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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길 산티아고

치유의 길 산티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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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27쪽 | 582g | 148*210*30mm
ISBN13 9788958243625
ISBN10 895824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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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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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이곳에 묵었던 두 남자분이 『순례자』란 책을 뒷사람을 위해 남겨 두고 갔다. 기차 타고 가면서 읽고, 나는 또 다른 순례객에게 넘겨줄 것이다. 순례란 무언가를 찾기 위해 떠나는 여정이고, 어쩌면 그 찾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사명일 수도 있다. 나에게도 무엇인가 사명이 있을 테고, 그 사명을 찾고자 힘들고 두렵고 주저하면서도 이 길을 가는 것이다. (‘루르드에서 카미노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중에서)

오늘은 산티아고길 순례의 본격적인 첫날이다.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은 여러 루트가 있는데, 내가 걷고자 하는 길은 프랑스의 셍장삐에드뽀르에서부터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약 800km에 이르는 프랑스길Camino France이다. 산티아고Santiago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였던 야고보 성인Saint James을 칭하는 스페인식 이름인데, 그 도시에 그 성인의 무덤이 있다. (‘첫날부터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 가다’ 중에서)

지난번에 J양과 산티아고 순례를 왔을 때, 우리는 세상에서 너무 힘들게 살았으니 이 힘들다는 메세타 고원 길은 굳이 안 걸어도 될 것 같다고 합의를 보고, 부르고스에서 레온까지 버스로 이동했었다. 그런데 레온을 지나 첫 번째 알베르게에 들렀을 때 우연히 읽은, 어느 한국인이 벽에 써 놓고 간 글귀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제 세상에 나가서 어떤 힘든 일도 기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메세타를 걷고 난 소감이었는데, 그 길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말이 다 나왔을까? 그리고 나도 그런 성취감을 직접 맛보고 싶었었다. 그때의 미련이 남아 이번에는 어떤 어려움이 닥친다 해도 메세타만은 꼭 걸으리라 다짐했다. 그토록 벼르고 별렀던 이 길을 지금 걷고 있는 것이다.
아침과 달리 한낮의 대평원을 걷는 것은 그야말로 고통이다. 기온이 최고 31도까지 올라가 온몸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모자도 소용이 없다. 위에서 내려오는 열기에 얼굴이 다 익는다. 반바지를 입었더니 종아리도 빨갛게 익었다. 정말 너무 덥고 갈증이 나는데 나무도 물도 보이지 않았다. 물 한 방울 나무 그늘 하나가 그렇게 간절할 수가 없다. 이러다 일사병에 걸려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발에는 물집이 잡혀 걸을 때마다 쓰리고 아픈데 잔돌들은 어찌나 자주 들어가는지. 잔돌과 모래가 물집을 자극할 때면 나도 모르게 “악!” 소리가 나온다. ‘과연 내가 이 길을 걸어야 할까? 걸을 수 있을까?’ 메세타는 성취의 기쁨을 주겠다고 나를 불러 놓고는 매 순간 극한의 인내를 시험하며 이제 그만 포기하라고 유혹한다. (‘영혼의 길’ 중에서)

오늘 이곳에서 젊은이들과 함께 난생처음으로 소몰이 축제를 보았다. 순례 중에 현지의 축제를 보게 되다니 역시 인생은 타이밍인가? 우린 소몰이 축제를 어떻게 하는지 모두 궁금해했다. 동네 끝 어느 지점에서 몇 마리의 소들이 튀어나오고 그 앞에서 마을 청년들이 달린다. 소도 사람도 흥분하여 미친 듯이 달린다. 어찌나 빠른지 위험해 보인다. 거리와 골목에는 구경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 울타리를 둘러쳐 놓았다. … 이어 투우 경기장 같은 곳에서 마을 사람들이 악기에 맞춰 노래하며 춤을 추고, 관람석 아래 운동장에선 마을 청년들과 소들 사이에 한바탕 싸움이 시작된다. 이곳 청년들은 평소에 훈련이 되어 소를 능숙하게 다룬다. 부딪히려는 순간 잽싸게 허리를 틀어 피하고 정면으로 소를 뛰어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 한국 청년 한 명이 여기에 또 도전을 한다. 22살에 이제 갓 군대를 제대했으니 패기가 넘쳤다. 날쌘돌이처럼 요리조리 피하며 온갖 쇼를 벌이니까 구경하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올린다. 그 순간 청년이 달아나다가 소에 엉덩이를 들이받혀 넘어졌다. 천만다행으로 소가 더 이상 들이받지 않고 딴 곳으로 간다. 우리는 모두 놀라 큰일 났다고 어쩔 줄 몰라 하는데, 한참 있다가 이 청년이 일어나더니 운동장을 한 바퀴 돌고 또 쇼를 한다. 그때부터 “코레아! 코레아!” 난리다. 이곳 사람들은 정말 정열적이다. 소몰이가 끝나고 청년들과 함께 바에 갔는데, 길목에서 사람들이 이 청년을 알아보고 모두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사진 찍고 끌어안고 심지어 헹가래까지 아주 인기 폭발이다. 그 덕에 우리도 행복했다. (‘소몰이 축제’ 중에서)

