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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안녕

리뷰 총점8.0 리뷰 32건 | 판매지수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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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의 미래 젊은 작가 투표, 전원 1천원 상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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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1년 12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82g | 138*200*30mm
ISBN13 9788963707327
ISBN10 896370732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상품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원본 이미지
김현진은 88만원세대를 대표하는 글쟁이다. 사회와 세상에 대한 관심을, 자신의 생각을 그녀처럼 솔직하고 당당하게 표현하는 에세이스트는 흔치 않다. 처음 세상에 내놓은 책 『네 멋대로 해라』 이후 12년여 동안 여러 권의 책을 쓰고, 「한겨레」 「시사IN」 「프레시안」 「경향신문」 등의 매체에 꾸준히 기고해오면서, 그녀의 글은 줄곧 거침없었다. 세상의 시선에 주눅 들거나 눈치 보지 않고 기꺼이 자신을 드러내면서 강한 호소력을 만들어냈고, 때론 심각하고 우울한 상황에서도 피식 웃게 만드는 위트와 유머로 속시원하게 만들었다. 그런 그녀가 지금껏 꺼내놓지 못했던 이야기들, 자기 안에 묻어두었던 내밀한 기억들을 조용하게 풀어놓았다.

『뜨겁게 안녕』은 이제 막 서른 이후의 삶에 접어든 저자가 써내려간 ‘서울살이’의 회고록이자 비망록이다. 여기에는 저자의 개인적 삶이 가장 뜨겁게, 그리고 가장 리얼하게 담겨 있지만, 동시에 서울이라는 도시의 소외된 거리와 시대의 풍경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철거촌과 비개발지역, 서울의 소외된 곳을 옮겨다니며 살아온 삶은 비속하고 하찮고 시시하고 애절한 기억들투성이지만, 그럼에도 정겹고 그립고 끝도 없이 사랑스럽기도 하다. 그 기억의 순간을 새겨놓은 곳들이 재개발의 삽질에 밀려 죄다 사라져버리기 전에, 그 후미진 거리와 골목 갈피마다 어떤 사람들이 사연을 품고 살았는지 기록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썼다. “광포하게 확장되어 결국 구차한 주머니를 가진 자신과 같은 삶은 끝내 밀려나고야 말 테지만, 그래도 그전에 기억의 끄트머리 하나라도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으로” 그녀는 그 뜨거웠던 날들의 기억을 글씨 하나하나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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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열며,
굿바이 투 러브

거리는 저마다 사연을 품고 있어서
- 남창동에서 흔한 일
- 서글픈 아이
- 왕십리 입성
- 이사전쟁
- 하수구와 핑크색 새틴 원피스
- 옆집 여자
- 어떤 장례 행렬
- 우리는 모두 삶의 투사
- 내가 꿈꿨던 사치
- 참아야 얻는 것
- 폐허가 된 왕십리 그 거리

서울의 달 아래, 당신과 나의 이야기
- 달동네 대장
- 불쌍한 계절
- 유령의 골목
- 시한부 파라다이스
- 히스클리프, 아니 검둥이
- 꽁꽁 언 날에 만난 할머니
- 신혼부부 습격
- 홍보관 착각
- 성동경찰서 추억
- 옥수동 여왕님들
- 이제는 사라진 그 언덕, 그 집들

뜨거웠던 날들이여, 뜨겁게 안녕
- 베타걸의 비애
- 원욱씨, 나 잘할게요
- 미우미우 하이힐
- 도넛과 승무원의 미소
- 들어갈 때 실컷 마셔라
- 닭만 먹으면 안 되겠니
- 그놈의 이과두주
- 미미식당
- 그 만두와 그 찐빵
- 16mm에 얽힌 길고 긴 이야기

나가며,
굿바이 투 러브

추천의 글
도시의 영혼들(고종석, 저널리스트)

저자 소개 (1명)

