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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아이는 울지 않는다

옆집 아이는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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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57쪽 | 276g | 125*192*20mm
ISBN13 9788932030906
ISBN10 89320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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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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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은 알을 밴 독사와 누룩뱀을 주문했었다. 땅꾼은 독사만 두 마리 푹 고아도 입에 도는 쓴맛이 그리 역겨울 정도는 아닐 거라고 말했지만, 샤넬은 기어코 누룩뱀과 섞어 쓴맛을 제거하라고 명령조로 못을 박았다. 샤넬은 선글라스를 벗고 영 꺼림칙한 표정으로 집 안을 둘러보았다. 집에서 주문을 해 먹는 뱀탕을 그녀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꾼들이 뱀탕을 달여 팔 때 국물 뽀얀 초탕은 제 가족들을 먹이고 재탕한 것을 팩으로 담아 판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탕 달이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아들 비위에 맞는지 살피고 돌아갈 심산으로 기어코 강원도까지 차를 몰고 온 것이다. ---「뱀」중에서

얻어맞아보지 않고서는 자신의 약한 부위를 알 수 없다. 또한 자신의 약점을 아는 사람만이 그것을 보완하려는 의지로 강해질 수 있다. 10분은 버틸 거라던 상처는 한 라운드가 끝나기 무섭게 아가리를 쩍 벌리고 피를 쏟아냈다. 박 코치는 보조 세컨드에게 욕을 퍼부으면서도 섣불리 내게 경기를 포기하라고 말하지 못한다. ---「공이 울리면」중에서

처녀는 아까까지 노파의 침을 닦아주던 거즈 수건을 집어 손가락에 대고 둘둘 감는다. 양 손가락으로 노파의 입을 벌린다. 파먹고 버린 밤 껍질 속처럼 텅 빈 입속. 수십 마리의 잉어가 흘러들어간 입속. 처녀는 뭉쳐진 거즈를 노인의 입안에 집어넣고 힘껏 목구멍까지 찔러 넣는다. 노파의 눈이 커지며 팔다리가 미약하게 움칠거린다. 시퍼런 살기를 뿜어내던 처녀의 눈빛이 서서히 희미해져갈 무렵, 쑤셔 넣었던 거즈를 꺼낸다. 노인은 젖을 빠는 아이처럼 가쁘게 숨을 들이마신다. ---「잉어」중에서

나는 애타게 갈망하던 것을 마주하거나 얻게 되면 정작 마음 놓고 즐기기는커녕 겁부터 집어먹는 편이다. 어릴 때부터 그래왔다. 몇 달 동안 돈을 모아 미니 카를 겨우 구입하고 나서는 기껏해야 인적이 드문 뒷골목에 들고 가서 작동시키거나 책가방에 숨기고 다니며 혼자 만족하는 것이 전부였다. 미니 카를 꺼내 보이면 모두들 꼴에 어울리지 않는 걸 갖고 다닌다며 비웃을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니 카가 고장이 나면, 그제야 비로소 내 것이 된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던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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