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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 귀신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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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4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3632712
ISBN10 899363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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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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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담수 효과는 대단하다. 비가 많이 오면 담아 뒀다가 서서히 땅속에 스며들어 좋은 지하수를 공급해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동시에 산업화된 농사로 인해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인 사실 또한 인정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300만 톤 이상의 농약이 한 해에 살포된다. 환경 파괴의 주요인 중 하나다. 농약의 과다 사용을 억제하고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기계화된 상업 영농을 줄여 나가야 한다. 경숙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지름 안 쓰고 농사 지서 보자고 맘속으로는 혀왔제만서도… 당신, 괜찮을럅뎌?” 힘들지 않을까, 하는 표정을 드러내며 경숙이 동의한다.
---「농민」중에서

무당이 차분하게 말했다.
“젊은 사람이 남 하는 일에 함부로 끼어드는 게 아니야. 사람의 생사에 대해 뭘 얼마나 아는지 모르겠으나, 남 제사상에 감 놓아라 대추 놓아라, 하고 나서는 게 아니라니까. 여북하면 귀신들이 그럴까. 그건 왜 생각을 못 해!”
무당의 언사가 의외로 완강하고 인간적인 논리에 바탕하고 있다는 데 나는 놀랐다. 그래서 그랬을까. 어느 결에 내 말투가 공손하게 바뀌어 있었다.
“귀신끼리 질투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서 그럽니다. 서로 화해하고 다정하게 지낸다는 게 그렇게나 어려운 일인가요?”
---「사람의 마음, 귀신의 마음」중에서

하루에 두 번 병원에 다녀오고 시장을 봐 동생 밥을 챙겨 주고 나면 하루가 후딱 지나갔다. 읽으려고 챙겨 온 책은 표지조차 들추지 못했다. 아무것도 한 일이 없었다. 나이에 비례해 시간이 흐른다는 게 사실일까. 그렇다면 남아 있는 날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어머니도 나도 동생도 커다란 틀에서 보면 모두 조만간 소멸할 존재들이다. 그런데 삶은 왜 이렇게 복잡한 걸까. 십 년이나 오 년. 좀 더 길거나 짧은 시간의 어긋남 때문에 인간은 너무 많은 일을 겪으며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럴 가치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란 가로등」중에서

지쳤어, 다 놓고 싶어. 그 그림을 그리던 날 밤, 정희는 철우가 잠든 뒤 속으로 수없이 이 말을 되뇌었다. 이튿날 간기능 검사 결과를 알아보러 간 그녀는 의사의 말을 듣고 말이 씨가 되는 게 이런 거로구나, 싶었다. 올 초 간염 진단을 받은 이래 꾸준히 오르고 있던 간 수치가 바로 전번 검사 때에 비해 두 배나 높아져 있었다. 의사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A형, B형 등의 감염성도 아니고 알코올성 간염도 아닌데, 갑자기 이렇게 뛰어오르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CT 촬영을 해보자고 했다.
---「흔들리며 점 찍기」중에서

장소는 지극한 현실인 것 같아. 움직일 수 없는 계급이기도 하고. 내가 어디 있느냐 하는 것은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 하는 표지잖아? 서로의 몸에서 빠져나와 천장을 보고 있던 지니가 말했다. 쥐 오줌 같은 얼룩이 천장에 무늬를 놓고 있었다. 그는 가슴이 서늘해졌다. 견디기 힘든 무언가가 가슴에서 꿈틀거렸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가에 섰다.
---「블랑블루, 겨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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