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무심한 바다가 좋아서

무심한 바다가 좋아서

: 스트리트 포토그래퍼 임수민의 태평양 항해 일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96
베스트
포토 에세이 top20 6주
정가
14,800
판매가
13,32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482g | 138*185*30mm
ISBN13 9791155351284
ISBN10 115535128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상품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원본 이미지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정박한 상태였기 때문에 돛은 모두 감겨 있었지만, 마스트(돛대)는 달을 찌를 기세로 어두운 저녁 하늘을 향해 높게 서 있었다. 요트는 각양각색이었다. 캡틴킴이 앞장서서 우리의 요트가 서 있는 D통로로 들어섰다. (…) 달빛 아래 조용한 밤이었고, 마리나의 잔잔한 물결이 배를 조용히 쓸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끝으로 다가가니 거대한 대한민국의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타노아TANOA 라고 적인 배가 입구를 연 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부터 5개월간 지낼 내 집이었다. --- p.32

밤 항해에는 가능한 한 불빛을 없애야 했다. 헤드 랜턴 역시 아주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야만 다가오는 물체들을 잘 볼 수 있고, 눈이 어둠에 익숙해져 위험한 상황을 알아챌 수 있다. 또 배터리를 아껴야 하기도 한다. 항해란 얼마나 길어질지도 모르는 것이니 가능한 한 모든 것을 아끼고 쪼개고 나누어야 한다. 절약 정신이 절로 생긴다. 미래의 나를 위해 현재의 내가 금욕하는 것이다. 불빛을 아껴야 하는 태평양의 밤은 너무 어두워서 눈조차 빛을 내는 것만 같았다. 말소리나 움직임마저도 조심스러워진다. 밤의 바다를 깨우지 않으려고 말이다. --- p.76

비를 맞는 게 이렇게 좋다니. 태평양의 비는 미끈미끈하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 바닷바람도 냄새가 없다. 비린내가 진동할 것 같았는데 태평양은 아무런 향이 없다. 바람이 불지 않아 배를 세우고 수영을 했다. 너무 시원했다. 겉에서는 어두운 바다가 안에서는 정말 파랬다. 생각보다 바닷물이 별로 짜지도 않았다. 시간이 참 느리게 간다. 바다 수영도 하고 샤워도 두 번이나 했는데, 오전 11시도 안 되어 깜짝 놀랐다. 지금, 저녁을 다 먹었는데 저녁 7시도 안 됐다. 금세 어두워져 쓰고 있던 것들이 안 보이기 시작한다. --- p.90

육지다! 육지가 보인다. 섬에 다가가면서 왠지 모르게 새로운 대지를 발견하는 기분이 들었다. 아직 어두워서 안개 속에 잠겨 있는 섬은 마치 수평선 바로 위에 눌러앉은 무거운 먹구름 같이 보였다. 캡틴킴은 육지에 다가가니 말이 없고 날카로워졌다. 누쿠히바는 아름다웠다. 오랜만에 보는 육지라서 설레는 게 아니라 그저 누쿠히바 자체가 아름다웠다. 거대한 산들이 수평선을 가로막고 있었다. 수평선보다 높은 것을 보니 기분이 묘했다. 섬에는 초록색이 많았고, 그 위에 구름이 맴돌고 있었다. 육지다. 닻을 내리자! --- p.131

어렸을 때 배운 프랑스어라 유창하진 않았지만, 사진을 찍으러 왔고, 배의 막내라서 아직 도움이 안 되는 쓸모없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까의 비웃음 섞인 표정은 사라졌고 대신 인자한 미소 사이로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배를 타면 어떤 것도 쓸모없지 않아. 러블리 SOO, 당신은 소중해〉라고 말했다. 과연 내 동료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의문이 들었지만, 아무렴 상관없었다. 나의 가치는 남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존재한다. --- p.136

무언가를 돌보고 소중히 여기며 매일 아침 내 마음을 채울 수 있으리라는 희망은 그렇게 무참히 날아갔다. 춘자가 죽고 나자 문득 이 생활을 하면서 나다운 행위를 한 가지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뜬금 없는 빵 굽기도, 평소에 무서워하던 닭에게 관심을 준 것도 평소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일이다. 그런 낯선 형태를 통해 서라도 내게 익숙한 감정과 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거였다고밖에 설명할 수가 없었다. --- p.167

「백남준이 뭐라 했는지 아니? Moon Is the Oldest TV. 그 말을 증명하는 순간이다, 수민아.」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아니면, 비행기를 타고 올라갔을 때 먹먹했던 귀가 육지에서 다시 뚫리는 기분이었다. 그동안 내 인생에서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이 태평양의 보름달이었다. 드디어 내가 보고 생각하는 것을 나의 표현 방식으로 표출했을 때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이랑 같이 항해를 하고 있었다. 우린 오래도록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PARK과는 달과 영화와 예술과 광고와 시대와 사상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었고, 그것은 지치고 메마른 내 영혼에 오렌지 주스처럼 상큼함을 선사했다. --- p.171

엄마에게. 여자가 그리워, 엄마. 작은 것들에 큰 의미를 둘 줄 아는 사소함이 그립고, 힘들어하면 쉬어 갈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이 그리워. 칭찬이나 위로를 해준다고 해서 나태해지는 건 아닌데 말이야. 왜 서로에게 작은 격려를 해주지 않는 걸까? (…) 내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언제였는지. 거울을 볼 일이 없으니 내 얼굴을 잊게 되는 것만 같아. 새로운 생활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조금씩 잊어 가고 있어. 지금의 내 모습을 확인할 길이 없으니……. 이러다가 유령이 돼서 사라지면 어떡하지? 내 안의 중요하고 따뜻한 무언가가 사라지면 어떡하지? 그래도 여전히 나일 수 있겠지? 내가 돌아갔을 때 엄마가 나를 못 알아보면 어떡해? 보고 싶어, 엄마. --- p.177

항해를 통해 조개가 진주를 품듯이 내 마음속에 간직할 귀중한 선물을 발견했다. 그 선물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바다가 있다〉는 사실이다. 태평양 항해 후 내 삶을 돌이켜 보니 이미 몇 년 전 코르쇠르에서 나는 바다를 품고 있었고, 나의 삶은 이미 그것을 향하고 있었다. 그 후로도 삶이 피로해질 때면 Mr. C의 작은 바다를 떠올리며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보이는 게 바다뿐인 태평양에서도 그 정원 속 작은 바다를 그리워했다. 현재도, 과거에도, 무의식중에도 나는 마음속 바다를 향해 가고 있었다. 섬세하게 들여다보지 못한 나는 무식하게도 태평양 한가운데서야 그것을 깨달았다.
--- p.244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32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