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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1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424g | 137*210*30mm
ISBN13 9788952763266
ISBN10 895276326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나쓰메 소세키가 “문단에 다시없을 작가”라고 극찬했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일본 근대문학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는 작가이다. 35년이라는 짧은 생을 단거리 주자처럼 내달리며 150편에 이르는 단편과 거의 동일한 양의 동화, 수필, 평론, 기행문 등을 집필한 그는 모든 열정을 불꽃처럼 연소시킨 뒤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세계문학의 숲’이 소개하는 열세 번째 작품은 일본 근대문학을 이끈 천재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대표작을 담아낸 단편집 《지옥변》이다. 최고의 일본문학 전문번역가로 손꼽히는 양윤옥 씨에 의해 엄선되어 깊이 있는 번역으로 탄생한 이번 단편집은 일본 근대문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다이쇼 문학의 진수를 보여준다. 표제작 〈지옥변〉을 비롯해 이 책에 실린 〈라쇼몬〉 〈코〉 〈참마 죽〉 〈게사와 모리토〉 〈덤불 속〉 〈밀감〉 〈오긴〉 〈파〉 〈바닷가〉 〈갓파〉 〈톱니바퀴〉 〈점귀부〉 〈아이의 병〉 그리고 〈문장〉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당시 유행했던 자연주의를 거부하고 고전이나 현대문학에 새로운 해석을 더해 명확한 주제로 풀어낸 대표작들로, 일본 단편문학의 새 지평을 연 작품들로 손꼽힌다.

일본의 국민작가라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의 찬사를 받으며 데뷔해 문단의 총아로 일세를 풍미하고 불꽃처럼 연소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다자이 오사무, 미시마 유키오 등 후배 작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문예춘추사의 사장이던 기쿠치 칸은 요절한 문우를 기념하여 1935년에 아쿠타가와상을 제정했다. 일본 순문학 최고의 영예로서 아쿠타가와상은 해마다 개성이 뚜렷한 신진작가를 배출하는 문학의 산실이 되어 지금도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제1부 쇠퇴해가는 세계
라쇼몬

참마 죽
게사와 모리토
지옥변
덤불 속

제2부 근대의 심상풍경(心象風景)
밀감
오긴

바닷가
신기루
갓파
톱니바퀴

제3부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집
점귀부
아이의 병
문장

저자 소개 (2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나쓰메 소세키, 모리 오가이와 함께 일본이 낳은 최고의 작가로 꼽히며
일본 근대문학사에 천재라는 이름으로 남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압도적인 재기와 선명한 필력으로 완성한 단편문학의 정수


1. 작품 소개
일본 근대문학의 화룡점정,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나쓰메 소세키가 “문단에 다시없을 작가”라고 극찬했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일본 근대문학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는 작가이다. 35년이라는 짧은 생을 단거리 주자처럼 내달리며 150편에 이르는 단편과 거의 동일한 양의 동화, 수필, 평론, 기행문 등을 집필한 그는 모든 열정을 불꽃처럼 연소시킨 뒤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근대화의 거센 조류를 타고 대폭적인 제도 개혁과 문명개화가 진행된 메이지 시대에 태어나, 신문화가 만개한 다이쇼 시대를 풍미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동서양(東西洋), 신구(新舊) 문명의 혜택을 온몸에 받으며 성장했다. 공부를 좋아하는 수재로, 중산층 계급에서 평화롭게 자라 세속적인 고생의 경험이라고는 없었던 아쿠타가와는 서적을 통해 인생을 탐구하고 고전에서 작품의 소재를 따오는 전형적인 서재인(書齋人)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바킨(馬琴), 산바(三馬), 지카마쓰(近松) 등의 일본 고전문학과 《서유기》 《수호지》 등 중국고전을 탐독했던 그의 독서력은 사춘기를 넘기면서 당대 작가였던 이즈미 교카, 오자키 고요, 도쿠토미 로카, 그리고 입센, 아나톨 프랑스, 투르게네프 등의 외국문학으로 확대되었다. 특히 스트린드베리, 보들레르, 와일드 등 19세기 말 문예를 탐독했다. 또한 순수한 도쿄내기로서 일본 전래의 취미, 세련된 감각, 예술에 대한 특별하고도 예리한 감수성, 인간관계에 세심한 배려를 보이는 도회인(都會人)이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아쿠타가와는 고전의 재해석을 다룬 작품들은 물론 현대적 감각의 자전적 소설은 물론, 다른 동시대의 작가에게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초현실과 신비, 괴기한 이야기까지 폭넓은 필력을 선보였다.

