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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인형

지옥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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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412g | 133*190*20mm
ISBN13 9788967993825
ISBN10 896799382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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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먼 외투로 몸을 감싼 그 남자는 이 층 복도에 서서, 인형을 옮기는 아버지를 내려다봤다. 얼굴은 밀가루를 바른 것처럼 창백했고, 움푹 들어간 두 눈은 어째서인지 시퍼렇게 빛났다. 눈동자가 파란 사람을 보긴 처음이었다.
그 파란 눈동자가 나를 발견했다. 우리는 시선이 마주쳤다.
그 순간 숨이 막혔다. 정수리에서부터 묵직한 통증이 밀려왔고 눈앞이 어지러웠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남자가 입술을 꿈틀거리며 웃었다. 그러는 사이 아버지가 이 층 복도에 도착했다. 남자는 나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아버지를 따라 복도 너머로 사라졌다. ---「엄마의 방」중에서

아버지가 한 걸음 더 다가왔다. 그러자 아버지의 등 뒤로 방안 풍경이 보였다.
침대 위에 누운 인형이 보였다. 천장을 향해 똑바로 누운 그 모습은 이제껏 내가 보아온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바닥에는 시뻘건 액체가 뚝뚝 떨어져 있었다. 불그죽죽한 고깃덩이도 보였다. 아무렇게나 던져진 쇠사슬도 보였다.
“당신은 미쳤어요.”
아주머니가 아버지를 노려보았다.
“어째서 그런 인형을 가져와 이 애를 무섭고 힘들게 하는 거죠?” ---「엄마의 방」중에서

“왜 그리 알려고 그러쇼? 사람들도 참 딱하다니까. 위험한 물건이니 절대로 가까이해선 안 된다고 그토록 말해도 못 알아듣는단 말이야. 꼭 화를 당하고서야 후회를 하지.”
노인은 혀를 끌끌 차며 부엌 쪽으로 가버렸다. 찬바람이 씽씽 불어 더 말을 붙이기 힘들었다.
민박집 뒤쪽 낮은 언덕길을 따라 십 분쯤 걸어가니 문제의 폐가가 나왔다. 말로 들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으스스했다.
집안에는 어둠과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었다. 걸을 때마다 미지근한 공기가 스멀스멀 기어 올라와 목덜미를 어루만졌다. ---「지옥 인형」중에서

인형은 옷 색깔만 붉은 게 아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주경의 피를 뒤집어 쓴 까닭인지 원래 붉은 재질로 만들어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인형이 고개를 까닥 올려 태강을 노려봤다. 적의에 찬 눈빛이 생생히 전달됐다.
터져 나오는 비명을 간신히 삼키며 태강은 인형의 시선을 피해 몸을 옆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인형의 눈동자도 태강을 따라 움직였다. 형언할 수 없는 공포가 밀려왔다.
저 인형은 살아있다! ---「앙갚음」중에서

“제기랄……!”
이 팀장이 욕설을 퍼부으며 핸들을 돌렸다. 여자는 차체에 부딪혀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 쫓아왔다. 왜건이 가속을 내며 또 한 번 급커브를 틀자 여자의 몸이 트렁크 측면에 부딪히며 강하게 튕겨났다. 후면유리에 검은 핏물이 길게 튀었다. 여자는 가드레일까지 날아갔다가 이내 상반신이 뒤로 기울며 벼랑 아래로 떨어졌다.
왜건은 어둠과 안개 속으로 빠르게 질주했다. ---「트렁크」중에서
---「트렁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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