책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도시에 산다는 건 누구에게나 그렇듯, 고단하고 막막했다. 너무 분주해서 누가 죽고 살든 상관 않는 도시에서 넓고 깨끗하게 구획되는 거리는 좁다랗고 아무렇지도 않고 후줄하고 또 정다운 골목을 쾌속으로 말살하고, 그 골목 안에서 마주치던 수많은 사람들을 감쪽같이 증발시켰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는 사랑하는 여러분, 애틋하게 하나하나 떠올리며 생각해보니 세상에는 기억되기 위하여 태어난 사람도 있다. 물론 그런 사람도 있다. 그러나,나는 기억하기 위하여 태어났다. 그러므로 이 기억이 죄다 휘발되기 전에, 글씨를 쓴다. 이 모든 비속하고 정답고 지겨운 것들을, 하찮고 애절하고 시시하고 또 시시해서 끝도 없이 사랑스럽고 그리운 것들을.---‘열며, 굿바이 투 러브’ 중에서

그 바쁜 와중에도 마음 붙일 곳 없어 줄곧 연애를 그치지 않고 해댔지만 생활이 그랬듯이 연애 역시 번번이 거칠었고 연인을 갈아탈수록 마음은 수척해지기만 했으며 사랑도 애인도 이쪽으로 쳐들어오는 파도를 막아줄 수는 없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바보고, 바보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대로 바보처럼 살 때가 있다. 그때는 그 바보 같은 상태를 그냥 견뎌내는 수밖에 없다. 머저리 같은 자신을 참아내는 수밖에 없다. 나도, 같이 사는 언니도, 옆집 여자도 그 집 아들도 다 견뎌야만 하는 게 이놈의 인생이지…… 그러다가 바로 길 건너에서 황당한 일이 터졌다. 살인사건이었다. ---‘어떤 장례 행렬’ 중에서

그날 밤도 비가 왔다. 얄궂게도 또 누군가가 하수구에 고무장갑을 빠뜨렸는지 구정물이 어김없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나와 내 골방을 노리고 쳐들어왔다. 나는 언제나 가까이 준비되어 있는 양동이를 들고 준비 자세를 취한 채 빗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그래, 와라. 뭐든 오라지. 와보라지. 어디 한번 와보라지. 설령 그게 하수구 물이든 빗물이든 똥물이든, 남보다도 못한 애인이든, 내 아르바이트 비 떼어먹은 양심 없는 클라이언트든. 와봐라, 오너라, 세상아. 와서 마음대로 두들겨 패라, 인생이든 세상이든 누군가든. 나를 때려눕혀 엉망진창으로 나자빠진다 해도 죽지는 않을 테니까. 안 무섭다. ---‘우리는 모두 삶의 투사’ 중에서

왜 이렇게 외로운지 알지도 못하면서 사무치게 외로웠다. 애인이 있고 없고 그딴 문제가 아니었다. 그나마 검둥이가 있어 견딜 수 있었다. 이 개를 버린 사람은 왜 버렸을까. 늘 웃는 얼굴의 이 착한 개를 왜 버렸을까. 나는 착하지는 않지만, 내가 왜 살고 있는지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일 거였다. 몇 년 지나고서야 살아 있어서 외로웠다는 것을, 살아 있는 것들은 다 그렇게 간혹 서글프고 간혹 외롭다는 것을 알 것도 말 것도 같았다. ---‘히스클리프, 아니 검둥이’ 중에서

도대체 왜 그렇게 청승을 떨면서 울었을까, 주책맞기는. 쓸데없는 울화가 부끄러워서 울었나. 만날 회사 다니기 싫어 죽겠다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입 함부로 놀린 스스로가 창피해서 울었나. 그 비석이 너무 애틋해서 울었나. 무시하고 있었던 생명이란 것, 목숨이란 것의 무게가 갑자기 너무 엄중하게 다가와서 울었나. 실은 그 모두 다일 것이다. 그래서 더 쪽팔려서 운 게 틀림없다. 그래도 쪽팔린 줄은 알았던 것이다. 이 젊디젊은 남자애는 바로 여기서 생을 고귀하게 맺었는데 아회사 가기 싫어서 확 죽어버리고 싶어, 하는 식으로 아무 말이나 내뱉으면서 이 작고 귀한 성지를 훼손해왔다는 것이. 그리고 알고 있었다. 그런 성지는 이곳만이 아니라는 것. 매일매일 싸우면서 사는 귀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 ---‘원욱씨, 나 잘할게요’ 중에서