우아전려(優雅典麗)한 언어와 능숙한 문장이 빚어낸 명작

1951년 베네치아국제영화제의 그랑프리가 발표되었을 때, 사람들은 놀라움과 찬사를 금치 못했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아시아 전역을 십자포화 속으로 몰아넣었고, 패망하여 전 세계 앞에 무릎을 꿇었던 패전국 일본의 감독이, 그것도 전쟁의 폐해가 수습도 되기 전에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던 것이다. 당시 수상작은 〈라쇼몬〉. 일본의 고전 민담집 《곤자쿠모노가타리(今昔物語)》에서 소재를 따온 아쿠타가와의 단편소설이 영화의 원작이었다.

“고전적이고 속세를 떠난 설화 세계를 현대 생활권에 아무런 유보도 없이 쓰윽 밀고 들어오는 선명한 글 솜씨는 참으로 감탄할 만하다. 〈라쇼몬〉과 〈코〉는 아쿠타가와가 아직 대학생이던 스물세 살 나이에 실질적인 처녀작으로서 잡지에 발표한 단편인데, 거기에는 이미 충분하게 완성된 유려하고도 활달한 문체가 있다. 도저히 무명의 대학생이 쓴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어떻게 봐도 숙련된 작가가 쓴 작품으로 읽히는 것이다.” _무라카미 하루키

〈라쇼몬〉은 아쿠타가와가 도쿄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15년에 발표한 첫 단편소설로, 헤이안 왕조 말기의 황폐한 수도 교토를 무대로 기아 직전의 상황에 떨어진 일반 백성의 선악에 대한 심리적 동요를 현대적인 심리주의 기법으로 꼼꼼하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아쿠타가와는 해박한 고전 지식을 바탕으로 전혀 새로운 현대적 분석을 가하는 역사물을 연달아 발표했고, 이때부터 그의 창작 활동은 둑이 터진 듯 활발해졌다.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힌 아쿠타가와는 자신의 예술관을 담은 회심의 작품을 발표했다. 그의 예술관은 작가의 실생활뿐만 아니라 일상성에 휩쓸려가는 인생 그 자체를 예술과 맞바꾸어도 아무 후회가 없다는 철저한 예술지상주의였다. “작가의 ‘참된 인생 증명’은 글을 쓴다는 행위 속에만 존재하고 그 밖의 일상생활은 모조리 인생의 잔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던 그의 예술관은 병풍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딸을 불태우는 〈지옥변〉의 화가 요시히데를 낳았다. 1918년 7월부터 오사카 마이니치신문에 연재했던 〈지옥변〉은 섬세하고 화려한 묘사와 고전적 풍취를 가진 작품으로, 이 작품이 들어 있는 세 번째 단편집 《꼭두각시 놀이꾼(傀儡師)》(1919년)은 아쿠타가와 문학의 정점으로 손꼽힌다.

