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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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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3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510쪽 | 654g | 153*224*35mm
ISBN13 9788925546254
ISBN10 892554625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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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차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렸고 그는 그 길목에 서 있었다. 그가 삼각대를 들고 옆으로 물러섰으나 하필 선로에 발끝이 걸리는 바람에 언덕 아래로 허겁지겁 달려 내려가고 말았다. 회오리 낙엽들이 누운 바로 그 풀숲이었다. 기관차가 천둥처럼 지나갔다. 그는 고개를 돌린 채 한 손을 들어 얼굴을 보호했다. 경적의 비명이 다시 대기를 갈랐다. 고개를 들었을 때는 화차들이 천둥처럼 지나고 있었다. 아무 색도 없는 기차였다. 검은색과 회색 사이로 오직 차량 하나만이 흰색이었는데, 그 옆에 붉은 페인트로 플루토 생수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열린 문으로 한 남자가 보였다. 남자는 구식 정장에 조끼와 중산모 차림이었으며, 문 끄트머리를 잡은 손에 체중을 실은 채 화차 밖으로 상체를 잔뜩 내밀고 있었다. 차량이 접근하자 그가 에릭을 보더니 모자끝을 건드려 인사했다. 마치 감사의 제스처 같았다. 암갈색의 눈은 호수물처럼 아련한 빛을 발했다. 에릭은 그가 물속에 서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물이 튀면서 기차를 에워싼 어둠 속에서 반짝거렸다. -본문 중에서

“숨은 강이요?”
그의 질문에 그녀도 퍼뜩 정신이 들었다. 그런 식으로 정신이 표류하는 게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이번 바람은 분명 이상했다. 자꾸 신경이 쓰였다.
“아, 미안. 풍경 때문에. 숨은 강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강 대부분이 지하에 있기 때문이야. 내가 알기론 30킬로도 넘는데,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내다 사라지곤 하지.”
“신기하군요.” 에릭의 반응에 앤이 미소를 지었다.
“이 마을은 모두 지하에서 비롯된 거야. 호텔에 걸어 들어갈 때마다 난 고개부터 젓는다네. 솔직히 말하면, 이 부근 땅에서 솟아오르는 샘물이 아니면, 저런 호텔들이 가당키나 하겠어? 글쎄, 그 점에서라면 마법이 개입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한 나도 더 이상 할 말은 없을 거야.”
“그게 바로 플루토의 상징이 아니겠습니까?”
“맞아. 플루토는 하데스의 로마 버전이지. 대부분 달갑지 않은 의미로 여기지만 사실 지옥과 신화의 지하 세계와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해. 아버지도 신화에 대해 연구하신 적이 있는데, 그분 해석으로는 플루토가 악마가 아니라, 대지와 지하에서 비롯된 부의 신이라셨어. 그래서 회사 이름을 그렇게 붙이지 않았겠어? 아버지가 흥미롭게 생각하신 신화는, 플루토가 맡은 임무가 바로 죽은 자들이 강을 건너 심판을 받기 전에 스틱스 강둑에 묶어 두는 역할이라는 부분이었지. 본질적으로 플루토는 여관 주인이야. 이 마을에서 물 다음에 나타난 게 뭐겠어?” 그녀가 계곡, 즉 스프링스 계곡을 향해 손을 저었다.
“여관들, 아름답고 놀라운 여관들이야.”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플루토, 지하 세계의 왕, 그리고 행복한 악마와 숨은 강
무섭도록 차가운 강에 숨겨진 한 노인과 마을의 비밀은 무엇인가


죽은 이에 대한 비상한 통찰력으로 장례식 추모 비디오 작업을 하고 있는 에릭 쇼는 어느 날 장례식장에서 만난 알리사라는 여인에게 새로운 일을 의뢰받는다. 올해 95세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재벌 시아버지 캠벨 브래드포드의 숨겨진 과거를 조사하여 전기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달라는 것. 알리사는 에릭에게 엄청난 액수의 착수금과 함께 시아버지를 재벌의 대열에 올려놓은 오래된 ‘플루토 생수’ 병을 건네고 에릭은 이에 응한다. 캠벨의 고향 인디애나에 도착한 에릭은 알리사가 알려 준 고풍스러운 5성급 호텔 ‘웨스트바덴’에 묵으며 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지만 조사를 하면 할수록 캠벨의 정체는 모호하기만 하다. 그리고 호기심에 알리사가 건네준 플루토 생수를 마신 후부터 에릭은 과거의 사건들의 재현되는 의문의 환각에 시달리기까지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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