그토록 사랑했던 시절, 어떻게 시간이라는 것이 그토록 천국이면서 동시에 그처럼 지옥일 수가 있는지, 나는 거기서 많이도 마셨고 많이도 웃었고 많이도 사랑했지. 이제 사장님이 말아주는 술 기운 없이 진짜 내 인생을 살아야 한다. 감정에 술을 섞지 말고 진짜 울 일에 울고 진짜 웃을 일에 웃고 기뻐할 일에 기뻐하고 슬퍼할 일에 슬퍼해야 한다.
---‘16mm에 얽힌 길고 긴 이야기’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당신의 눈물은 서울 어느 골목에 묻어두었나?”

88만원세대 에세이스트 김현진이 전하는
도시의 힘없는 영혼들에 대한 뜨거운 기록!

“나는 기억하기 위해 태어났다.
그러므로 이 기억이 죄다 휘발되기 전에, 글씨를 쓴다.
이 모든 비속하고 정답고 지겨운 것들을,
하찮고 애절하고 시시하고 또 시시해서 끝도 없이 사랑스럽고 그리운 것들을.”


김현진은 88만원세대를 대표하는 글쟁이다. 사회와 세상에 대한 관심을, 자신의 생각을 그녀처럼 솔직하고 당당하게 표현하는 에세이스트는 흔치 않다. 처음 세상에 내놓은 책 『네 멋대로 해라』 이후 12년여 동안 여러 권의 책을 쓰고, 「한겨레」 「시사IN」 「프레시안」 「경향신문」 등의 매체에 꾸준히 기고해오면서, 그녀의 글은 줄곧 거침없었다. 세상의 시선에 주눅 들거나 눈치 보지 않고 기꺼이 자신을 드러내면서 강한 호소력을 만들어냈고, 때론 심각하고 우울한 상황에서도 피식 웃게 만드는 위트와 유머로 속시원하게 만들었다. 그런 그녀가 지금껏 꺼내놓지 못했던 이야기들, 자기 안에 묻어두었던 내밀한 기억들을 조용하게 풀어놓았다.

『뜨겁게 안녕』은 이제 막 서른 이후의 삶에 접어든 저자가 써내려간 ‘서울살이’의 회고록이자 비망록이다. 여기에는 저자의 개인적 삶이 가장 뜨겁게, 그리고 가장 리얼하게 담겨 있지만, 동시에 서울이라는 도시의 소외된 거리와 시대의 풍경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김현진은 가난했기 때문에 거처를 여기저기 옮겨야 했고, 그런 반(半)떠돌이의 삶 덕분에 서울의 이모저모를, 이 거대도시의 그늘과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요컨대 도시의 황량함을 볼 수 있었다. 김현진의 삶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웠다면, 그의 눈에 용산 남일당 건물도, 이주 노동자들도, 노숙인들도, 담배 피우는 청소년들도, 윤락 여성들도, 황학동 벼룩시장도, 신당동 떡볶이 골목도, 길고양이도, 곱창집을 하는 ‘이모’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 가난은 흔히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어그러뜨리고, 약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서글픈 풍경을 만든다. 그러나 김현진은 사람들의 마음을 황폐화하는 그 가난 속에서도 따뜻하고 고결한 마음씨를 어기차게 간직한 어떤 이웃들을 기억하고 기록한다. 가난이 모든 사람을 누추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어떤 가난한 사람들의 그 따뜻한 마음씨는, 그 고결한 영혼은, 서울시 당국의 온갖 화려한 구호나 ‘웅장한’ 토건사업 따위에는 들어설 자리가 없는 순금의 기억을 김현진의 머리에 새겨놓는다. _ 고종석(저널리스트), ‘추천의 글’ 중에서