일본 근대문학을 이해하기 위한 단 한 권의 책
‘세계문학의 숲’이 소개하는 열세 번째 작품은 일본 근대문학을 이끈 천재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대표작을 담아낸 단편집 《지옥변》이다. 최고의 일본문학 전문번역가로 손꼽히는 양윤옥 씨에 의해 엄선되어 깊이 있는 번역으로 탄생한 이번 단편집은 일본 근대문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다이쇼 문학의 진수를 보여준다. 표제작 〈지옥변〉을 비롯해 이 책에 실린 〈라쇼몬〉 〈코〉 〈참마 죽〉 〈게사와 모리토〉 〈덤불 속〉 〈밀감〉 〈오긴〉 〈파〉 〈바닷가〉 〈갓파〉 〈톱니바퀴〉 〈점귀부〉 〈아이의 병〉 그리고 〈문장〉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당시 유행했던 자연주의를 거부하고 고전이나 현대문학에 새로운 해석을 더해 명확한 주제로 풀어낸 대표작들로, 일본 단편문학의 새 지평을 연 작품들로 손꼽힌다.
일본의 국민작가라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의 찬사를 받으며 데뷔해 문단의 총아로 일세를 풍미하고 불꽃처럼 연소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다자이 오사무, 미시마 유키오 등 후배 작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문예춘추사의 사장이던 기쿠치 칸은 요절한 문우를 기념하여 1935년에 아쿠타가와상을 제정했다. 일본 순문학 최고의 영예로서 아쿠타가와상은 해마다 개성이 뚜렷한 신진작가를 배출하는 문학의 산실이 되어 지금도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구름 위의 존재로, 나는 모방조차 하지 못했다.
다자이 오사무
등이 오싹할 정도로 번뜩이는 재기 [……]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우며 아름답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라는 작가는 일본문학에 있어서 하나의 흔들림 없는 정점으로서,
공유되는 지적 기반으로서, 살아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아쿠타가와는 인생을 은 핀셋으로 농(弄)하였다.
기쿠치 칸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인간 행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맑은 눈을 제공한다.
뉴욕 타임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자신의 모든 재능을 작품에 연소시키고 단거리 주자처럼 짧은 생애를 내달렸다.
나카무라 신이치로 (평론가)

회원리뷰 (5건) 리뷰 총점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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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퀘*버 | 2020.05.2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시원(퀘이버)햇볕 너머의 그림자   ‘정치적 올바름’이라 불리는 움직임은 이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꽤 많은 사람이 편견을 타파하고자 편견적이고 차별적으로 다가오는 단어의 대체 표현을 제안하고, 나아가서는 비도덕적인 묘사가 있는 작품을 비판하기도 한다. 이는 분명 모두가 웃는 사회를 위한 발걸음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의를 향하는 지나친 열의로 인해 작;
리뷰제목

이시원(퀘이버)

햇볕 너머의 그림자

 

정치적 올바름이라 불리는 움직임은 이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꽤 많은 사람이 편견을 타파하고자 편견적이고 차별적으로 다가오는 단어의 대체 표현을 제안하고, 나아가서는 비도덕적인 묘사가 있는 작품을 비판하기도 한다. 이는 분명 모두가 웃는 사회를 위한 발걸음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의를 향하는 지나친 열의로 인해 작품의 내용조차 읽지 않고 작품의 설정만을 접한 채로 성급하게 작품의 비도덕성이나 차별성을 판단하는 사람 역시 늘고 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작품 지옥변에 나오는 화가 요시히데는 출중한 그림 실력을 지녔으나 도덕적으로 따라붙는 소문은 흉흉하기 짝이 없는 자다. 작중 영주는 요시히데의 예술관을 두고 추악한 것만 좋아한다라고 말한다. 이에 요시히데는 그림을 껍데기로만 아는 화가들은 추악한 것의 아름다움을 알 리 없습니다.’라 답한다. 이는 미와 대비되는 추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아름다움의 가치를 모른다는 일침이다. 이 부분에서 작가는 요시히데와 영주를 통해 일반적인 가치관과 작가주의적 가치관의 대립을 그려낸다.