버스를 타고 오면서 예전 생각이 많이 났다. 지난번 순례 때 나는 레온에서 J양과 헤어진 후 이틀에 걸쳐 혼자 이 길을 걸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그것도 땡볕에 아스팔트 길로만. 먹을 것도 없고 바도 없었다. 그 길로 지금 버스가 달린다. 그때의 고생에 비하면 오늘은 차라리 호강이다. 달리는 버스의 미세 진동을 타고 사르르 졸음이 몰려온다. 눈은 자꾸 내리감기는데 그때의 추억을 돌아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이따금씩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래도 그들은 아스팔트가 아니라 도로 옆으로 나란히 난 숲길을 걷고 있다. 차도 흔들리고 사람도 흔들리고 풍경도 흔들리고 추억까지 아련히 흔들린다. … 그때 J양과 헤어진 후 혼자서 매일매일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어쩌면 그제야 비로소 진정한 순례가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혼자라는 두려움 속에서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작은 자신감을 얻었었다. 그때의 경험이 이번 순례의 밑천이 되었다.
오늘 아침의 말씀은 ‘화해和解’이다. 화해에는 ‘불화不和’가 전제되어 있다. 내 안에서 아직 거부되는 사람들…. 마음속에 불화를 담은 채 겉으로만 화해할 수도 있다. 얼굴에 짐짓 웃음을 띠고 마음에 없는 좋은 말로 화해를 청할 수도 있다. 마음만 먹으면 이런 화해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진정한 화해일까? 그렇게 하기는 싫다. 그것은 웃는 낯으로 내면의 불화를 포장하는 것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즉, 화해는 ‘내면에서부터의 불화의 극복’이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내 영혼이 거리낌 없이 자유로울 때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지리라. 그러나 한편으로 화해는 ‘결단’이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경배하기 전에 먼저 화해부터 하라 하신다. 마음이 하느님을 모시는 성전이니 그 안에 불화를 담아 둘 수는 없다. 그러니 ‘먼저 화해하라.’는 말씀으로 결단을 촉구하시는 것 같다. (‘화해와 용서를 구하옵니다’ 중에서)

그다음 동네를 지나면서 냇가가 나오는데, 예전에 할머니들이 거기 나와서 빨래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스페인의 여느 곳과 달리 이곳은 꼭 우리나라 시골 모습이다. 길에는 소들이 다니면서 아무 데나 똥을 싸기 때문에 잘 보고 피해 다녀야 한다. 노인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이 농사도 짓고 양도 키우고 과일도 따고 아주 소박한 모습이다. 계속 숲이다. 특히 유칼립투스 숲이 아주 무성했다. 메세타와는 정말 비교가 되는 곳이다. 한국은 지금 폭염과 가뭄으로 난리라는데 이곳은 여름인데도 한기를 느낄 정도로 시원하다. … 걸어오는 도중에 보니 그저께 벤타스 데 나론의 알베르게에서 함께 묵었던 어린 남매들이 오늘은 다리가 아픈지 나귀 등에 나란히 타고 있다. 엄마는 나귀를 끌고 아빠는 무거운 배낭을 메고 한 가족이 나란히 오고 있었다. 아름답고 뭉클한 광경이었다. 어릴 때부터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멋진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는가. 저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한 이 순례의 기억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평생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두고두고 이날을 떠올릴 것이다. 짧은 인생을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추억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우리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 정말 너무 아쉽다.
산티아고 순례길 중에서도 사리아 이후부터의 길은 어느 계절에 와도 정말 아름답고 시원하다. 예전에 가을에 왔을 때는 길에 밤과 도토리들이 지천에 깔려 있었다. 그리고 옷 속으로 스며드는 쌀쌀한 가을 날씨 때문에 흠뻑 낭만에 젖곤 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그 느낌을 잊지 못해 가을만 되면 숲길을 걸으면서 그때를 추억하곤 했다. 이곳에 다시 오니 비록 발은 아파 괴롭지만 그때의 추억이 떠올라 더없이 감사한 마음이다. 이런 추억이 내 삶과 믿음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준다. (‘고행과 보속으로 주님께 가는 길’ 중에서)

피스테라로 가는 동안 창밖으로 대서양의 푸른 바다를 한없이 바라보았다. 가슴이 탁 트이고 눈이 다 시원해졌다. … 버스에서 내려서 3km 정도, 왕복으로는 6km를 또 걸어야 한단다. 나는 또 정보도 없이 나선 것이다. 이제는 걷는 것이 너무 싫다. 나의 몸이 ‘이제 그만!’ 하고 아우성을 치는 것 같았다. 다시 힘을 내어 마지막 워킹이라 생각하고 걷기 시작했다. 계속 바다를 보면서 걸으니까 새로운 힘이 솟아난다. 날씨가 화창해서 너무나 감사했다. …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는 없으나 볼수록 아름다운 바닷길이다. 한참을 올라가니까 마지막 산티아고 순례길 표시가 0km를 알렸다. 영화에서나 사진으로 많이 봤던 ‘구두’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에는 무엇인가를 태우고 간 흔적들이 많이 있었다. 나는 무엇을 태울까? 나의 비좁아 터진 이 못된 마음을 태워 버려야겠다. 다시는 옹졸한 모습으로 살지 않도록 훨훨 태워 버려야겠다. 이제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라면서 말이다. 한참을 앉아서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젯밤 이곳에서 묵었더라면 해넘이와 해돋이까지 볼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쉬웠지만 이것만으로도 나에게는 넘치는 선물이었다. 험난한 순례의 여정을 함께한 내 다리에 고맙다고 말해 주었다. 눈으로는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은 묵상의 바다에 침잠했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나는 행복해요’ 중에서)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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