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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푸드 트럭

오, 나의 푸드 트럭

라임 청소년 문학-030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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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8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280g | 153*215*11mm
ISBN13 9791185871790
ISBN10 118587179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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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분명히 ‘티아페를라’가 스콜라스티카 중학교에 나타나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거라고 단단히 약속했다. 그런데 월요일 오후, 하교를 알리는 종소리를 뒤로하고 밖으로 달려 나가 보니……,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티아페를라가 주차장에서 떡하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또 티아페를라! 하교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티아페를라는 부릉부릉 엔진 소리도 요란한 데다, 아무리 세차를 해도 어딘지 모르게 지저분해 보였다. 심지어 가까이 있다가는 할라페뇨와 식용유 냄새가 고스란히 옷에 배었다. 한번 배고 나면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냄새…….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했다.
티아페를라가, 그러니까 지금 우리 아빠의 타코 트럭이 멋대로 차지하고 있는 자리는 원래대로라면 훨씬 작은 차가 서 있어야 했다. 그것도 아주 평범한 차가! 흰색이나 까만색 승용차가! 문 네 짝에 버튼을 눌러서 유리창을 내리는 차가! --- p.7~8

얼마쯤 더 달리고 나서야, 나는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맙소사!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가슴에 큰 바윗덩이가 쿵 내려앉는 듯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아빠가 티아페를라를 세운 곳은 4층짜리 주차동과 경기장 사이의 길가였다. 이제 몇 시간 후면 비비아나 베가가 모든 사람을, 그러니까 나를 빼고 모든 사람을 위해 노래를 부를 바로 그곳 앞이었다.
“아빠, 안 돼요! 안 돼요, 안 돼요, 안 돼요!”
“스테프, 미안하다. 그렇지만 장사를 해야 해. 새로운 조례가 통과되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 장사를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팔아야 해. 그나마 다른 트럭이 오기 전에 먼저 자리를 잡았으니 운이 좋은 거야.”
우리 엄마와 아빠가 생각하는 ‘운이 좋다’는 말은 내 생각과는 완전히 다른 것 같았다. 이건 운이 좋은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엄청난 악몽이었다. 콘서트에 올 친구들이 티아페를라와 거기에 붙들려 있는 나를 본다면……. 못 보고 지나치기를 간절히 바라는 수밖에. 그런데 우리를 어떻게 못 볼 수가 있을까? --- p.91~92

아빠를 따라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보통 때는 밀가루나 콩 같은 곡류, 혹은 포크나 냅킨 같은 소모품들을 보관하는 곳이었다. 먼저 온 사람들은 양동이를 엎어 놓고 걸터앉아 있거나 몇 명씩 둥그렇게 모여 서 있었다. 다들 아주 심각한 얼굴이었다. 주아빠는 창고 뒤쪽에 자리를 잡은 다음, 팔짱을 끼고 벽에 붙은 선반에 기대어 섰다. 나는 양동이를 하나 끌고 와서 걸터앉았다. 그때 부리토 파라다이스의 베라 아줌마가 앞으로 나섰다.
“제 목소리, 뒤쪽까지 잘 들립니까?”
분명 고함을 지르는 것 같은데, 여기 뒤는 아주 가느다랗게 들렸다. 그때 마침 누군가가 외쳤다.
“더 크게 말씀하세요!”
“더 크게 해 보죠.”
아줌마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애써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잘 들립니까? 시작할까요?”
어떤 아저씨가 피클 유리병을 숟가락으로 두드렸다.
땅, 땅, 땅.
그러자 웅성거리던 소리가 한결 수그러들었다.먹을 꽉 움켜쥔 사람도 보였다. [중략]
나는 아빠와 창고에서 나와 픽업 트럭 쪽으로 걸어갔다. 아빠가 그런 중요한 자리에 나서서 발표를 할 것인지 궁금해졌다. 상상이 잘 안 되었다. 아빠에게 앞으로 영영 장사를 못 하게 되는 거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아빠는 손톱만 잘근잘근 씹어 대고 있었다. 왠지 통역을 부탁받았을 때보다 더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방으로 가서 신발을 벗어 던지고 침대에 드러누웠다. 물류 센터에서 있었던 회의가 떠올랐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한 것 같았다. 팔짱을 낀 채 아무 말 없이 손톱을 물어뜯던 아빠의 모습이 생각났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 p.113~116

집에 갈 시각이 되자, 나는 그려 놓은 밑그림을 한쪽에 잘 넣어 둔 다음에 책가방을 챙겼다. 미술실을 막 나가려는데, 줄리아와 매디가 자리를 정리하면서 속닥이는 소리가 들렸다.
“아서는 왜 선곡표를 짜느라 시간을 낭비하는지 모르겠어. 어차피 비비아나 베가가 올 텐데. 스테프가 비비아나랑 아는 사이라면서?”
줄리아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스테프는 비비아나 베가 몰라. 그냥 어쩌다가 비비아나 베가한테 부, 리, 토를 판 거지.”
줄리아 입에서 튀어나오는 한 음절 한 음절이 마치 고무줄 튕기는 소리 같았다. 나는 재빨리 미술실 문을 닫았다. 그런데 매디는 진심으로 하는 말일까? 비비아나 베가 소동은 그냥 소문으로 지나간 줄 알았는데.
나는 미술실 손잡이를 잡았다. 다시 안으로 들어가서 아니라고 말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러다 관두기로 했다. 지금 들어가서 말하면 내가 엿듣고 있었다는 걸 매디에게 고백하는 셈이 되니까.
제아무리 뒤에서 수군거리는 거라 해도 팝 스타와 친구 사이라는 소문이 그다지 나쁠 것도 없었다. 사실 아주 넓은 의미에서 보면 비비아나 베가를 안다고 할 수도 있었다. 뭐, 어쨌거나 우리 학교에서 비비아나 베가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나라는 것만은 확실하니까. 어쨌든 줄리아보다는 나랑 더 가까운 건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 말도 안 되는 소문이 한 주가 지나면서 마치 한겨울에 감기가 번지듯 전교로 퍼져 나갔다. 이젠 전교생이 그 소문을 그대로 믿는 것 같았다. 이제는 모른 척하기가 어려웠다. --- p.125~126

