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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3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274g | 130*185*20mm
ISBN13 9791158541286
ISBN10 1158541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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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발끝에 눌리는 낙엽의 바스라짐도, 한 낮의 나른함도 모두가 낭만적인 날들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읽었다. 제목만 들어도 짜릿했다. 왠지 소녀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시절로 돌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고 누군가에게 무턱대고 물어보고 싶었다.
이제는 지나쳐버린 사랑에 대한 감정이 전율하듯 일어났다. 나는 다시 열정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프랑수아즈 사강은 프랑스의 여류작가로 19세 때 발표한 「슬픔이여 안녕」?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사랑의 감정을 아주 섬세하고 미묘한 분위기로 이끌어 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나 또한 그녀의 작품을 읽으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나갔다. 그 떨림, 그 황홀함, 그 울림. 모두 그녀 덕분에 내가 느꼈었던 잊힌 감정이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사강이 스물넷의 어린 나이에 썼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여성의 세밀한 심리 묘사와 절절한 사랑의 감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 표지 그림부터 황홀했다. 샤갈의 ‘생일’?이라는 작품이다. 그림 속에는 연인들의 사랑하는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황홀함에 이끌려 공중으로 붕 뜬 느낌. 나도 느꼈던 사랑의 감정이다.
서른아홉인 폴은 오랜 연인 로제와의 익숙해진 사랑에 권태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열네 살이나 어린 시몽의 등장은 그녀를 다시 열정적인 사랑으로 빠지게 만들었다. 또한 나이 차이로 인한 주변의 모욕적인 시선에 괴로워하며 순간적으로 빠져드는 시몽의 헌신적인 사랑에 행복해 하기도 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그녀가 이제껏 잊고 있던 모든 것,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모든 질문을 환기시키는 것처럼 여겨졌다. 자기 자신 이외의 것, 자기 생활 너머의 것을 좋아할 여유를 그녀는 여전히 갖고 있기는 할까?
--- p.57

시몽이 폴에게 데이트를 하기 위해 던진 이 한마디는 폴을 눈뜨게 했다.
이제까지 자신이 알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한낱 허상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로제를 사랑하는 자신도 실제의 자신의 모습은 아닐 거라는…
폴은 실제로 자신이 브람스를 좋아하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이 모르는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그 질문을 쫓아 자신을 알아가고 싶었는지 모른다. 지금 이 순간 느슨해진 사랑 앞에서 습관처럼 이루어지는 사랑 앞에서…
폴은 사랑하면서도 처절히 외로웠다. 사랑 때문에 고통 받은 폴은 또다시 다른 사랑 때문에 행복하지만 또다시 그 사랑도 예전과 같은 사랑으로 끝남을 알고 있다. 폴이 다시 돌아간 익숙한 사랑은 시몽을 만나기 전과 조금도 변함없이 흘러갔다.
다시 돌아간 폴은 행복할까? 아님 그 익숙한 권태로움도 사랑일까?
사강이 말했다.
‘나를 파괴할 권리’?를
폴의 사랑은 안주함으로 끝이 났다. 폴은 자신을 멋지게 파괴할 권리를 놓친 것 같다.
시몽이 폴을 향해 내민 구애의 손길이 그립다. 언제부턴가 익숙해져버린 내 심장에 한 점을 찍고 간 시몽을 향해 따스하게 등 두드려 주고 싶었다.
‘네 사랑은 아름다웠다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며 누군가 내게 티켓 한 장을 내민다면…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떨리기 시작한다.
난 아직도 사랑에 목마르다.
누군가에게는… 난 의미 있고 싶다.
그렇다.
사랑이라면
최소한 누군가에게는 안정감 속에서 서글픈 행복을 끌어내게는 하고 싶지 않다.
소설처럼 세상이 가을비에 젖어 번들거리고 있다.
사랑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누군가에게는」 전문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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