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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사는 거 행복한 게 낫겠어

기왕 사는 거 행복한 게 낫겠어

: 프로불평러 알렉산드라, 난생처음 행복해지기로 결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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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45쪽 | 366g | 128*188*30mm
ISBN13 9788958076919
ISBN10 8958076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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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모습은 하나도 늙지 않은 것 같은데 거울 속의 자신은 늙은 할매더라고 말한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다음에 커서 어른이 되는 순간은 오지 않는다는 걸. “아, 이제 다 컸어”라고 할 수 있는 시점은 없다는 걸. 이렇게 살다 보면 먼 훗날 거울 앞에 서서 “어, 이상하다. 내가 늙은 할매처럼 보이네”라고 혼잣말을 할 날이 오리라는 걸. ---「들어가며」중에서

카이로의 교통 사정을 좀 경험한 뒤 나는 알라를 믿는다는 게 뭔지 알게 됐다. 도로는 3차선인데 자동차의 크기와 사이드 미러의 존재 유무에 따라 네 대에서 여섯 대까지의 차들이 나란히 달렸다. 이집트에서도 이탈리아에서와 같은 격언이 적용된다. 앞만 봐라. 절대 뒤를 보지 마라. 평균 속도가 120킬로미터쯤 되더라도 말이다. 내가 마음을 놓지 못하고 뒷자리에서 연신 상상 속의 브레이크를 밟아 대는데, 우리 앞쪽에 있는 픽업트럭 짐칸에서 어린 아이 셋이 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 길 한가운데서 누군가가 방금 지나친 출구 쪽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차를 돌려 역주행을 했다. 난 모르겠다……. 알라가 다스리시겠지. ---「피라미드를 보러 이집트 여행을」중에서

그날 하루 동안 나는 몇 번인가 마음을 챙겼다. 직장 동료인 드뢰젤이 싱크대 앞에서 뜨거운 커피를 내 바지에 쏟았을 때, 나는 온전히 그 순간에 정신을 집중할 수 있었다. 서서히 화가 올라왔고, ‘뭐야, 얘는’ 하는 생각도 같이 올라왔다. 집에 가는 길에 쇼윈도를 보느라 정신을 팔고 있다가 산책하는 개들 사이에 낀 형국이 되었을 때, 그 상황도 정말 너무나 또렷하게 의식되었다.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었을 때도. L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아 집에 들어서기 전부터 냄새가 진동하는 게 느껴졌다. 화가 났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 내면에 귀를 기울일 필요조차 없었다. 무슨 소리인지 알겠나? 별로 좋지 않은 순간만 지각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반야심경’이 무슨 뜻이에요?」중에서

우리는 첫 웃음 연습 때 다음과 같은 자세를 취했다. 손을 머리 양옆에 대고 방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스웨덴어로 인사하는 것이다. 나는 스웨덴어를 못한다. 하지만 엠멜만은 전혀 상관없다고 했다. 그냥 스웨덴어를 하는 척하면서 마지막에 “이케아 이케아”라고 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손을 머리 옆에 대고 누구한테 먼저 갈까 빙 둘러보는데, 교사로 일하는 피아가 내게 다가왔다. 피아는 “스뫼레플뢰트 함스터브뢰트!”라고 했고, 나는 귀 옆에 댄 손을 흔들며 “외스테보텐 푀스테 브뢰트”라고 스웨덴어스럽게 맞받아쳤다.“이케아, 이케아.”“이케아, 이케아.” ---「네 췌장 있는 곳에 내 췌장도 있다!」중에서

어느 프리랜서가 상사의 통제 없이 자신을 스스로 컨트롤하는 일이 얼마나 멋진지 자랑한다고? 노트북을 들고 침대나 카페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좋은지, 누구의 방해도 없이 왔다 갔다 하며 창조성을 발휘하는 게 얼마나 좋은지를 떠벌리며 신경을 긁는다고? 그러면 그냥 ‘노후 대비’라는 말을 입 밖에 내면 된다. 한 방에 그 프리랜서의 기를 죽일 수 있다. ---「미루던 일 처리하기」중에서

사람들은 이상한 버릇을 많이 가지고 있다. 커플끼리 “넌 맨날 …하잖아” 또는 “넌 절대로 …하지 않잖아”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게 바로 우리의 멍청한 버릇들을 지적하는 말들이다. 나는 L의 멍청한 버릇들을 사랑스럽게 여기려고 애쓰지만, 잘되지는 않는다. 멍청한 버릇들은 사랑스럽지 않고 말 그대로 멍청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그런 버릇을 가지고 있다.
---「나쁜 버릇 고치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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