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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북소리 큰글씨책

한밤의 북소리 큰글씨책

지만지 희곡선집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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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128*188mm
ISBN13 9791128830617
ISBN10 11288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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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글러: 자네는 총알 맞으려고 벽으로 가는구먼, 친구.
글룹: 그래, 이 사람아, 아침에는 별일이 다 생기는 법이지. 밤이란 검은 연기처럼 사라지는 법이고. 그래도 몇 놈은 살아남게 될걸. (사라진다.)
크라글러: 나 때문에 당신들이 흘린 그 눈물에 당신들은 모두 익사해 버렸어. 당신들의 그 눈물로 이제 나는 속옷을 깨끗이 빨 거야! 내 살덩이를 하수구에서 썩게 하란 말이야, 당신들 이상이 하늘에 닿도록 하기 위해서? 당신들은 모두 취했어!
안나: 안드레! 아무 상관 없어요!
크라글러: (안나의 얼굴을 들여다보지 않고, 이리저리 날뛰다 손으로 목을 잡으며) 이젠 정말 진저리가 나! (기분 나쁘게 웃는다.) 이건 흔한 싸구려 연극이야! 널빤지가 세워져 있고 종이로 만든 달이 떠 있어, 저 뒤편에 보이는 늘어선 정육점만이 진짜인 거야. (다시 뛰어 돌아다닌다. 팔을 바닥에 내려뜨려 술집에서 가져온 북을 집어 올린다.) 북을 놓고 갔구먼. (북을 친다.) 반쯤 썩어 문드러진 연인인가 아니면 사랑의 마력인가, 신문로에 가서 피바다에 뛰어드느냐 아니면 자기 살갗을 지닌 평범한 사람이 되느냐, 몸뚱이가 가시에 찔리느냐 고린도 후서, 12장 7절. 오만에 빠지지 않도록 사탄이 보낸 사자가 온몸을 가시로 찌른다고 사도 바울은 간증한다.
아니면 아침나절 거니는 호랑이가 되느냐. (올려다본다, 눈을 찌푸린다.) 살아서 돌아오느냐 아니면 죽어서 돌아오느냐. (북을 친다.) 신문로에 군악대가 울려 퍼지고 가련한 사람들이 죽어 간다. 그 사람들 머리 위로 집들이 무너져 내리고, 아침은 밝아 오고, 술 취한 고양이들처럼 그 사람들은 아스팔트 위에 널브러져 누워 있을 것이다. 나는 개새끼야, 그래 이 개새끼는 집으로 간다. (숨을 몰아쉰다.) 깨끗한 속옷으로 갈아입겠어, 아직 나의 살 껍데기는 남아 있으니, 겉옷을 벗어 던지고 장화에 구두약을 바르리라. (악의에 찬 웃음을 터뜨린다.) 이제 고함 소리는 모두 사라졌다. 아직 이른 아침이구나, 그래도 아침 일찍 나는 침대에 누워 이 몸이 죽어 없어지지 않도록 온갖 짓거리를 하리라. (북을 친다.) 그렇게 낭만적으로 넋 놓고 쳐다보지들 마시오! 당신들 고리대금업자들! (북을 친다.) 당신들 파렴치한 인간들! (시원하게 웃는다, 질식할 정도로.) 당신들 피에 굶주린 겁쟁이들! (웃음이 목에 걸린다. 더 이상 웃지 못한다. 이리저리 비틀거린다. 가로등처럼 비추고 있던 종이로 된 달을 향해 북을 던진다. 북과 달은 강바닥에 떨어진다. 강물에는 물이 없다. 남자는 여인에게로 간다, 그러고는 집으로 간다.) 술에 취하는 것이나 유치한 것은 매한가지야. 이제 남은 것은 침대뿐이다, 커다랗고 하얗고 넓은 침대, 가자!
안나: 오, 안드레!
125-127쪽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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