작중 두 사람의 입장이 대립하는 키워드는 그림 지옥변이다. 지옥변이란 지옥에서 고통받는 망자들을 묘사하는 그림 지옥변상도의 줄임말이다. 지옥변상도에 나오는 망자들은 알몸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요시히데의 지옥변은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람이 살아 움직이는 듯 묘사한다. 요시히데는 사실주의를 표방한 화가로 그려진다. ‘무엇이든 자기 눈으로 보지 않으면 그릴 수 없다라고 자신을 평가하는 한 마디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런 사실주의자가 가진 미의 기준이 추한 것이기에 사실주의를 추구하고자 하는 그의 행동은 음습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화자가 말하는 것보다 그의 성정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요시히데의 손에서 자란 그의 딸이 항상 모나지 않은 인품을 칭찬받았다는 묘사는 예술을 우선시하는 그에게도 인간성이라는 경계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 경계선을 시험받는 순간이 바로 발표 당시에도 그 파격적인 내용으로 사람들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야기의 절정 부분이다. 애지중지하던 딸이 탄 가마가 불에 삼켜지는 광경을 예술의 소재로 삼는 화가의 묘사가 비도덕적이라는 비판의 의견을 보낸 소설가 코지마 마사지로에게, 작가는 지옥변햇볕 설명그림자 설명이 있다는 답신을 보낸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저서 책을 읽는 방법에서 말한 것처럼 작가가 배치한 단어와 문장 하나하나가 의미를 갖고 다가오는 것이다. 작가가 어째서 영주에게 편향된 서술을 하는 관리를 화자로 택해 영주를 필사적으로 변호하고 요시히데를 비난하도록 만들었을지 생각하는 순간 햇볕 설명그림자 설명으로 독자를 이끈다. 그런 관점에서 다시 이 절정부를 본다면, 도덕이라는 주위의 통념과 예술이라는 내면의 자아 속에서 고뇌하던 요시히데가 자기와 똑같은 이름이 붙은 원숭이의 분신焚身과 함께 도덕이나 가족애 같은 통념마저 불사르며 예술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장면을 통해 아쿠타가와는 생전 주장했던 예술지상주의의 체현을, 인간을 초월하여 마치 부처와 같다는 표현으로 묘사한다.

지옥변이 아직도 칭송을 받는 이유는 바로 요시히데와 보통 사람 간에 일어나는 사상적 마찰을, 화자를 이용한 서술 트릭으로 현실에 재현해냈다는 점이다. 작가는 요시히데의 입을 빌려 미와 대비되는 추를 다뤄야 미가 완성된다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통신이 발달하여 많은 양의 정보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지금의 상황을 흔히 정보의 홍수라고 표현한다. 텍스트의 소용돌이 속에서 익사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고자 속독이라는 트렌드를 부른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겉핥기로 읽은 글은 통찰을 부르지 못한다. 만약 그것이 현대의 통념에 맞지 않는 글이라도 이 글이 현대와 어떻게 다르고, 작품이 하는 주장을 어떤 방향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고민한다면 자신의 신념을 더욱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옥변은 익사의 위기에 처한 현대인의 기도를 날카롭게 찌르는 물이며, 동시에 정보의 바다에서 조난 당한 우리에게 주어진 구명 튜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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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산한 충격과 기이한 공감을 주는 작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활**독 | 2016.04.24 | 추천4 | 댓글1 리뷰제목
일본 문학의 거장 나쓰메 소세키의 문하생이 되자마자 그의 인정과 찬사를 받고 일약 전도유망한 신진작가로 부상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그는 정신장애를 일으킨 어머니로 인해 삼촌 부부의 양자로 입적해 성장했다. 사는 내내 모친의 정신병이 유전될까 봐 전전긍긍해야했던 그는 다행히도 예술과 문학에 조예가 깊었던 가풍 덕으로 어려서부터 당대의 저명한 문학과 음악은 물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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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학의 거장 나쓰메 소세키의 문하생이 되자마자 그의 인정과 찬사를 받고 일약 전도유망한 신진작가로 부상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그는 정신장애를 일으킨 어머니로 인해 삼촌 부부의 양자로 입적해 성장했다. 사는 내내 모친의 정신병이 유전될까 봐 전전긍긍해야했던 그는 다행히도 예술과 문학에 조예가 깊었던 가풍 덕으로 어려서부터 당대의 저명한 문학과 음악은 물론이고 역사까지 두루 섭렵하며 역사가의 꿈을 키운다. 그러다 고등학교 동기들과 함께 동인지(<신사조> 간행 후 처녀작 『노년』발표로 작가활동 시작) 활동을 하게 되는데, 이는 그가 작가로 입문하는 계기가 된다. 이후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작가는 그의 필생의 업이 된다.

