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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찾아서

왕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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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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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89쪽 | 520g | 148*210*30mm
ISBN13 9788954613064
ISBN10 8954613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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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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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나오지 않는, 외울 필요가 없는, 그러나 저절로 그 힘을 깨닫게 되고 또 가까이 있으며 언제나 그 힘을, 명성을 느끼게 하는 인물, 그게 어린 우리들에게는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아, 그때 그는 얼마나 위대했는지. --- p.24

마사오의 그런 모습은 그 후 갖가지 신화를 낳기에 충분했다. 사실은 효모가 들어간 밀가루처럼 부풀어올랐다가 적당히 첨삭이 되고 장식이 된 다음 잘 구워진 빵과 같은 신화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신화가 사람들의 머리와 가슴에 지워질 수 없이 되풀이되고 공고하게 되었을 때에 마사오는 완전히 돌아왔다. 지역 전체의 신화와 기억이 그를 위해 미리 마련해둔 왕좌에 올라가 앉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 p.36

인물은 저 혼자 인물로 나서 인물로 살다가 인물로 죽는가? 아니다. 처음부터 인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인물은 우리 각자가 만드는 것이다. 내가 그 인물을 존경하면 그 인물은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 된다. 내가 그를 사랑하면 그는 사랑받을 만한 매력을 지닌 인물이 된다. 내가 그를 그리워하면 그는 정말로 그리운 인물이 돼준다. 동시에, 내가 그를 싫어하면 그는 금방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누구에게나 싫은 인물이 되고 내가 그를 증오하면 그는 누구에게나 증오를 받는 인물이 된다. --- p.39

나는 염소를 몰러 방죽으로 나가면서 가끔 담 너머로 마사오가 사는 집을 넘겨다보곤 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언제든 학교에서 화제의 중심인물이 될 수 있었다.
?어제 마사오가 권투 연습을 하는 걸 봤는데 주먹으로 대추나무를 한 번 치니까 뻑 소리가 나면서 부러지더라.
?마사오가 날뛰는 황소 뿔을 잡아서 외양간으로 돌려보냈다. 아. 뿔만.
우주 평화를 지키는 전사와 지구에서 가장 힘센 레슬러에 관해 쉬는 시간마다 격론을 벌이던 아이들도 ‘마사오가 어제’로 시작되는 이야기가 들리면 귀를 쫑긋 세우고 이야기를 꺼낸 사람의 주변으로 삽시간에 몰려들었다. 세계 최고의 주먹은 멀리 있었고 우리의 영웅 마사오는 가까이에 있었다. --- pp.52-53

그 무렵을 전후해 나는 지역을 완전히 떠났다. 내가 떠나고 난 다음 서너 해 뒤에 마사오는 몰락했다. 내가 있었다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았겠지만 나는 그때 지역에 없었던 것을 한동안 가슴 아파했다. 그때에 그는 내 마음속에서 죽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몰락한 마사오는 내게 살아 있어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제 그는 완벽하게 죽었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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