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1년 08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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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08쪽 | 478g | 133*203*30mm |
ISBN13 | 9788901127521 |
ISBN10 | 8901127520 |
출간일 | 2011년 08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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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08쪽 | 478g | 133*203*30mm |
ISBN13 | 9788901127521 |
ISBN10 | 8901127520 |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장 로날트 데 레이우가 선별하고 해설하여 엮은 완성도 높은 반 고흐의 편지 선집이다. 반 고흐 전 생애의 여러 시기를 특징적으로 보여 주는 주요 편지 백여 통을 발췌하지 않고 가능한 한 전부 옮겨 실었으며, 편지와 편지 사이의 공백은 반 고흐 미술관장이자 19세기 회화 전문가 로날트 데 레이우의 해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중간 중간 고흐가 편집에 직접 그려 넣은 소묘는 읽는 사람이 마치 편지의 수신인이 된 것 같은 즐거움을 준다. 게다가 이 책을 한글로 옮긴 역자는 서울과 파리에서 조형예술과 미학을 전공하고 수많은 미술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긴 회화 전문가 정진국으로, 고흐의 서간집 ‘완결판’으로 평가되는 펭귄클래식 판 「고흐의 편지」를 그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고 가장 완벽하게 우리말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책은 화가 고흐와 인간 고흐를 가장 솔직하게 보여 주는 데 중점을 두었다. 자신의 한쪽 귀를 자르고 간질 발작에 시달렸던 광인이라는 낙인, 세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사촌에 대한 짝사랑, 그리고 창녀와의 동거, 신에 대한 광적이고 무분별한 맹종, 북풍이 몰아치는 들판 한복판에 이젤을 세우고 그림을 그린 충동적이며 광적인 화가……, 반 고흐를 둘러싼 그럴듯한 오해와 드라마틱한 가설들, 그리고 그로 인해 더욱 특별해 보이는 그의 그림들은, 사실 오랜 시간 동안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부풀려지고 먼지 묻게 된 눈덩이와 같다. 비록 죽었지만 반 고흐는 자신에 대한 오해를, 그것이 칭찬이든 비난이든, 해명할 권리가 있지 않을까. 다행히 십팔 년간 꾸준히 써온 편지가 바로 그 제대로 된 해명자로서 역할을 해왔다. |
서문 / 빈센트,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 판본에 대하여 초기 편지 램스게이트와 아이슬워스 도르트레흐트 암스테르담 보리나주 에텐 헤이그 헤이그, 드렌터, 뉘에넌 주해 |
예술가의 삶에 대해 생각한다. 고흐의 작품은 자신의 내면을 깊이 응시하고 있다.
고흐는, 작품을 보는 이들이 “이 사람은 깊이 느끼고 있구나, 강렬하게 느끼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길 바랬다. 그래서 자신의 온 힘을 쏟아 작품에 투영했다. 예술적 삶과 실제적 삶의 괴리가 컸으리라 짐작되는 편지글을 통해 고흐의 삶을 내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한 작품이 탄생되고, 창작되기까지의 엄청난 시간들이 그 안에 응집되어 있음을 확인한다.
작품을 통해 정열적인 예술가적 삶의 태도를 배운다. 강렬하게 느끼고, 감상이 아닌 깊은 고민을 표현하려고 했던, 색채와 빛의 조명까지 염두해 생각하며 작품을 대한 고흐의 자세를 배운다. 시대를 뛰어넘는 작품 안에 녹아든 예술혼을 글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좋은 작품은 시공간을 초월함을 확인한다. 편지글에는 고흐가 살던 시대의 예술가들 이야기, 든든한 평생의 지원자인 동생 테오 이야기, 문학과 예술에 대한 관심을 깊이 있게 알 수 있게 해 준다.
빛이나 색에 대한 감각도 탁월하다. 그러한 예술적 표현이 구현되는 과정은 참으로 놀랍다.
등불 아래 감자를 먹는 사람들을 정직하게 그리고 싶었기에 배경의 색의 미세한 부분까지 살피는 노력에 감동하게 된다. 그런 작품이기에 아직도 우리는 고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을 사랑한 고흐의 감수성이 문체로 잘 구현된 편지글은 그림 못지 않게 독창적이다.
<화폭 속에 그 사람에 대한 감동과 사랑을 옮기고 싶어>라는 구절은 깊은 울림을 준다.
대상에 대한 이해, 그림에 대한 지극하고 놀라울 정도의 정열은 글을 쓰려고 하는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준다. “그림의 핵심”에 가 닿기 위한 고흐의 노력, 집중, 정열은 놀랍기만 하다.
“활동적인 우울”을 스스로 선택했지만 “희망을 갖고 열망하고 찾으려다 보니 우울”해진 것이라는 말은 자신의 길에 대한 확고한 고흐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힘들어도, 비록 현재적 삶이 비루하고 그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굳건히 밀고 나가고자 하는 정신이 빛난다.
