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소문과 제품 전량 회수. 시장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위기의 상황을 성광전자(쿠쿠의 전신)는 또 다른 진화의 계기로 받아들인다. 구 회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시장에서 다시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고의 제품력을 갖춘 기업이 되는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시키는 대로 물건을 만들어 파는 OEM 업체’가 아니라 ‘제품력을 바탕으로 사업 제안까지 할 수 있는 파트너 같은 OEM’으로 진화하기로 했다. 구 회장은 회수한 6,000대의 밥솥을 3년 동안 그대로 공장 마당에 쌓아뒀다. 소문이 사라지고, 대기업 납품이 다시 시작된 뒤에도 그때 일을 기억하고 계속해서 제품력을 갖추자는 상징적인 조치였다.
직원들은 ‘적정압력 찾기’라는 고비를 넘기 위해 80kg짜리 쌀을 무려 50가마니만큼이나 밥을 지었고, 가장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는 압력을 찾아냈다. 적정한 압력을 찾기 위해 압력을 달리해 밥을 지어 먹어보고 또다시 지어 먹어보았다. 그러기를 수백 번, 마침내 적정한 압력을 찾아냈다. 0.9kg의 압력을 주었을 때 가장 찰지고 맛있는 밥이 지어졌던 것이다. --- 「하청업체에서 밥솥의 절대강자가 되기까지, 쿠쿠의 1등 전략」 중에서
수입이 크다고 해서 아무 업체나 라이선시로 선정해도 될까? 산리오의 대답은 절대 ‘아니오’다. 아무 기업에게 무턱대고 캐릭터를 빌려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라이선시 업체를 선정할 때 다음과 같은 기준을 활용해 철저히 검증한다. 첫째, 해당 업종의 전문성을 확인한다. 현재 해당 업계에 속해 있는지, 생산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브랜드 인지도는 어느 정도인지를 조사한다. 두 번째로, 업계에서의 경력을 확인한다. 해당업계에서 생산 및 유통 경력이 최소 5~7년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기준이다. 세 번째로, 업체의 신용도를 체크한다. 국가에서 직접 시행하는 신용평가에서 일정 레벨 이상을 받지 않은 업체는 라이선시로 선정될 수 없다. 넷째, 기획 능력을 본다. 기획서를 토대로 기존에 없는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를 확인할 뿐 아니라 시장 수요량의 예측, 시기별 생산량 산출, 효율적 가격 정책, 유통 등의 복합적인 기획력을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도덕적인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어야 한다. 알다시피 캐릭터 비즈니스는 이미지를 파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혹시 라이선시가 도덕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기업이라면 이는 그대로 캐릭터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렇게 까다롭게 관리하다니. 라이선싱 업체의 횡포 아냐?’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데 조금만 달리 생각해보면 산리오 혼자만 잘되자고 이러는 것이 아니다. 라이선시가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잘 팔면, 라이선시 측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산리오 측도 캐릭터 홍보와 함께 부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더 많은 라이선시가 산리오와 계약하기를 원하는 선순환의 구조를 이루게 된다. 즉 산리오와 라이선시 모두 이익을 보는 윈-윈 관계인 셈이다. --- 「고양이 하나로 세계를 사로잡은 기업, 산리오」 중에서
러쉬는 1국가 1파트너 사를 원칙으로 하는데, 전 세계 46개국 파트너 사 중에 대기업은 단 하나도 없다. 파트너 사 후보를 ‘마피아 미팅’에 초대해 며칠간 함께 지내며 이야기도 나누고 지켜보면서 ‘아, 이 사람이다’하는 생각이 들면 계약을 맺는다고 한다. 러쉬코리아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쳐 선정됐다. 2000년대 초, 우미령 대표가 도입 의사를 전했을 때 이미 5~6개의 대기업이 러쉬를 국내에 들여오고 싶어 하는 상황이었다. 우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보석 디자이너로 일하던 28세 여성으로, 관련 경력도 없고 자금력도 불확실했다. 그러나 당시 몸이 아팠음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영국까지 찾아가 비누 제조법을 배우고, 매장 내 퍼포먼스 같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안하며 마피아들을 감동시켰다고 한다. 러쉬코리아는 직원을 채용할 때도 그들만의 가치를 우선한다. 학벌, 외국어, 인턴 경력 등 소위 ‘스펙’보다는, 러쉬를 사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좋아하는지를 살핀다. 최근 러쉬코리아에서는 채용을 파티처럼 진행하는 ‘리쿠르팅 파티’를 활용해 매장 직원을 선발했다. 지원자들에게 제품을 설명해준 뒤, 그들이 직접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을 보며 러쉬다운 인재를 골라낸다. --- 「비즈니스 상식 깨부순 ‘히피 기업’ 러쉬」 중에서
돈보다 진정성을 우선시하는 알리바바닷컴의 대표적인 일화가 있다. 2002년, 사스(SARS,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로 중국 전체가 혼란에 빠졌을 때의 일이다. 알리바바닷컴도 직원 중 1명이 사스 환자로 판단되어 전체 회사가 봉쇄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비상 ?황에서도 무역을 하고자 하는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알리바바닷컴의 도움이 필요했다. 마윈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직원의 집에 인터넷을 설치해줬다. 당시 인터넷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중국의 상황을 감안해보면 매우 큰돈이 들어가는 투자였지만, 마윈은 이를 아까워하지 않았다. 알리바바닷컴의 전체 직원은 집에서 차질 없이 업무를 처리했으며 고객들은 불편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이는 알리바바닷컴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 「소로스도 두말 않고 베팅한 알리바바닷컴의 저력」 중에서
한미글로벌은 먼저 이들은 건설 지식, 경영 분야 등을 200여 개로 분류하여 체계를 잡았다. 지식경영이 잘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지식을 등록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 직원의 지식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지식을 등록하면 일종의 가상화폐인 ‘코인’이 주어지는데, 이렇게 적립된 코인을 연계된 온라인 쇼핑몰에서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준다. 이렇게 등록된 지식이 2011년 7월 현재 약 4만 3,000건에 이른다. 이뿐 아니다. 작업 현장에서 늘 새로운 상황에 처하다 보니, 써본 적 없는 새로운 공법을 시도해야 한다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가 발생한다. 그러나 현장에는 대개 1~3명이 소규모로 파견을 나가기 때문에 당장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답을 찾기 어려울 때는, Q&A 파트에 질문을 올린다. 그러면 본사나 타 사업장에 있는 동료 직원들이 관련된 노하우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포털사이트의 지식검색 서비스와 방식이 유사한데, 건설 전문 분야에 특화돼 있는 만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알짜 정보가 이곳에 모여 있는 셈이다. 지식경영 방식은 여의도에 건설 중인 ‘복합단지 파크원’ 설계 워크숍에서 CM을 수주하는 데에도 직접적인 공을 세웠다. 당시 워크숍이 런던에서 열렸는데, 오늘 토론 중 문제점이 생기면 지식경영 시스템을 통해 도움을 받아 다음 날 바로 해결해오고, 그 다음 날 또 해결해오는 태도에 믿음이 생겼던 것이다.
--- 「3,000억 원 규모 건설사업관리 시장을 이끄는 한미글로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