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the basic.”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지난 수십 년간 성장 일로를 걷던 기업과 조직들이 이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초심의 소중함, 기본기의 중요성을 다시 되새기자는 의미다. 훌륭한 목수가 그렇듯, 뛰어난 작가가 그렇듯, 제대로 소통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것을 제안하고 싶다. 기본으로 돌아가 일단 자신만의 연장통부터 확인해 보자는 것이다. --- p.23
‘그녀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윈프리의 토크쇼에 출연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생각을 한다. 보통 방송 프로그램에는 정해진 대본이 있다. 주어진 시간 안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를 사전에 조율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 틀에서 벗어나 출연자들과의 공감을 가장 우선순위에 둔다. 가능한 한 마음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다. 진행자라고 해서 어깨의 힘을 주고 무게를 잡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앞의 사례처럼 자신의 치부까지도 솔직하게 드러낸다. 전혀 연출하지 않은 상황, 공감할 수밖에 없는 방송이기에, 보는 사람들이 감동을 받는다. 그녀의 토크쇼가 당연히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 p.36
연구팀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실 여부를 떠나 자신이 믿고 싶은 것, 익숙하거나 친밀함을 느끼는 것, 거부감이 들지 않는 것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감정적으로 호감을 느끼는 사람의 말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만, 비호감인 경우에는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런 성향이 마치 습관처럼 몸에 젖어든 것인지, 인간의 본능인지, 그렇게 하는 것이 편해서인지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나는 혹시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에서 애써 사실을 외면하고, 믿고 싶어 하는 것만을 따르는 것은 아닐까? 오직 나의 관심사에만 신경 쓰고 나머지 것들은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 p.94
앤드루 그로브 역시 공개 토론을 좋아했다. 특히 커피 마시러 오가는 길에 수십 명의 임직원들과 만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누는 즉석 회의를 즐겼다. 때문에 그는 집무실에 별도의 커피 자판기를 두지 않았다. 이런 그의 성향으로 인해, 인텔의 토론 문화는 더욱 열기를 띠었다. 그는 임직원들이 저마다의 의견을 활발히 주고받기 원했다. 분위기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CEO가 회의 시간에 “의견을 내보라.”고 요구할 때에 선뜻 말을 먼저 꺼내는 일은 아무리 연습해도 힘들 것이다. 이런 점에 착안한 그로브는 일명 ‘싸움닭 전략’을 썼다. 평소 눈여겨봤던 토론광 직원을 회의 시간에 참석시켜서 회의 분위기를 과격하게 유도했던 것이다. 격렬한 소통의 장을 통해 의견은 수렴되고, 인텔은 늘 남들보다 빠르게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때문에 늘 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지켜 나갔다.
마음에 내키지 않는 상대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여 본 경험이 있는가? 이는 호불호를 떠나 그가 말한 ‘사실’에 당신의 마음이 끌렸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노딩 코드 속에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탁월한 소통의 비법이 숨어 있다. 또한 상대에게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방법과 호감을 주는 첫인상을 갖게 하는 근본적인 원리가 담겨 있다. 함께 이루는 성공은 있지만, 혼자 이루는 성공은 없다. 이점을 늘 염두에 두고 이 책을 통해 소통의 소중함을 행동으로 옮겨보기 바란다. 이종선 (이미지디자인컨설팅 대표,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