고흐 전시회를 가서 느낀 사실 역시도 작품 하나 하나의 색채가 개별적으로 독자적이면서도 아름답게 연동되어 있다는 것이다. 밝으면서도 어둠을 담고 있는 그러한 놀라운 색채의 근원을 편지글을 통해 깊이 만날 수 있었다. 시대의 정신과도 교류하면서, 문학과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갈망하고 사랑했던 고흐의 삶의 모습은 예술을 향한 집념과 집중도를 보여 준다.
그래서인지 고흐를 떠올리면 “내면의 불을 좇는 사람”이 함의하는 부분들을 집중하게 된다.
고흐의 글을 읽을 때마다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 어떤 해는 문체에, 또 다른 시기에는 그림에,
올해는 편지글을 주목하게 된다. 자신의 그림에 대한 열정을 숨기지 않는 모습들에 빠져든다.
모든 뛰어난 예술 안에는 많은 개별적 텍스트들이 살아 꿈틀댐을 느낀다. 편지글을 통해 고흐의 삶, 그림, 사람 등에 대한 밀도 깊은 인간적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깊은 감흥이 일었다.
<고독의 시간>을 누구보다 치열하고, 통렬하게 살아냈던 고흐의 예술혼을 만날 수 있었다.
책을 읽고 쓴 제목이 그 말 그대로다. 멋진 말로 쓰면 좋겠지만 떠오르지 않는다. 전에는 한권으로 두껍게 나온 책을 봤는데 이번에는 두권으로 나뉜 책을 봤다. 편지가 같은 것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다른 것이 있는 것도 같았다. 하지만 생각난 것은 별로 없었다. 우리 말로 옮길 때 조금씩 다르게 써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같은 말을 쓴 것도 봤다. ‘가령’이나 ‘필경’이다. 그래도 이 책에 ‘필경’이 더 조금 나왔다. 내용보다 우리 말로 옮긴 것에 대한 말을 쓰다니. 나도 잘 모르는 것을 말이다. 빈센트 반 고흐가 쓰는 말을 알면 글이 어떤 분위기인지 알 텐데 그 말을 모른다. 옮긴 사람이 느낀대로 우리 말로 옮겼을거라고 생각한다. 전에 본 것과 이번에 본 거 느낌이 비슷하다. 그리고 몰랐던 것을 조금 알게 되었다.
테오는 빈센트가 보낸 편지를 잘 가지고 있었지만 빈센트는 테오한테 받은 편지를 잘 갖고 있지 않았다. 어쩌면 빈센트가 여기저기 옮겨다녀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빈센트는 테오한테도 그림을 그리라고 말했다. 왜 빈센트가 테오한테 그림 그리는 형제가 되자고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테오한테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았겠지만, 함께 그림을 그리면 서로 더 잘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테오는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 수 없어서 조금 아쉽다. 빈센트가 쓴 편지로는 그저 테오가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만 알 수 있다. 그리고 지난번에 빈센트가 왜 테오는 그리지 않았을까 했는데, 여기에 테오를 그림에 그려 넣었다고 쓴 편지가 있다. 자세하게 그린 것은 아닌 듯하다. 어쩌면 전에도 그 말을 봤을지도 모르는데 잊어버렸나보다.
아무리 두권으로 나뉘어 있다고 해도 쓰는 것도 따로 쓰다니. 다음에는 어떤 말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직 책을 보지도 않았는데 이런 말을 썼다. 첫번째 권을 보고도 별로 못 쓰고 있어서 그렇다. 빈센트가 테오한테 이런저런 말을 많이 썼다는 것은 알겠는데 생각나는 게 없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다음에는 거의 그림만 그렸다. 유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는 돈이 많이 들어서 걱정을 하면서도 아주 즐거워했다. 테오가 그림을 하나도 팔지 못해서 아쉬워하기도 했다. 빈센트는 테오한테 그저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사업거래를 했다. 이것도 몰랐던 것이다. 빈센트는 창녀 시엔과 결혼하려고까지 했는데 그것을 이루지 못했다. 테오도 반대한다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만약에 빈센트가 시엔과 헤어지지 않고 결혼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빈센트가 아버지와 잘 맞지 않아서 힘들어하기도 했는데, 빈센트 아버지는 빈센트를 걱정해서 이런저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어디나 부모가 자식을 걱정하는 것은 같지 않을까. 그리고 본래 자식은 부모 마음을 잘 모르는 법이다. 아버지가 빈센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줬다면 사이가 나빠지지는 않았을 텐데. 자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부모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모가 더 많지 않나 싶다. 테오는 어느 정도 빈센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준 듯하다. 그래서 그렇게 편지를 많이 썼겠지. 남은 것은 좀더 잘 보도록 해야겠다.
희선
☆―
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사랑해야 해. 진실한 힘이 거기에서 나오기 때문이야. 사랑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이루고, 그렇게 이룬 일은 무엇이든 좋은 것이니까. ……(가운데 뺌) 쓸데없이 쉽게 늘어놓을 수 있는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깊은 울림이 있는 말을 조금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1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