저자는 기억하기 위해 이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철거촌과 비개발지역, 서울의 소외된 곳을 옮겨다니며 살아온 삶은 비속하고 하찮고 시시하고 애절한 기억들투성이지만, 그럼에도 정겹고 그립고 끝도 없이 사랑스럽기도 하다. 그 기억의 순간을 새겨놓은 곳들이 재개발의 삽질에 밀려 죄다 사라져버리기 전에, 그 후미진 거리와 골목 갈피마다 어떤 사람들이 사연을 품고 살았는지 기록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썼다. “광포하게 확장되어 결국 구차한 주머니를 가진 자신과 같은 삶은 끝내 밀려나고야 말 테지만, 그래도 그전에 기억의 끄트머리 하나라도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으로” 그녀는 그 뜨거웠던 날들의 기억을 글씨 하나하나에 담아낸다.

철거촌, 달동네, 후미진 거리…
그곳에서 만난 사람과 사랑, 그 뜨거웠던 날들을 불러내다


점집과 여관방 이외에도 그 골목에서 성업하고 있던 건 개미굴처럼 촘촘하게 파놓은 쪽방마다 꼭꼭 들어차 있던 미싱집이었다. … 단춧구멍을 만들거나 숙녀복 패턴에 따라 재단을 하는 창문 사이로는 푹푹 찌는 날씨 덕에 웃통을 벗고 있거나 런닝 한 장만 걸친 젊은 남자들이 분주히 움직였는데, 그들의 살갗은 한국 사람 같지 않았다. … 종종 청년이라고 말하기에도 아주 풋풋한 얼굴을 한 오빠들이 있었고, 그중 어떤 오빠는 자기 재봉틀 옆에 상큼하게 미소 짓는 최진실 사진을 소중히 붙여놓기도 했다. … 그러다가 어느 날 무섭도록 오랜 시간 동안 미싱을 돌리며 서 있던 그 오빠가 털썩 쓰러졌다. 실려 나간 그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최진실 사진만 내내 붙어 있다가 누가 바꿔 단 왕조현 브로마이드로 바뀌었다. 그 오빠도 없고 지금은, 최진실도 없다. (p.18-19)

화를 내고 내고 또 내도 모자랄 일 천지, 그냥 귀를 막고 나는 별일 없이 산다 하기에는 이놈의 혈기가 아직 덜 죽어서, 아주 이놈의 혈기가 웬수 중의 웬수다. 한쪽에서는 비정규직 신나게 자르고 잡 쉐어링 하자면서 젊은 애들보고만 콩 한쪽도 나눠 먹으라고 윽박질렀고 저쪽에서는 마음대로 운하 파고 그러거나 말거나 가난한 아버지들은 가난한 죄로 타 죽어버렸고, 예쁘고 돈 없고 빽 없는 여자 연예인은 손 타다 죽어버렸고, 일제고사가 어쩌니 저쩌니 난리통에 선생질하던 친구가 잘려버렸고… 종종 속상해하는 것만으로 하루해가 다 가버리는 것처럼 느껴질 만큼 힘겨운 세상이다. (p.272)

『뜨겁게 안녕』에는 서울이라는 삭막한 도시에서 한 사람으로, 한 청춘으로 아프게 그러나 당차게 살아온 저자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그런 저자의 이야기는 단지 그녀의 경험담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과 맞닿으며 짠한 공감과 울림을 만들어낸다. 남편의 폭력에 걍팍해진 옆집 여자, 2천만원 때문에 같이 살던 남자에게 죽임을 당한 여자, 일명 피난촌의 가로등이라 부르던 옥수동 골목에서 눈물을 쏟던 남자, 정다운 이웃 선발대회가 있다면 마땅히 상위 입상을 하고도 남을 친절했던 신혼부부, 술에 취해 방황하던 젊음을 늘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주던 식당과 술집 주인아줌마들, 그리고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뭉클한 위안을 주었던 대학생 원욱씨……. 서울의 후미진 거리와 골목에서 만나고 마주쳤던 사람들을 저자는 줄기차게 떠올리며 안부를 묻는다. “당신, 살아 있나요? 살아 있어요, 제발.”

