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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

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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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54쪽 | 446g | 128*188*30mm
ISBN13 9788952215369
ISBN10 895221536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내 분노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 그것 때문에 이렇게 장황하게 옛날이야기를 늘어놓은 것이다. 내게 있어서 하스미 자매는 보물처럼 소중한 아가씨들이고 내 꿈은 어느 날인가 가요코와 이토코가 걸맞은 상대를 만나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고, 그녀들이 손에 든 부케의 상큼한 향을 맡고, 그리고 그녀들을 시집보낸 뒤에 소장과 같이 돌아서서 남몰래 남자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머리가 굳어 버린 개가 아니다. 적어도 젊은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하고 있다. 그러나 하스미 자매와 관련된 일에서는 단연코 감정적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미리 말해 두지만 이토코는 열일곱 살이다. 처녀다.
나는 화가 난다.
모로오카 신야라는 녀석이 나의 소중한 이토코 짱을 동반하고 감히 아침에 귀가하는 엄청난 짓을 저지른 것이다. --- pp.15-16

가요코와 후지미보다 시야가 훨씬 낮은 내 눈에 그 모습이 금방 들어왔다. 나는 발을 멈추고 가요코의 주의를 끌기 위해 컹 짖었다.
손바닥 숲 한복판에 사람 하나가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가요코도 알아보았다. 후지미 씨가 “어머나!”라고 말했다. 우리는 다 같이 달려갔다.
엎드린 자세로 쓰러져 있는 그 사람은 남자였다. 그렇게 젊지는 않지만 체격은 나쁘지 않다. 화려한 줄무늬 상의에 회색바지. 길에 납작 엎드려 차렷 자세로 두 손을 옆구리에 붙이고 있다.
후두부에는 검붉고 끈적끈적한 뭔가가 잔뜩 묻어 있었다.
가요코가 남자 옆에 무릎을 구부리고 앉았다.
그때 나는 아주 작은 소리를 들었다. 귀를 쫑긋 세운다.
아마 위쪽 도로 방향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다. 자동차 시동을 켜 놓고 공회전을 시키고 있는 소리 같았다.
“죽었어요?”
후지미 씨는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남자로부터 1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들여다보듯 가요코에게 물었다.
가요코는 남자의 손목을 잡고 맥박을 확인하고 있다. 손목에서 손을 떼더니 잠깐 얼굴을 찡그리고 남자의 목 아래를 만져 보려고 손을 뻗었지만, 끈적하게 젖은 머리칼이 목덜미에 달라
붙어 있는 것을 보고 그만두었다. 내 생각에 이런 경우, 상처에 가까운 부위는 만지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 pp.96-97

“이토코, 내 말 좀 들어 봐. ‘백기사’라고 하면 너는 무슨 생각이 떠올라?”
무심히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이토코는 즉각 대답했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
“동화?”
“동화가 아니야. 그건 판타지야. 어른이 읽어야 진정한 재미를 알아.”
가요코는 ‘항복’의 뜻으로 두 손을 들었다.
“알았어. 하지만 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밖에 모르거든.”
“그럼 가르쳐 주지.”라며 이토코가 앉은 자세를 바로했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다음에 쓰여진 작품이야. 앨리스는 체스 세계로 들어가서 마지막으로 하얀 여왕이 되는데 그녀를 거기까지 에스코트하는 것이 바로 백기사라는 거야.”
“아아!” 납득하는 가요코. “그럼 캐릭터로서는 착한 나라 쪽이야?”
“맞아. 『거울 나라의 앨리스』 안에서 앨리스에게 가장 친절하게 대하는 신사지. 그 이야기의 등장인물이니까 물론 별나긴 하지만. 자꾸만 말에서 떨어지고 자기 투구 안에 빠질 때도 있어. 잠깐만 기다려.”
이토코는 가볍게 일어나 자기 방으로 가서 책을 한 권 가지고 왔다.
“기사는 주석으로 만든 갑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건 전혀 몸에 맞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라고 읽어 준다.
“이 부분은 굉장히 좋은 장면이야. 백기사는 노래를 불러. ‘…… 기사는 말을 멈추고 고삐를 목에 떨어뜨렸습니다. 그리고 한 손으로 천천히 박자를 맞추면서 살며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는 얌전하고 얼빠진 얼굴을 밝게 하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노래를 마친 기사는 앨리스를 숲 끝까지 데리고 가서 거기서 자기를 배웅해 달라고 부탁한다. --- pp.171-172