 

해마다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과 작가에 주목해왔던 나는 정작 그의 삶과 작품에 대한 지식이 일천했다. 기껏해야 치사량의 수면제를 먹고 자살했다는 것과 나쓰메 소세키의 문하생이라는 정도밖에는. 『지옥변』은 그렇게 ‘언젠가는 반드시 훑어봐야 할’ 필독서였고, 마침내 만난 소설은 그야말로 놀라움과 신선 그 자체였다. ‘과연 이래서 아쿠타가와구나’

 

표지사진부터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어둠 속에 파묻힌 얼굴 없는 두 인물, 남자는 긴 그림자와 함께 떡 버티고 서 있고, 기모노 차림의 여성은 다소곳이 두 손을 모은 채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왠지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주먹 쥔 권력남과 그 앞에 한없이 나약해 보이는 여인. 표지그림과 제목을 연결시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지.옥.변. 어떤 모양새의 지옥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없다. 사진의 1/3을 차지하는 어둠과 잔뜩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두 인물의 경직된 자세는 바로 그 불안하기 그지없는 의문 투성의 생지옥을 암시하는 듯하다.

 

『지옥변』에 수록된 모든 단편들은 왜 아쿠타가와를 ‘일본 단편문학의 아버지’라고 일컫는지를 단박에 보여준다. 제 1부 쇠퇴해가는 세계의 첫 단편은 아쿠타가와가 대학 시절 동인지를 통해 발간했던 「라쇼몬」. 헤이안 시대, 주인에게 내쫓긴 한 사내가 비를 피해 라쇼몬 누각에 들렀다가 시체의 긴 머리칼을 뽑는 한 노파를 목격하게 된다는, 음산하고 괴기스러운 이야기는 시작부터 뭔가 굉장한 임팩트를 준다. 그런가 하면 입술 위로 덜렁거리는, 유난히 긴 코로 고전하는 큰 스님이 등장하는 「코」에서는 과거 코 무덤이 생길 정도로 무수히 많은 코를 베었던 전력이 있는 일본의 역사가 잠시 스치면서 그들의 내재된 엽기적 관심을, 나리님의 명을 받고 병풍그림을 그리기 위해 효녀 딸을 희생시키는(화형火刑) 「지옥변」에서는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인간의 잔혹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제 2부 근대의 심상풍경에 이르면 역사와 인간, 삶은 삼각구도의 한 세트로써 묘사된다. 기차 맞은 편 좌석에 앉은 소녀를 내내 불쾌하게 지켜보던 화자가 문득 피로와 권태를 잊게 된다는 내용의 「밀감」, 취미가 고상한 카페 여종업원이 사랑하는 사내와 함께 길을 걷던 중 무척 저렴하게 판매하는 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두 단을 사게 되는 「파」에서는 소시민의 일상적 삶의 고단함을, 불교 신자인 부모를 여읜 후 한 천주교 신자의 양녀가 되었지만, 천주교 박해로 그 일가족마저 화형에 임박하자 과감히 믿음을 버린다는 「오긴」에서는 불가피한 상황에서의 인간의 선택과 그 결과를 못내 아쉬워하며 경멸하는 구경꾼(인간)들의 야만성을 폭로한다. 또 「갓파」는 주변 환경에 따라 몸의 보호색이 바뀌는 카멜레온을 닮은 동물 갓파를 통해 인간 세계의 도덕(선악)과 경제, 예술, 종교 등을 아울러 풍자하고 있다. 특히 작가 자신을 1인칭 화자로 내세운 글은 주인공의 심리와 감정 상태에 대한 감응이 빠른데, 이를테면 이상하게 ‘레인코트’를 자주 보게 되는 작가가 지인의 결혼 피로연에 참석하기 위해 머무르게 된 호텔에서 방화혐의를 받고 자살한 매형의 부고를 접하게 되는「톱니바퀴」가 그렇다. 마지막 장인 제 3부 류노스케의 방은 죽은 누이와 친부모 등 작가의 자서전적 스토리가 주를 이룬다.