“너무 분주해서 누가 죽고 살든 상관 않는”, “이웃을 생각하기엔 참 고독하고도 난해한” 도시의 풍경은 한없이 스산하고 서글프지만, 저자가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한결같이 뜨겁다. 점점 더 광포하게 확장되는 도시에서 밀려나는 주변부 인생들에 대한 연대와 소통의 정서를 저자는 시종일관 잃지 않는다. 그러므로 『뜨겁게 안녕』은 이 삭막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건네는 뜨거운 인사, “헤어짐이 아니라 만날 때의 인사다.” 아무리 세상이 황폐해지고 삶이 팍팍해져도, 여기 이렇게 ‘사람’이 있음을, 우리가 이렇게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잊지 말자는 뜨거운 당부이기도 하다.

우리, 잘 살아왔다. 부디, 잘 살아가자.
가난한 젊음을 위하여, 뜨거운 사랑을 위하여…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사는 건 가끔 더럽고”, “어찌될지 모르는 게 인생”이지만, “두고 봐라 나는 죽어도 살겠다는 각오”로 “매일매일 싸우면서 사는 귀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저자는 잊지 않고 기억하고 또 기록한다. 돈 없이 빽 없이, 뭣도 없이 살아가기란 고달프고 고단한 일이지만, 가진 게 없다고 그 삶마저 초라하고 우스운 건 아니다. 가난하다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가난하다고 희망을 모르겠는가.

『뜨겁게 안녕』에서 사람들은 “뭣도 없어도, 잘난 것 없어도, 쥐뿔 없어도” 울고 웃고 사랑하며 어기차게 살아간다. 숱한 한숨과 눈물과 상처는 지나온 거리와 골목에 내려놓고 묻어두어도, 다시 뜨겁게 사랑하고 열렬히 살아간다. 그들의 뜨거운 이야기는 종종 울컥하게 하고 때론 가려운 데 긁듯 시원하게 하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만큼 짠하게도 만든다. 고단한 삶 가운데서도 잊을 수 없는 어떤 그리움의 정서를 건드리고 울린다. 그것은 애잔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희망이기도 하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뭉클한 일인지 되새기게 하기 때문이다.

지나간 날들이 결국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건, 다가올 날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하루하루 버텨내듯 살아가는 도시의 힘없는 영혼들에게 『뜨겁게 안녕』의 기록은 진심어린 공감과 응원의 이야기가 되어준다. 우리, 잘 살아왔다고. 부디, 잘 살아가자고. 그리고 저자는 어김없이 당차게 말한다. “그래, 와라. 뭐든 오라지. 와보라지. 어디 한번 와보라지. 설령 그게 하수구 물이든 빗물이든 똥물이든, 남보다도 못한 애인이든, 내 아르바이트 비 떼어먹은 양심 없는 클라이언트든. 와봐라, 오너라, 세상아. 와서 마음대로 두들겨 패라, 인생이든 세상이든 누군가든. 나를 때려눕혀 엉망진창으로 나자빠진다 해도 죽지는 않을 테니까. 안 무섭다.(p.83)” 맞다. 그렇게, 계속 가는 거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김현진은 가난했기 때문에 거처를 여기저기 옮겨야 했고, 그런 반(半)떠돌이의 삶 덕분에 서울의 이모저모를, 이 거대도시의 그늘과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가난은, 더구나 서울 같은 거대도시에서의 가난은 찬양할 만한 것이 못된다. 가난은 흔히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어그러뜨리고, 약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서글픈 풍경을 만든다. 그러나 김현진은 사람들의 마음을 황폐화하는 그 가난 속에서도 따뜻하고 고결한 마음씨를 어기차게 간직한 어떤 이웃들을 기억하고 기록한다. 가난이 모든 사람을 누추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뜨겁게 안녕』은 도신의 힘없는 영혼들에 대한 기록이랄 수 있다. 그 힘없는 영혼들을 기록하는 김현진의 영혼은 힘차다.
고종석 (저널리스트)
김현진은 이 책을 보내오면 지난 10년간 서울에서 울고 웃었던 기억이라고 했다. 화려하지 않은 서울의 거리와 골목에서 사람들과 뜨겁게 울고 웃었던 김현진의 기억들을 넘겨보며, 도시에서 고단하게 살아가는 기진한 영혼들을 다시금 생각했다. 살고자 하는 도시의 영혼들은 얼마나 애잔하고 강직하고 사랑스러운가. 책장을 덮으며 앞으로의 서울, ‘사람’이 있고 ‘희망’이 있는 도시 서울을 꿈꾼다. 뜨겁게 안녕, 이것은 헤어짐이 아니라 만날 때의 인사다.
박원순 (서울시장)