의뢰를 해 온 사람의 이름은 미야베 미유키. 직업은 소설가. 그것도 추리소설을 쓴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물론이고 가요코나 하스미 사무소 식구들 가운데 누구 하나 그녀의 이름을 알지 못했던 걸 보면 대단한 작가는 아닐 것이다. 본인이 명함 대신 갖고 온 책의 저자 소개를 읽어 보고 소장이 말했다.
“아아, 아직 신인이군.”
그런 사람이 자기가 무슨 대단한 작가나 되는 양 “오전 중에는 잠을 자기 때문에…….”라며 글쟁이다운 말을 해서 나와 가요코는 오후 2시 약속을 엄수하여 그녀의 소박한 작업실로 찾아갔다.
나이는 30세라니까 가요코보다 다섯 살이나 많다. 나이에 비해 침착함이 없는 사람이다. 얼굴도 동안이지만, 내기를 해도 좋다. 이런 유형의 인간 여자는 어느 날 갑자기 하루 만에 폭삭 늙어 할망구가 되어 버릴 것이다.
가요코가 나를 데리고 온 것을 보고 ?녀는 과장되게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가요코가 설명했다.
“의뢰하신 내용을 검토하고 오늘 밤부터 잠복해 보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의외로 하룻밤 만에 명쾌하게 해결될지도 모릅니다. 빠른 게 좋겠지요?”
“그래서 이 개랑 같이 잠복을 한다는 겁니까?” 미야베 씨는 말했다.
“그렇습니다. 마사는 예전에 경찰견 생활을 한 개입니다. 제가 미처 듣지도 못하는 소리, 느끼지도 못하는 냄새를 마사는 알아냅니다.”
“어머나.” 미야베 씨가 말했다. “괜찮을까. 게다가 이 개는 나이가 많지 않나요? 일을 시키기가 안쓰럽군요.”
괜한 참견이다. 나는 이런 의사(疑似) 동물애호주의적 발언이 질색이다. 그래서 이 의뢰인이 단번에 싫어졌다.
--- pp.341-342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탐정견 마사의 눈으로 본 인간 사회의 천태만상!

마음을 녹일 것처럼
― 베테랑 경찰견 출신의 탐정견 마사는 하스미 탐정사무소 소장의 딸 가요코와 콤비를 이루어 사건을 해결한다. 어느 날 하스미 가족과 잘 알고 지내는 모로오카 신야와 하스미 소장의 둘째 딸 이토코가 연락도 없이 외박을 하면서 집안이 발칵 뒤집힌다. 둘은 우연히 어떤 여자아이의 유괴사건에 휘말려 들었다고 주장한다. 여자아이가 주차된 자동차의 트렁크 안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트렁크를 열어 보았다가 누군가에게 얻어맞고 정신을 잃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스미 소장의 첫째 딸 가요코와 마사는 팀을 이루어 신야와 이토코가 봤다는 자동차의 주인을 찾는다. 그 자동차의 주인은 부유하고 점잖은 신사였다. 가요코와 마사는 그를 미행하다가 그가 한밤중에 자동차를 몰고 나가 어느 막사에 불을 지르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 여자아이는 그 신사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그는 왜 방화를 저지른 것일까? 유괴되었다는 그 여자아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백기사는 노래한다 ― 어느 겨울 날, 하스미 탐정사무소에 다리가 불편한 여성이 찾아온다. 그녀는 주식회사 ‘하트풀 커피’의 사장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지명수배된 동생 우노 도시히코가 저지른 사건에 대해 의뢰한다. 돈 때문에 살인용의자가 된 동생의 사정도 짐작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며 왜 동생이 빚을 졌는지 조사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의 주변을 조사하던 가요코와 마사는 우노 도시히코가 가출소녀 출신의 마약 중독자 아케미를 돕기 위해 빚까지 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무 조건 없이 아케미를 도우려고 했던 도시히코가 정말로 돈 때문에 사장을 죽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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