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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nde
[직수입양서] Blonde
Oates, Joyce Carol/ Ciocchini, Maria Eugenia (TRN)/ Ciocchini, Maria Eugenia Plaza & Janes Editores, S.A.
18% 34,360
Blonde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460쪽 | 512g | 140*210*30mm
ISBN13 9788965880134
ISBN10 89658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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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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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꺼지고 폭포 장면과 함께「나이아가라」가 시작된다. 우레처럼 쏟아지는 폭포 옆에 선 남자는 작고 무기력해 보인다. 그러다가 장면은 노마, 그러니까 ‘로즈’에게로 넘어간다. 침대 속. 달리 어디겠는가? 그녀가 시트 아래 알몸으로 누워 있다. 깨어 있지만 잠든척한다. … 베드신은 어떻게 검열을 통과했는지 의아할 정도이다. 그녀는 무릎을 벌리고 있다. 시트 위로 그녀의 금빛 음모가 비치는 것만 같다. 관객들은 매혹당한 채 그저 쳐다볼 뿐이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 그건 차라리 특별한 종류의 새로운 성기이다. 축축하고 붉은 입과 혀. 로즈가 죽으면 영화도 죽는다. (중략) 섹스를 전혀 할 줄 몰라 남자가 95퍼센트를 알아서 해야 하는 여자. 마치 연기를 연습하듯, 대사를 읊듯 “아?아?아!” 소리만 낼 뿐인 여자. 하지만 영화 속 ‘마릴린’은 분명 할 줄 알았다. 그녀에게 어울리는 방식으로 그녀를 사랑할 줄 아는 건 오직 카메라뿐인 것 같았고, 우리는 최면에 걸려 화면을 바라보는 관음증 환자들이었다.
영화 중간, 발기가 안 되는 남편을 로즈가 놀리고 비웃는 장면에서 카스가 내게 말한다. “이건 노마가 아니야. 이건 우리의 꼬마 붕어가 아니야.” 사실이었다. 이 로즈라는 여자는 우리가 전혀 모르던 사람이었다. 우리로서는 생면부지의 사람이었다. 이곳 사람들은 ‘마릴린 먼로’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연기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들이 하나같이 상이한데도 그들은 그 점을 막무가내로 무시하며 말했다. “그 여자는 연기하는 법을 몰라. 그냥 자기 자신을 연기하는 것뿐이지.” 하지만 그녀는 타고난 배우였다. 천재성이라는 걸 믿는다면, 그녀는 천재였다. 노마 진은 자신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 그래서 자기 안의 빈 공간을 채워야 했다. 영화에 출연할 때마다 자신의 영혼을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 다른 사람들, 우리들 역시 비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모든 이가 다 그렇게 비어 있을는지도 모른다. 차이점이라면 단지 노마가 그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것뿐.
--- pp.23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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