회원리뷰 (32건) 리뷰 총점8.0

혜택 및 유의사항?
여전히 뜨겁고 아름다운 청춘이다. 힘내자.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June | 2017.09.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작가 김현진씨는 술을 끊어야 할 것 같다는 것이다. 앞부분의 개인의 유량에 비해서, 뒤부분의 많은 내용이 술에 대한 이야기이다. 술이 나쁜 것은 아닌데, 많이 먹어서 실수를 하거나, 혹은 범죄행위인 음주 운전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한편으로 나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요즘 지나치게 술을 많이 먹고 있다고 반성하고
리뷰제목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작가 김현진씨는 술을 끊어야 할 것 같다는 것이다. 앞부분의 개인의 유량에 비해서, 뒤부분의 많은 내용이 술에 대한 이야기이다. 술이 나쁜 것은 아닌데, 많이 먹어서 실수를 하거나, 혹은 범죄행위인 음주 운전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한편으로 나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요즘 지나치게 술을 많이 먹고 있다고 반성하고 있다. 세상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떠나, 내가 조정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나는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울분이라면 울분이고, 스테레스를 푼다면 스테레스를 푸는 느낌으로 술을 마신다. 하지만 양이 많고, 어쩌면 술이 나를 지배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줄이는 것은 어려울 것 같고, 끊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작가의 전작을 모두 읽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톡톡튀는 20대 초반의 김현진씨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의 톤들은 우울하다. 30대가 되면 어떻게 바뀔까 생각했는데, 그 궁금증으로 이 책을 읽었다. 그래서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통해서 가난에 의한 가족의 해체, 그리고 재개발로 이주하는 유량을 보여주고 있다. 돈이 없어 계속 이주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쓰럽다.


 하지만 작가의 글빨이 있어서, 서울의 구도심을 보는 재미가 있다. 매번 가보고도 낯선 서울역-남대문의 남창동에 대한 이야기도 알 수 있고, 그리고 떠난 홍대, 한참 저지대에서 오수가 넘치는 것을 경험한 왕십리, 그리고 멋진 한강의 경치를 볼 수 있는 옥수동. 동네 주민들이 천사표도 아니고, 집주인이 부루주아 계층의 사람도 아니고, 모두 서민으로서 거친 생활력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매너 없고 까칠한 이웃들이다. 하지만 사람이 살고 부디치다 보면 정도 생기고, 이해가 생긴다. 그리고 친한 이웃도 생긴다. 21세기에 20세기 도시 주민들을 보는 느낌이다.