 

죽기 직전까지 수면제에 의지하며 우울과 불면증, 위경련, 장염 등 죽음의 그림자와 끊임없이 싸워야 했던 아쿠타가와. 그는 멍한 불안 속에서 자살로써 마침내 자신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기묘한 메타포로 가득한『지옥변』은 작품 전반에 신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흐른다. 그러한 초현실적인 기법은 가독성이 더해져 작품에 대한 몰입을 배가시킨다. 개인적으로 흠모하는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구름 위의 존재로, 나는 모방조차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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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단편문학의 최고 작가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낙* | 2012.08.0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지옥변/아쿠타가와 류노스케/양윤옥/시공사 나쓰메 소세키, 모리 오가이 등과 함께 일본 최고의 작가로 알려진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대표작 <라쇼몬>과 <지옥변>을 비롯한 16편의 단편소설을 수록해 놓았다. 35세의 짧은 생을 자살로 마감하는 동안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던 신경 쇠약증은 어머니의 정신질환이 자신에게 유전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기인하였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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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변/아쿠타가와 류노스케/양윤옥/시공사


나쓰메 소세키, 모리 오가이 등과 함께 일본 최고의 작가로 알려진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대표작 <라쇼몬>과 <지옥변>을 비롯한 16편의 단편소설을 수록해 놓았다.


35세의 짧은 생을 자살로 마감하는 동안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던 신경 쇠약증은 어머니의 정신질환이 자신에게 유전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기인하였다.

그러한 불안감과 외가에 의탁하여 자라났던 어린 시절의 아픔은 작품의 언저리마다 깊이 각인되어 나타난다.


나를, 이 겁 많은 나를 몰아붙여 죄 없는 사내를 죽이게 하는 그 커다란 힘은 과연 무엇인가[,게사와 모리토>] 라는 물음이야 말로 저자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다른 모든 작품들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여러 형태의 모색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자신의 불안감을 때로는 식모살이를 하러 가는 시골뜨기 소녀가 건널목까지 배웅을 나온 동생들을 위해 품속에 감추어두었던 밀감 몇 개를 창문 밖으로 던져주는 광경을 보면서 어지럽게 떨어지는 선명한 밀감 색깔에서 말할 수 없는 피로와 권태를, 불가해하고 따분한 인생을 문득 잊으려 하지만[<밀감>] 그 역시도 결국은 실패로 돌아가게 됨을 알 수 있다.


갓파의 세계로 탈출을 시도하여 보기도 하고[<갓파>] 신경쇠약증에 걸린 자신을 스스로 치유하려고 노력해 보기도 하지만[<톱니바퀴>] 그가 확인한 것은 “너무 우울해서 세상을 한 번 거꾸로 쳐다봤지만 거꾸로 봐도 역시 마찬가지”[<갓파> 237p]라는 사실 뿐이었다.


그는 결국 마음속에 감추어 왔던 말을 증언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어머니는 광인이었으며 한 번도 내 어머니에게서 어머니다운 다정함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점귀부>]


30분도 안되어 써낸 조사는 유족과 친족에게 뜻밖의 감명을 안겼지만 며칠 밤을 고민해서 쓴 소설은 독자들에게 감명을 안겨주지 못하는 현실을 통해[<문장>] 자신의 고민에 대한 모든 모색이 실패하였음을 인정한다.


만일 그가 스스로에 던진 물음에 대한 답과 출구를 발견하였다면 자살로 생을 마감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되었다면 이토록 찬란한 문학작품 역시도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지닌 유아기의 불행한 체험과 어머니의 정신병이 유전될 것에 대한 불안감으로 개인적으로는 불행하였으되 일본 근대 문학을 완성시키는 가장 큰 동인이 되었음은 분명하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자신의 개인적 불행을 문학적으로 완성시켜 스승인 나쓰메 소세키를 능가하는 청출어람을 이룩하였다.

그것은 딸이 가마에 묶인 채 불 타 죽는 것을 보면서도 지옥변 병풍을 완성한 후에야 자살한 광적인 화가 요시히데[<지옥변>]의 또 다른 환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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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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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p*****8 | 202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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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 봐야 할 단편집 중 하나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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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b***b | 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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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잼나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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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h****n |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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