아빠는 티아페를라 주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내 옆으로 와서 앉았다.
“아빠 좀 도와줘야겠다.”
아빠 말씀에 따르면, 푸드 트럭 주인들이 시 공청회 때 발표할 원고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아주 유창하게 써야 해. 실수를 해선 안 되고.”
무슨 말인지 알겠다. 아빠의 영어 실력으로는 도무지 자신이 없어서 나에게 원고를 대신 써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빠가 얼마나 어렵게 부탁하는 건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건 아니다. 지금은 나에게도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으니까. 더구나 티아페를라가 또 내 앞길을 막아서게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다. 나는 아빠 눈을 피하며 대답했다.
“저도 요즘 할 일이 많아요. 학교 숙제도 많고, 축제 준비도 해야 하고요.”
내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내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티아페를라 주방으로 돌아갔다. 죄책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내가 콘서트에 못 갔을 때처럼, 지금은 이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봉투를 뒷면이 위로 가게 놓은 다음, 새로운 마음으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공원에서는 하루 종일 손님이 많았다. 그런데 아빠는 평상시보다 일찍 티아페를라를 정리하고 물류 센터로 가자고 했다.
--- p.136~137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학교 주차장의 푸드 트럭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스테프는 부모님이 자신을 너무 과잉보호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아빠는 수업이 끝나는 시각에 맞춰서 푸트 트럭을 타고 스테프를 데리러 학교에 온다. 아메리칸드림을 가슴에 품은 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아빠는 푸드 트럭에서 멕시코 음식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한다. 푸드 트럭의 이름은 ‘티아페를라’. 스페인어로 ‘페를라 이모’라는 뜻이다. 처음에는 스테프도 티아페를라를 매우 소중히 여겼지만, 지금은 푸드 트럭을 몰고 다니는 아빠가 친구들 앞에서 조금 창피하다.

최악의 하루
팝 스타 비비아나 베가의 콘서트 소식이 퍼지면서 온 학교가 술렁거린다. 스테프와 앙숙인 줄리아는 제일 좋은 좌석으로 입장권을 구했다며 의기양양해하고, 스테프의 단짝 친구 어맨다는 라디오 이벤트에 당첨되어 입장권 두 장을 받은 뒤 스테프에게 함께 가자고 하는데……. 한시도 스테프를 혼자 두지 못하는 엄마 아빠의 불안감 때문에 콘서트에 가지 못하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스테프는 콘서트장 입구에 주차한 아빠의 푸드 트럭에서 멕시코 음식 파는 일을 돕게 된다.

색색깔의 푸드 트럭
다음 날 학교는 다시 한 번 떠들썩하다. 지역 신문에 비비아나 베가가 티아페를라에서 타코를 사 먹는 파파라치 사진이 실렸기 때문이다. 예전에 아빠가 스테프의 친구 아서를 위해 만든 채식주의자용 타코를 사 간 사람이 비비아나 베가였다. 소문은 점차 퍼져 나가서 스테프와 비비아나가 사실은 친한 사이라고까지 와전된다. 이를 이용해서 푸드 트럭을 홍보할 생각을 하는 스테프와 달리, 아빠는 별 반응이 보이지 않는다. 시의회에서 길거리 음식 판매 규제 법안을 세 가지나 새로 제정한다며 공청회에 참석하라는 통지를 보내 왔기 때문이다.

헛소문
미술 시간에 선생님이 미술 재료함을 열어 보이며 부족한 재료를 구할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온 가운데, 학교에서 축제를 열어 모금하자는 줄리아의 의견으로 최종 결정이 난다. 예전에는 절친이었지만 지금은 앙숙이 돼 버린 줄리아에게 묘한 라이벌 의식을 느낀 스테프는 비비아나 베가를 축제에 초대해 달라는 친구들의 말에 모호한 대답으로 일관한다. 급기야 스테프가 비비아나 베가를 축제에 초대한다는 소문이 학교 안으로 퍼져 나가고, 한껏 초조해진 스테프는 애꿎게 어맨다와 아서 탓을 하다가 서먹한 사이가 된다.

어색한 침묵
길거리 음식 판매 규제 관련 시의회 공청회에 참석하기로 한 아빠는 스테프에게 영어 원고를 써 달라고 부탁하지만, 학교 축제에 온통 신경이 팔려 있는 스테프는 단박에 거절한다. 스테프는 어맨다, 아서는 곧 화해를 하고, 친구들의 아이디어로 비비아나 베가의 기획사에 편지를 보내지만 의례적인 답장만 받는다. 결국 스테프는 친구들에게 비비아나 베가는 축제에 오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러자 줄리아나는 그럴 줄 알고 자기 엄마가 이미 디제이를 부르기로 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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