 이 책에서는 좀 이상하게 표현된 대학이지만, 한예종이라는 좋은 대학교를 나왔고, 중소기업이 어느 정도의 규모인지 모르겠지만 직원으로서 다니고 있는 것이다. 재능이 40대 이후에도 빛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재능은 젊을때 발휘된다.  작가가 베타걸이 아니라 알파걸로 좀 잡았으면 좋겠다. 신문과 시사 잡지에 글을 써며, 단행본 책을 몇권식이나 내고 있는데, 어찌 알파걸이 아니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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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성불을 꿈꾸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꼼쥐 | 2015.12.18 | 추천5 | 댓글6 리뷰제목
'확실히 겨울은 겨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어제가 처음이었다. 빌딩과 빌딩 사이로 부는 차갑고 매운 바람이 내 몸에 훅 끼칠 때마다 귀와 코끝에 알싸한 자극이 전해졌다. 차 없이 걸어서 다니는 것의 장점은 건강도 건강이지만 이처럼 계절의 감각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칼바람이 부는 겨울 추위를 몸으로 직접 느껴보지도 않은 채 단지 차창 밖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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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겨울은 겨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어제가 처음이었다. 빌딩과 빌딩 사이로 부는 차갑고 매운 바람이 내 몸에 훅 끼칠 때마다 귀와 코끝에 알싸한 자극이 전해졌다. 차 없이 걸어서 다니는 것의 장점은 건강도 건강이지만 이처럼 계절의 감각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칼바람이 부는 겨울 추위를 몸으로 직접 느껴보지도 않은 채 단지 차창 밖의 풍경만 보고 계절을 가늠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것은 마치 감정을 철저히 배제한 채 책을 읽는 것과 하등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낮이 되어서도 날씨는 풀리지 않았다. 미농지처럼 얇은 햇살이 사람들의 발길을 밖으로 한껏 유인하는 듯 보였지만 인적이 끊긴 거리에는 냉냉한 한기만 흐르고 있었다. 다만 바람이 아침보다 조금 잦아들었을 뿐이었다. 추위 때문이었는지 모처럼 들른 도서관에서 김현진의 <뜨겁게 안녕>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제목이 조금 촌스럽거나 야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결국 대출을 결심했던 건 역시 '뜨겁게'의 위력이었다. '또 다시 말해주오 사랑하고 있다고'로 시작되는 노래가 생각나기도 했고 말이다.

 

"그때도 철이 덜 들어 감동하기만 하고 서른이 넘은 지금에야 뭔가를 얻기 위해서는 소중한 것을 반드시 희생해야 한다는 것을 아주 조금 알 것도 같지만, 어쨌거나 술집 아줌마들이야말로 나를 인간으로 만들어준 선생님들이었다. 이모는 그중에서도 큰스승이었다. 입술을 깨물고 무심하게 그냥 참는 것, 몸이 놀고 자빠지려고 하면 후들겨 패는 것, 자꾸 편하려고 하는 걸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걸 아는 것, 좋은 결과를 내려면 어떨 때는 필사적으로 참아야 한다는 것, 그렇게 어차피 세상은 참고 참고 또 참는 과정의 연속이라는 것, 왕십리가 결국 내게 가르친 것은 입 다물고 버티는 연습이었다."    (p.106 ~ p.107)

 

이야기는 책의 제목에서 연상되는 분위기와는 영 딴판으로 흐르고 있었다. 내가 오늘 그럴 생각이 눈곱만치도 없는 하늘을 향해 약간의 온기를 구차하게 빌었던 것처럼 말이다. 말하자면 이 책은 꽃띠 여자의 순애보도 아니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인간들의 '남녀상열지사'는 더더욱 아니다. 강압적이기만 한 고등학교를 박차고 나와 줄곧 글을 쓰고 있다는 작가의 서울 생존기라고나 할까 아니면 이사기라고 할까?  아무튼 돈 없고 빽 없는 그녀가 서울이라는 거대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곳저곳을 전전했던 기억들을 그녀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하여 기록한 웃픈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상도동에서 남창동으로, 홍대입구에서 왕십리로, 다시 옥수동으로 그녀는 서울의 외곽, 변두리, 달동네로 지칭되는 곳으로 차츰 밀려났다. 나도 겪어본 일이지만 서울에서의 이사는 본인의 의사와 크게 상관이 없다. 뼈가 빠지게 일을 해도 집값 상승의 속도를 추월하지 못기 때문이다. 소득과 집세의 속도 차이는 오십 씨씨 스쿠터와 람보르기니의 속도에 비견될 정도만큼이나 큰 것이고 세월이 갈수록 그 격차는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특별시민의 지위를 끝까지 포기하지 못한 채 밀리고 밀리다가 결국에는 어쩔 수 없이 경기도민의 신분을 취득하게 되는 과정은 흔하디흔한 이력서이다.

