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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해명해야 할 것 같은 4번 출구

뭔가 해명해야 할 것 같은 4번 출구

파란시선-0015이동
서광일 | 파란 | 2017년 09월 1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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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148쪽 | 228g | 128*208*20mm
ISBN13 9791187756101
ISBN10 1187756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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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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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여자

그녀는 참을 수 없었다

하루 종일 웃었다
너무 지쳐 오는 길에 한잔했다
안녕하십니까~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몇 개 안 되는 문장의 주어는 고객님이다

CCTV
그 속에서 웃고 있을 자신을 상상한다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 앞에는
쓸데없이 손님들이 많다

문을 잠그고 창을 닫고
욕을 하며 잡히는 대로 집어던진다
매니큐어가 튀고 스킨로션이 터진다
침대 시트에 피가 흥건한 날도 있었다

거울 속에서 흘기고 있는 쟨 누굴까
헝클어진 모나리자 티슈처럼 웃었다
울었다 선풍기 목을 부러뜨렸다
스마트폰을 박살냈다

아침이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
8평 반 지하에서 온몸으로 드리핑을 완성한다
거울 조각 속 수많은 그녀가 운다
웃는다 마스카라처럼 흘러내린다

내일은 모처럼 쉬는 날이다 ***


풍림아파트 106동 407호

당신은 407호에 대해 잘 안다

방, 화장실, 거실 겸 방, 베란다
독신자 아파트 복도식 독립동
덜컹 현관문이 열리더니
할아버지와 손녀가 손을 잡고 나왔다
꼬부랑 할머니가 들어갔다

부부는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
알아들을 수 있는 욕지거리가 난무했다
베란다에 이불이며 옷가지가 잔뜩 걸렸는데도
소리가 소리를 넘어 위층으로 올라온다
쿵이 쾅을 넘어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복도에 모인 항아리와 화분들과 당신은
삼대가 함께 사는 가능성과 마주한다
당신은 애인 집에 얹혀살기도 하고
이혼한 엄마 남편과 밥을 먹기도 하고
작은방을 월세로 내놓기도 한다

독신자 아파트엔
아무도 혼자 살지 않는다 ***


뭔가 해명해야 할 것 같은 4번 출구

공중전화
코트를 입은 외국인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동남아시아 어디쯤
짧은 한숨 끝에 동전을 꺼낸다
사내는 좌우를 살피더니 급하게 걷는다
툭 종이 가방이 떨어진다
걸음을 무르고 재빨리 줍는다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단거리 주자처럼
몸이 심하게 앞으로 쏠린다
힐끔 뒤를 본다 걸음이 빨라진다
계단을 두 칸씩 밟고 오를 때
무심코 눈이 마주쳤을 뿐인데
지하철 4번 출구를 나가는 중이었다
사내는 뭔가에 쫓기는 듯
계단이 끝나자마자 뛰기 시작한다
붙잡고 싶었고 물어보고 싶었다
나도 모르게 당신을 쫓고 있는 기분
노동자로 보이는 외국인 한 무리가 내려온다
알아들을 수 없는 자음과 모음들이 부딪친다
이미 늦었다 ***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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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보라. “8평 반 지하에서 온몸으로 드리핑을 완성”(?웃는 여자?)하는, 또는 “마침 아기를 재우고 걸레를 빨던 삼양연립 201동 401호 은경 씨”(?마침?) 같은 사람, “이 직업의 미학은 참는 거야”라고 말하는 “말이 곧 직업인 그녀”(?토한 자국?)와 “독신자 아파트엔/아무도 혼자 살지 않는다”고 외쳐 대는, 그리하여 “당신은 애인 집에 얹혀살기도 하고/이혼한 엄마 남편과 밥을 먹기도 하고/작은방을 월세로 내놓기도”(?풍림아파트 106동 407호?) 하는 그/그녀를 보라.
저 인물 군상들의 박물지 위에서 서광일은 마치 어떤 사람에게 빙의된 것처럼, 아니, 바로 그 사람인 듯 ‘-되기’의 무대에서 파란만장한 생의 겹주름들을 혼신을 다해 연기한다. 아니, 그/그녀의 무수한 실존과 그 낱낱의 감정들을 이미 천연덕스럽게 살아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인은 또한 연극적 대사와 시적 고백의 현란한 엇갈림이 “수면의 파문처럼 겹쳐 떨리”(김현)면서 “나는 너다”(황지우)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전율스런 공명의 파토스를 우리의 명치끝으로 찌른다. 하기야 “우덜 같은 계약직. 요샌 뭐 계약직 말고는 당최 일자리가 없는 모양이등만”(?고백이 필요해?)에 주름진 저 비루하고 난폭한 실존의 고해성사 앞에서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저 마디마디에 매복된 정동의 뇌관들 앞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감당키 어려운 분노와 절망과 허무를 토로할 수 있을 뿐.
우리 모두가 겪어 내고 있을 무수한 노동 감정의 얼룩들과 그 신음과 절규와 비명들을 단단한 보석처럼 예리하게 벼려진 말들의 짜임새와 침묵의 그림자로 빚어내는 비범한 솜씨를 보라. 결국, 서광일은 그 말의 참된 의미에서 좋은 ‘시인-연기자’로 승승장구할 것이다. 그는 그 어떤 시인보다도 세계의 이지러진 진실을 함께 앓아 내려는 윤리학적 근본주의자이기에. 아니, 타인의 고통을 제 온몸으로 정화시키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시인-사제’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기에.
그리하여, 저 ‘시인-사제’로서의 서광일이 미칠 듯이 연출하는 대속(代贖)의 무대 위에서 제 온몸을 불사르며 휘황한 빛으로 치솟는 정동의 천재성이 우리 시대의 자화상으로 거듭나는 가슴 벅찬 드라마를 우리는 함께 목도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덜 마른 채 달려와 내가 어느새 흠뻑 젖을까 봐”(?세탁기를 돌렸더니 당신이 돌아왔네?)라는 저 가공할 감염력의 파장에 깃든 어떤 운명처럼.
이찬(문학평론가)

시인은 버스 정류장에 서 있고, 사람들은 버스에 타고 내리는 사람들을 본다. 시인은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로 사람들의 관계에서 이별의 기미들을 읽어 내고, 자신의 부모를 떠올린다.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관계가 이미 단절과 이별의 종착점 어디쯤에 있음을 깨닫는다. 그 관계의 단절은 어머니, 아버지의 부재만이 아닌 곧 자신의 부재임을 시인은 감지하면서, 이 무채색의 겨울 풍경에 지워진 자신을, 곧 ‘부재’를 아로새긴다. 버스 정류장을 오가는 사람들과 무관한, 일상의 단절은 쇠락해 가는 겨울의 데카당스한 풍경 속에 적절히 스며들면서, 시인의 부재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 데카당스한 시선은 퇴락과 부패, 소멸을 품고 있지만, 여타의 시에서처럼 냉소적이고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부재를 긍정하는 이 자기부정의 데카당스는 ‘종말’을 뜻하는 12월의 반복에 대한 우려와 물질주의 비판을 품고 있지만, 니체의 ‘아모르 파티(amor fati)’처럼 시인은 종내 이 허무와 종말을 긍정하고야 마는, 쇠락의 기운으로 빛나고 있다. 이 역설적 긍정의 힘이 이 시집을 통해 보여 준 시인의 데카당스에 대한 예민한 촉수, 일상에 대한 빼어난 소묘와 더불어 그의 시를 더 넓은 지평으로 이끌리라 믿는다.
정은경(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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