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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 인간과科 동물도감

영장류 인간과科 동물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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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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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282g | 134*190*20mm
ISBN13 9788982181658
ISBN10 898218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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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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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곽미경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동국대 대학원에서 일문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일본 고마자와 대학에서 근현대 일본문학을 연구했다. 그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동국대에서 한일비교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는 『도쿄가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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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보면 맞은편에서 부모형제가 걸어오고 있을 때가 있다. 이럴 때 나는 어쩐 일인지 너무 당황스러워 갈팡질팡하며 어디다 시선을 둘지 모르고 만다. 아, 하고 무심코 손을 들어 알은체하는 일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알아봤다는 걸 상대가 눈치 채지 않도록 모른 체한다. 서로 스쳐 지나가기 직전에 그제야 알아본 듯이 좀 무뚝뚝하게 말을 건다. 어쩐지 상대편도 같은 기분인 것 같다. ---p.22

한 아이가 흐느껴 울고 있었다. 네다섯 살쯤으로 남자아이였다. 아직 이십대를 넘지 않아 보이는 청바지 차림의 엄마 손에 이끌려 매장을 나서는 중이었다.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은 이 세상이 끝나기라도 한 것처럼 비통한 표정이었고, 좀처럼 울음을 멈출 기색이 없었다. 그 아이는 뭘 갖고 싶었던 것일까? 나는 지금, 소리 내어 울 만큼 원하는 게 있을까? ---pp.50~51

요즘 들어 볼일이 잦아져 일주일에 한 번은 비행기를 타게 되는데 아직도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어질러진 방이나 서랍 속을 정리하고 비행기를 탈까 하다가도, 아니지, 너무 깨끗하게 정리해놓으면 만약 일이 생겼을 경우 “어쩐지 그런 예감이 들었어” 하는 말을 들을 것 같아 그냥 어질러놓은 채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비행기 타는 일은 언제나 두렵지만 지난번 미국에 갈 때는 특히 그랬다. ---pp.63~64

그날도 반쯤 눈을 감은 채 세면대로 가서 가글가글 소리만 내면서 입을 헹구고, 고양이 세수하듯 얼굴에 물만 살짝 묻혔다. 눈을 감은 채 휙 돌아서서 항상 정해진 자리에 있는 타월로 얼굴을 닦았다. 그런데 뭔가가 얼굴에 닿았다. 기분 나쁘게 까슬까슬했다. 빨래집게치고는 부드러웠다. 타월에 들러붙어 있던 것은 여치였다. 나는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 아버지도 벌레를 싫어해서 송충이같이 털 달린 건 잡지도 못하는데, 역시 아버지는 아버지였다. 일생일대의 용기를 짜내어 내 얼굴에 착 달라붙은 여치의 ‘잔해’를 떼어주었다. 더 세차게 울어대는 나를 쥐어박으며 아버지는 이렇게 호통을 쳤다. “울고 싶은 건 여치라고, 이 바보 녀석!” 그날 이후 나의 벌레 혐오증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pp.13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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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끄덕이며 읽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입 꼬리가 올라가 있다. 재미있다. 그런데 마냥 무방비 상태로 읽었다간 콕 찔리고 만다. 작가는 부지불식간에 정곡을 찌른다. 그 순간의 짜릿함이 좋다. 짜릿함 뒤에 남는 여운에는 ‘보통 사람’ ‘보통 날’의 소박한 향기가 배어 있다. 무코다 구니코는 과거와 현재라는 천 조각을 솜씨 좋게 꿰어 화려함 대신 온기를 머금은 옷을 만들어낸다. 그 옷이 그녀에게 참 잘 어울린다. 나는 무코다 구니코에게 완전히 반했다.
안성기 (영화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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