 

"옥수동에서 마지막으로 살았던 집에는 방이 세 개에 광활한 다락이 두 개나 있었다. 그뿐 아니라 손바닥만 한 마당도 딸려 있었다. 그런데도 강남에서 월세 얻기도 어려운 돈으로 전세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서울에서 그렇게 살 수 있는 세월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아마 곧 서울에서 밀려날 것이다. 더욱 서울 외곽으로 돌다가 경기도로, 거기서 더 간 지방 어딘가로 떨려날 것이고 그렇기에 더 애틋하게 남아 있는 우리 집, 옷장만 한 화장실이 두 개나 있던 희한한 우리 집, 그리운 우리 집."    (p.146)

 

작가는 이제 겨우 삼십대 초반이라고 했다. 젊디젊은 나이의 작가가 애 서넛은 족히 딸렸음직 한 아줌마 포스를 폴폴 풍기는 건 왠지 짠하고 안쓰럽다. 더 늦은 나이에 경험해도 될 일을 너무 이른 나이에 많은 걸 압축해서 겪은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렇게 되고 싶어서 된 사람이 있을까마는 '세상이 왜 이렇게 불공평하고 사는 건 또 왜 이렇게 지랄같냐' 하늘을 향해 삿대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여자들이 직장 생활 2~3년차 정도가 되면 루이비통 스피디백 하나씩은 산다고 한다. 남자들은 차를 사는 것 같다. 그 백이 뭐 꼭 그렇게 예쁘다든가 그래서가 아니라 뭐 하나 할부로 질러놔야 직장 다닐 맛도 나고 직장에 억지로 좀 매어두는 고삐 같은 의미도 있고 뭐 그래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은데, 내 경우는 술 마시다가 잃어버릴 염려가 있는 고가품은 절대로 사지 않기도 하거니와 그럴 여유도 없었다."    (p.225)

 

오늘 또 송년 모임이 있다. 술도 못 마시니 대부분 1차만 참석하지만 가끔 끝까지 남았을 경우에는 뒷처리가 오롯이 내 몫으로 남는다. 술이 떡이 되도록 취한 사람을 부축하여 택시를 잡아 보내거나 대리기사를 불러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몇 번이나 해야 하는 일은 좀체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보다 더한 것은 토하는 사람의 등을 두들겨주거나 제 몸조차 가누지 못하는 사람의 옷 여기저기에 묻은 토사물을 대충이라도 닦아내는 일일 것이다. 이래저래 연말연시는 힘들다. 용맹정진을 하는 스님의 마음이 아니고서는 버텨내지 못한다. 이렇게 몇 십 년 수도를 하면 성불할지도 모른다. 작가도 이 시각 그렇게 참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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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술을 좋아하거나 자취해본 사람이라면 제발 좀 사줘요!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김현진 | 2015.09.28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표지로 망했다는 설이 많은 이 책은... 잡저 흑역사가 많은 제가 쓴 책 중에 그나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입니다... 300/20 뭐 이런 집에 자취해봤거나 술에 절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다고 보장합니다. 우수문학도서 선정도 됐는데 드럽게 안팔렸어! 저거 표지를 갈아엎고 개정판 낼 생각이었는데 저거 낸 이후 3년간 더 박복해져서 이젠 자신있을지도! 하여튼 구질구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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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망했다는 설이 많은 이 책은...

잡저 흑역사가 많은 제가 쓴 책 중에 그나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입니다...

300/20 뭐 이런 집에 자취해봤거나 술에 절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다고 보장합니다.

우수문학도서 선정도 됐는데 드럽게 안팔렸어!

저거 표지를 갈아엎고 개정판 낼 생각이었는데 저거 낸 이후 3년간 더 박복해져서 이젠 자신있을지도!

하여튼 구질구질하면서 좀 웃긴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심심할 때 괜찮을.. 수도 있어요.

아 이런 영업은 처음 뛰어봐.. 잘 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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