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창업은 아이템 싸움이다. 누가 먼저 노다지 금광을 캐는가, 누가 먼저 주인 없는 꿀단지를 가져가는가의 문제다. 그런 게 무엇이 있을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것을 찾는 사람이야말로 대박을 터뜨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창업을 하게 되는 데는 대체로 두 가지 케이스가 있다. 하나는 우연히 기가 막힌 아이템을 찾게 되는 경우, 다른 하나는 형님과 나처럼 무작정 ‘창업이라도 해보자’고 마음부터 먹는 경우였다‘. 어느 케이스가 더 성공할 가능성이 크냐는 질문에 쉽게 답변하지는 못한다. 단순히 보면 확실한 아이템을 갖고 시작하는 쪽이 더 성공하기 쉬워 보이지만, 막상 시장에 나가면 그 아이템이 대중들로부터 처참하게 외면받을 수도 있었다
_59쪽, ‘Chapter 2 윤상용 대표, 동업’ 중에서
모조리 샀다. 일단 곰탕부터 한번 맛있게 끓여볼 요량이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끓여주셨던 곰탕도 그렇고, 가끔 아내가 끓여주던 곰탕도 그렇고 모두 푹 곤 고깃국 맛이 났다. 곰탕은 그런 맛에 먹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시중에 판매되는 곰탕은 모두 순하고 설렁탕에 더 가까운 맛이 났다. 그러면 우리가 집에서 먹는 ‘집곰탕’ 맛을 내서 팔면 되는 거 아닌가. 왜냐? 그런 가게가 없으니까. 암만 생각해도 오늘 먹은 것보단 훨씬 진하게 우려낼 수 있을 거 같았다. 이건 조금만 방향을 바꾸면 돈 왕창 벌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_90쪽, ‘Chapter 4 박규남 대표, 원래 곰탕은 이 맛이지!’ 중에서
공장 후보지 중 우리 마음에 쏙 들었던 곳이 한 곳 있었다. 남양주시 와부읍에 새로 만들어진 130평 규모의 신축 건물이다. 우선 서울과 가깝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물이 넓고 깨끗해 상당히 쾌적한 느낌이 들었다. 위생 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던 곳이다. ‘내 아이가 먹어도 안심할 수 있는 음식’을 추구했던 우리의 기업가 정신은 그 점을 가장 마음에 들게 했다. 또한, 청정한 천연 암반수를 마음껏 끌어 쓸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다. 기왕 만드는 거 무조건 건강하게, 제일 좋게 만들고 싶었다. 일단 곰탕이 주메뉴라면 물도 좋은 것으로 쓰고 싶은 마음이었다.
_144쪽, ‘Chapter 7 박규남 대표, 아빠곰탕만의 곰탕 기계’ 중에서
한우를 포기하지 않은 채 형님과 나는 최적의 레시피를 찾기 위해 다시 정진했다. 물론 그 이후, 나는 형님의 의견을 받아들여, 아빠곰탕의 주 제품이 아니라 할지라도 꾸준히 호주산 소고기와 뼈들에 대한 분석을 쉬지 않았다. 혹시나 모를 때를 대비한 것이었다. 만약 한우 가격이 느닷없이 오르거나 한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되면 이런 분석 자료들은 빛을 발할 수 있다. 그때를 대비해 형님과 나는 철저한 대비 상황들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물론 엑셀의 분석 자료들은 기하급수로 늘어났고, 훗날 언제가 되었든 분명히 이 자료가 쓸모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다.
_163쪽, ‘Chapter 8 윤상용 대표, 곰탕 품질관리’ 중에서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아빠곰탕’ 공장에 출근해 국물을 만들고 맛을 보고 있었다. 지난 6개월간 고꾸라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면서 이젠 어느 정도 실패에 대한 내성도 생기고, 국물 맛 자체도 제법 먹을 만해져 자신감도 붙은 상황이었다. 이미 재료를 포함해 대체적인 조리법은 다 나온 상황. 상용이가 전날 끓여놓고 간 곰탕의 국물 맛을 보고는 다가와 입을 열었다. “형님, 우리 드디어 정답을 찾은 것 같은데요.” 생각보다 덤덤하게 말하는 상용이. 나도 뒤따라 맛을 봤다. 확실히 내가 지금까지 먹었던 곰탕 중에 제일 진하고, 제일 맛있었다. 형용하기 힘든 희열이 몸 전체를 휘감았다.
_175쪽, ‘Chapter 9 박규남 대표, ‘아빠곰탕’만의 비밀 레시피 탄생’ 중에서
프랜차이즈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네네” 하다 보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그 결과가 바뀌고 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막상 시행착오를 겪으면, 정말 눈앞이 캄캄하고 그것을 이겨내기가 정말 쉽지 않다. 나의 정신이 열정이 부족해 그렇다는데, 나는 지금 머리끝까지 창업으로 가득 차 있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결국, 창업의 주체가 자신이 아니어서 벌어지게 되는 문제다. 처음 매장을 열 때,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이유는 창업의 주체가 자신이 아니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다. 창업의 주체가 자신이라면, 주변의 조언과 관계자와의 내용은 참조하되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조건들을 자신이 만들어가야 한다. 자신이 주도적으로 최선을 다했을 때 후회 없는 자신만의 매장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_228쪽, ‘Chapter 12 윤상용 대표, 매장 오픈 준비’ 중에서
오전 내내 한산하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주변 가게에는 한두 명씩 손님들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 매장만 텅 비어 있었다. 한산한 수준도 아니고, 마수걸이조차 못 한 상황. 이걸 어쩐담. 다시 오만가지 잡생각들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11시 조금 못 된 시간, 드디어 ‘아빠곰탕’의 첫 손님께서 입장하셨다! 나는 그 첫 손님을 잊을 수가 없다. 아마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5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 그때 우리 눈엔 그분이 구세주처럼 보였다. 찾아주셨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에 큰 목소리로 환영인사를 드렸다. “어서 오세요! ‘아빠곰탕’입니다!”
_261쪽, ‘Chapter 15 박규남 대표, 드디어 오픈 첫날, 첫 손님을 받다’ 중에서
블랙 컨슈머라고 하던가? 살면서 뜻하지 않은 계기로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사건은 주변에 오히려 아빠곰탕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만약 우리가 정말 떳떳하지 못했다면 그 손님의 행동에 자신 있게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손님들은 우리의 곰탕을 의심하지 않고 맛있다고 이야기해주셨을까? 사실 그 일이 있고 나서 아빠곰탕에 대한 믿음이 생긴 고객이 많이 늘었다. 우리는 떳떳했기에 그것을 자신 있게 이야기했고, 그런 자신감에 손님들 역시 반응해주신 것이다. 손님들도 바보는 아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 기업가 정신, 윤리적인 마인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_327쪽, ‘Chapter 20 우리, 목욕탕 회의와 첫 진상(?) 손님’ 중에서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