은 저것대로 색이 있는 것이지 어느 것이 '낫다 못하다', '좋다 나쁘다'가 없다. 이것은 이것대로 곱고, 저것은 저것대로 아름답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실 피카소나 고흐의 작품이 미술경매에서 수십억에 거래되는데 그들이 사용한 물감이 그만큼 비싼 것은 아니잖아? 하시는데 웃음이 터졌다. 그렇다. 그 작품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작품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얻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4.
"경쟁자가 한 사람도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요. 어머니에게 배우던 분들도 많았으니까요. 그렇지만 특정 사람을 경쟁자로 삼거나 시기 질투하진 않아요. 가령 나하고 같이 어머니에게 원삼 꿰매는 것을 배운 사람이 있잖아요. 그런데 내 옆 사람이 나보다 더 잘해요. 그럼 나는 내가 그 원삼 꿰매는 것을 더욱 잘하려고 거기에 집중을 하고 노력을 했어요. 또 그래야 한다고 봐요. 내가 노력해서 내가 그 원삼 꿰매는 것을 잘 하면 돼요. 그럼 얼마나 좋아요. 잘 하는 사람을 의식할 필요는 없어요. 그리고 그때는 그런 의식을 할 새도 없었어요. 배우는데 바빴거든요. 정신을 딴 데 둘 시간이 없었어요."

마음이 편안해졌다. 알게 모르게 아주 사소한 것에도 남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지난날들이 나를 얼마나 서글프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속은 속대로 상하고 일은 일대로 안 되고. 그럴수록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하나 둘 어느새 조금씩 줄어 스스로를 외롭게 했던 그 시간들. 선생님의 말씀에 지난 내 모습이 부끄럽기보다는 오히려 그 외로움과 쓸쓸함이 어루만져진 것 같아 눈물이 팽그르르.

5.
내가 선생님을 뵙고 멋쟁이라고 느꼈던 색안경은 멋있으라고 쓴 것이 아니었다. 평생 어두운 곳에서 옹기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요 하루 종일 뱅글뱅글 돌아가는 물레를 보고 있으면 정말 눈이 팽팽 돌아간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모양을 만든 옹기를 가마에 넣고 불을 때면 1000도를 넘나드는 불을 보름 동안 잠도 못 자고 가마 앞에 앉아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데 눈이 남아날 수가 없다. 옹기가 그런 일이다. 옛날부터 옹기장이는 나이 육십을 넘기기가 힘들다고 했다. 그런 줄 아는지 모르는지 방송국이나 신문사에서 나와 촬영을 할 때면 색안경을 벗으라는 둥 요구사항이 많다. 그럼 부연 설명 없는 한 마디,
"그냥 가시오."

6.
"조선의 가구가 참 좋아. 소반만이 아니라 조선의 목물들을 보라고. 쇠못 박아서 마감하는 게 하나도 없어. 전부 홈을 파서 끼워 맞추거든. 짜 맞춘다고 하잖아. 못을 쓰더라도 쇠못이 아니지. 대나무를 깎아서 대못을 만들어. 나무가 충격을 덜 받도록, 변형이 덜 되도록 하는 거란 말이지. 그 차이는 써보면 바로 알지. 다 만들어 놓고 보면 어디를 끼워 맞췄는지 어디에 못을 박았는지 보이지 않아. 그런데 우리 조상들, 장인들은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렇게나 대충 만드는 법이 없어. 단순히 오래 되었다고 다 전통이 아니거든.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가 드러나는 것, 조상들의 지혜로운 정신이 배여 있고 우리가 반드시 본받아서 후대에 물려주어야 하는 것이 바로 전통이제"

7.
사실 박물관에서 활동하는 학예사들 중에도 발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는 선생님은 작품 전시를 할 때 보면 발의 가운데가 불룩 나온 것이 바깥 면인데 앞뒤 구분을 못해 뒤집어 거는 경우도 숱하게 봤다고 하셨다. 아이의 손을 잡고 전시회를 찾아 온 어른들은 전통발을 보며 옛 추억을 곱씹었고, 아이들은 엄마의 손을 놓고 시연하는 장인 앞으로 달려와 신기한 듯 동그란 눈을 깜빡였다.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데 머물지 않고 관심을 갖게끔 하는 장인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8.
한상봉 선생님이 원고지 한 묶음을 보여주셨다. 오랜만에 보는 200자 원고지다. 대나무에 새길 문장을 손으로 적은 것이다. 이렇게 정리해 놓은 원고지가 꽤 된다. 낙죽에는 주로 한시를 새겼기에 다른 장도와는 달리 낙죽장도장은 한문을 익혀야 한다. 획이 많은 것은 획이 서로 범벅이 되기에 획이 적은 글자는 정자 그대로 새기지만 획이 많은 것은 해서체나 속자로 새긴다. 한글을 새긴 낙죽장도는 없을까? 시도는 해보았지만 한글에는 동그라미가 있어 낙죽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낙죽은 빠르게 한 번에 새겨야 하고 덧대어 쓸 수 없기에 동그라미에서 모양이 예쁘게 나오질 않더란다. 주변에서는 동그라미를 세모로 변형하면 되지 않겠느냐 등 조언을 해 주지만 한글에는 한글 고유의 멋이 있는데 임의로 변형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다. 별 수 없다. 노력하는 수밖에. 한상봉 선생님은 최근에 등록문화재로 등록예고된 김소월의 첫 시집이 탐이 난다고 한다. 우리의 정신이 담겨진 우리의 문학작품을 새긴 낙죽장도는 또 다른 감동을 주지 않을까.

칼은 위험하다. 선조들과 달리 낙죽장도를 호신용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없으니 안전을 생각해 칼날을 세우지 않을 법도 한데 한상봉 선생님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칼날을 세워야 칼이지 칼날을 세우지 않는다면 칼이 아니죠."

9.
"좋은 작품 특히 문화재와 같이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수하려면 최소한 10년 전부터 재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보수해야 한다고 금방 재료를 구해서 시작하면 제대로 된 보수가 되질 않아요. 그래서 늘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 같은 늙은이들은 언제 갈지 모르거든. 태어난 날은 정해져 있어도 가는 날은 정해지지 않으니까. 그런데 내가 쓰지 않는다고 풀 만드는 일을 멈출 수 없어요. 요즘도 매년 한 번씩 풀을 담습니다. 내가 쓰다 죽으면 대를 물려서 쓰면 되요"

한복으로 상징되는 의(衣) 문화
김치, 불고기, 인삼을 차례로 손꼽는 식(食) 문화
한옥, 온돌과 같은 주(住) 문화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 그런데 구텐베르크에서 온 선물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는 너무도 단편적이고 수동적으로 우리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첩과 같이 오랜 세월 장인의 손에서 손으로 이어져 온 전통문화가 셀 수 없이 많을 텐데.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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