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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5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699쪽 | 836g | 153*224*35mm
ISBN13 9788932022031
ISBN10 893202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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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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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한지희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미국 털사 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에이드리언 리치의 존재의 지도」 「“난세의 지도”: 시와 정치에 대한 에이드리언 리치의 명상록」 「에이드리언 리치와 가능성의 예술」 「“어떤 전쟁이든 죽은 이들에겐 소용없잖아요”: 에이드리언 리치, 베트남 전쟁 그리고 페미니즘」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현재 국립경상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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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쓴 시들, 아이를 위하여

1. 아기 침대


몸을 구부려 이불을 덮어줄 때 너는
눈꺼풀을 움직이며 자고 있었어.
나는 그 아래서 헤엄치고 있는
사진 원판처럼 뿌연 너의 꿈을 보고 있었지.
네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더라.
아직 꿈의 막으로 덮여 있는 두 눈을 번쩍 뜨고서.
더 크게 뜨더니,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거야-
-날 죽음의 머리, 스핑크스, 메두사로 생각했던 걸까?
너는 앙앙 울어댔지.
눈물이 내 뺨을 타고 흘러내렸고, 내 무릎은
너의 공포에 맥이 풀려버렸지.
엄마가, 난, 아닌가 봐,
그저 여자, 그리고 악몽인가 봐.

--- p.84


아이들 대신 분서를

5. 어젯밤 늦게까지 오늘에 대해 생각하며 타자기로 글을 쓰고 있었다. 우리 모두는 얼마나 말을 잘하는지. 언어는 우리의 실패를 알려주는 지도이다. 프레드릭 더글러스는 영어를 밀턴보다 더 순수하게 사용하였다. 사람들은 가난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는다. 해결책이 있어도 우리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한 고통 중의 몇 개를 예로 들자면 다음과 같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어렵다. 이곳이 미국이다. 난 당신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지금은. 미국에서 우리는 단지 현재 시제만을 이용한다. 나는 위험에 처해 있다. 당신은 위험에 처해 있다. 책을 불태우는 것은 내게 어떤 감정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불태운다는 사실이 고통스럽다는 것은 나도 안다. 메릴랜드 주 캔톤스빌에서 네이팜탄이 터져 불길이 솟는다. 불태운다는 사실이 고통스럽다는 것은 나도 안다. 타자기는 과열되었고, 내 입은 타들어가는데, 당신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 이것은 압제자의 언어이기에.

--- p.164


스물한 개의 사랑시



어딜 가든 이 도시에선, 스크린 위로 포르노 영화가
번쩍거린다, 공상과학물의 흡혈귀.
채찍질에 몸뚱이를 구부리는 대리자의 희생으로 가득하다.
우리도 걸어야 한다…… 빗물에 흠뻑 젖은 쓰레기 사이를
이웃에 대한 선정적인 기사가 담긴 잔인한 신문이 널린 거리를
단순히 걷는 것이라고 해도.
우리는 삶을 단단히 붙잡을 필요가 있다,
악취 나는 그런 몽상, 그런 금속성의 소음, 그런 수치로부터,
그리고 허름한 육 층 아파트의 한 창턱에
위험스레 놓여 있는 빨간 베고니아꽃으로부터,
혹은 중학교 운동장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는
긴 다리의 소녀들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아무도 우리에 대해 상상해본 적이 없다.
우리는 동물적인 열정으로 이 도시에 뿌리를 내리고
나무처럼 살고자 한다,
유황 냄새 밴 공기를 꿇고 번쩍거리는, 생채기로 얼룩덜룩하지만
여전히 풍성하게 새순을 틔우는 플라타너스처럼 살고자 한다.

--- p.295


그 시절에는

그 시절에는 우리가
우리라는 말의 의미를, 당신이란 말의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사람들이 말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였고
나로 축소되었으며
전체는 어리석고, 모순적이고,
끔찍하게 되어버렸다.
우리는 개인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렇다, 그것이 우리가 증언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삶의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 거대한 역사의 검은 새들은 비명을 지르고
우리들 개인사의 변천 속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들의 머리는 어떤 다른 곳에서 잘렸지만, 그들의 부리와 날개는
해안선을 따라, 너덜너덜한 안개를 통과하여
우리가 서 있는 곳까지 따라왔다, 나라고 말하면서

--- p.527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지금


그리고 지금 당신이
-내가 사랑하는 눈과 손을 가진 당신이
-내가 사랑하는 입과 눈을 가진 당신이
-내가 사랑하는 말과 마음을 가진 당신이-
이 시를 읽을 때
내가 어떤 대의를 설파하려고 하거나
어떤 장면을 연출하려고 한다고 여기지 않기를 바라.
나는 들으려고 애썼어,
우리 시대 대중의 목소리를
바라보려고 애썼어, 우리 대중의 공간을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기억하고 머무르려고 애썼어
자세한 내막에 충실하게, 주목하려고 애썼어
공기가 정확히 어떻게 움직였는지
어디서 시곗바늘이 멈췄는지
누가 개념의 정의를 담당했는지
누가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 찬성했는지
언제 자비의 이름이
죄라는 이름으로 변하게 되었는지
언제 낯선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것이
쓸모없는 일이 되었는지.

--- p.549~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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