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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복수

지리의 복수

: 지리는 세계 각국에 어떤 운명을 부여하는가?

리뷰 총점8.6 리뷰 15건 | 판매지수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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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548쪽 | 790g | 152*225*35mm
ISBN13 9788994142739
ISBN10 899414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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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갈나무와 마가목류가 우거진 높이 3,000미터의 중앙 산괴가 우뚝 서 있는, 저주받은 반구형 구릉들의 맨 아랫단이 이라크 북부 사막에서 출렁이듯 지평선 위로 모습을 드러내자, 나를 안내하던 쿠르드인 운전기사가 파이 껍질 같은 거대한 평원을 흘끗 뒤돌아보고\는 못마땅하다는 듯 입맛을 쩝 다시며 “아라베스탄”이라고 퉁명스레 말했다. 그러고는 구릉들 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더니 “쿠르디스탄” 하고 중얼거렸다. 그 말과 함께 찌푸려졌던 그의 얼굴도 환해졌다. 때는 사담 후세인[1937~2006년]의 강압 지배가 절정에 달했던 1986년이었다. (…) 정치 지도상으로는 여전히 이라크 영토 내에 있는 것이었지만, 산맥은 그곳이 극단적 조치로써만 정복 가능한 사담 후세인 지배의 한계선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 p.13~14

한반도의 남북을 가르고 있는 비무장지대에서 압도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폭력이다. 2006년 내가 그곳을 찾았을 때 남한 병사들은 주먹을 불끈 쥐고 팔에 잔뜩 힘을 준 태권도 준비 자세로 북한 병사들의 얼굴을 노려보며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남한과 북한 모두 키도 제일 크고 가장 위압적인 병사들을 선별하여 DMZ 철책을 지키는 임무를 맡겼다. 그러나 철조망과 지뢰밭 양쪽에서 분출되는 이런 형식적 증오감도 결국에는 예측 가능한 내일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20세기의 분단국들이었던 독일, 베트남, 예멘의 경우에서 보듯, 분단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든 통일의 힘은 결국 예기치 않게, 또 때로는 폭력적이고 매우 빠른 속도로 개가를 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p.21~22

지리에 대한 감각을 일깨우기 위해서는 먼저 감각의 상실이 가장 심했던 최근 역사의 특정 시기에 주의를 기울여 그렇게 된 연유를 밝히고, 그것이 우리의 세계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물론 감각의 상실은 서서히 일어난다. 하지만 그것이 가장 심하게 일어난 때를 꼽으라면 나는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직후라고 답하겠다. 베를린장벽의 붕괴로 지리와 기복지도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높아지고, 인접한 발칸 지역과 중동도 그 지도로 예견 가능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인위적 경계였을망정 베를린장벽이 사라지자 우리는 진짜 지리적 장벽이 우리를 여전히 가르고 있고 우리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는 판단력마저 상실했기 때문이다. --- p.31

볼셰비키도 전 세계 모든 노동자들의 단합을 외친 이데올로기를 표방했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방만한 육지세력이라는 “오래된 문제”, 다시 말해 주변 지역이 공격당할 수 있는 위험 앞에서는 현실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방에 인접국을 둔 편평한 대륙 국가라는 지긋지긋한 사실은 지배자가 누가 됐든 러시아가 언제나 직면해야 되는 현실이고, 그래서 볼셰비키도 그들을 앞서간 차르들과 마찬가지로 그 결점을 메우기 위해 제국주의자가 되어 몰도바인, 체첸인, 조지아인, 아제리인, 투르크멘인, 우즈베크족, 카자흐인, 타지크인, 키르기스인, 부랴트-몽골족, 타타르족, 그 밖의 모든 민족을 러시아에 복속시킨 것이다.
--- p.258~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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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자료에 기초한 로버트 카플란의 이 중요하고 매혹적인 신작은 지리야말로 파라오 시대의 이집트로부터 아랍의 봄이 폭발한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이르는 국가들의 운명을 결정지은 지배적 요소였다는, 오랜 진실을 일깨워준다.
- 헨리 키신저

로버트 D. 카플란은 지리를 해부용 메스처럼 능란하게 다루어, 세계화로는 설명할 수 없는 국제 관계와 분쟁들을 낱낱이 파헤친다. 『지리의 복수』에는 작금의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미래에는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가 날카롭게 분석돼 있다. 지난날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을 접목시켜 각 지역 단위로 형세를 분석한 서술 방식으로 인해 『지리의 복수』는 수준 높은 연구 내용과 재미있으면서도 알찬 정보로 가득한, 결코 놓칠 수 없는 읽을거리로 자리매김했다.
- 이언 브레머 (『리더가 사라진 세계Every Nation for Itself』의 저자 겸 유라시아 그룹 회장)

로버트 카플란이 이 비범한 작품에서 중심 논제로 삼은 것은 역사 형성 과정에서의 지리의 중요성이다. 수백 년에 걸친 인간 승리와 투쟁의 역사가 담긴 이 작품에는 저자가 지난 30년간 갈고닦은 학식과 여행의 내공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그런 저자의 광범위한 분석의 핵심에는 지금이나 앞으로나 지리는 인간의 행동에 지속적 영향을 미치리라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
- 제임스 F. 호지 주니어 (미국외교협회 고문)

지리는 운명이다. 지당한 말씀이다. 역사도 운명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21세기가 역사의 완성이 아닌 역사의 반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로버트 카플란의 『지리의 복수』에는 지난날의 단층선들이 어떻게 다시금 모습을 드러낼 것인지가 설득력 있게 묘사돼 있다. 카플란은 “21세기에는 미국에서 메스티소가 섞인 폴리네시아 문명이 등장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거침없이 쏟아낸다. 미국의 전략 사상가들은 어째서 미국이 직면하게 될 진정한 도전들을 예측하지 못했는가? 카플란의 『지리의 복수』는 그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중한 책이다.
- 키쇼어 마부바니 (『거대한 융합The Great Convergence』의 저자)

지리와 역사의 절묘한 조합이 돋보이는 이 탁월한 작품에서 로버트 카플란은 예리한 통찰력으로 전 세계의 미래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경제와 정치적 추세를 전망한다. 완숙한 필치에 예지력과 역사적 사실들로 가득한 이 수작은 세계 전략에서 지리가 차지하는 중심적 역할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미국이 그와 관련해 얻게 될 이익을 평가할 방법을 제시해준다.
발리 나스르 (『시아파의 부활The Shia Revival』 『이슬람 자본주의의 흥기The Rise of Islamic Capitalism』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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