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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의 기도

신학자의 기도

비아 기도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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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78g | 120*188*20mm
ISBN13 9788928644155
ISBN10 892864415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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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그 자리에서 곧바로, 떠오르는 대로’ 기도를 드릴수 있는 깊이가 없음을 저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업이 있는 날이면 아침마다 시간을 내 기도문을 적었습니다. 그렇게 하는 일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모르면서
도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들은 제게 기도를 적어 놓은 노트를 달라고 하기 시작했습니 다. 저는 학생들의 요청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망설였습니다. 저는 기도할 때 저 자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싶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 또한 저라는 사람을 의식하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국 기도란 기도의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기도하는 ‘그분’을 향해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제가 드린 기도에 담긴 무언가가 몇몇 학생들의 마음에 반향을 일으켰음 또한 분명했습니다. 급기야 학생들은 기도들을 책으로 출판해달라고 건의 했습니다. 처음에 저는 그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기도서’를 낸다는 것이 영 내키지 않았던 것은 기도한다는 것 자체에 관해 늘 갖고 있던 문제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경건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다는 문제 말입니다. 물론 사람들이 저를 경건한 사람으로 여길까 두려워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저는 경건하지 않으니까요. 적어도 저는 ‘경건한 사람’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떠올리곤 하는 그런 모습을 하거나, 행동을 하는 사람은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경배해 마땅한 이, 경배해야 마땅한 것에게 그에 맞는 경배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를 위해 ‘거룩’해지지는 않으려 했습니다. 저는 ‘거룩함’을 경계했습니다. 오늘날 ‘거룩함’holiness이란 너무나 자주 종교적인 주장이 참된 길을 벗어났을 때 드러나는 징표이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기도자가 기도 시 으레 하는 말을 하며 경건한 기도 톤에 ‘빠지는’ 모습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럴 때 좋은 마음을 먹고 집중하려 애써도 우리 마음은 방향을 잃고 헤매기 쉽습니다. 그처럼 ‘거룩’ 공식에 들어맞는 기도가 듣기 힘든 이유는 아마 그러한 기도에서는 기도하는 이의 외적 태도만이 도드라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한 기도에서 기도의 ‘내용’에 집중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그 순간 우리는 기도 자체보다는 누군가가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중시하게 됩니다. 이때 기도는 결국 우리 안에 있는 인간적인 욕구를 확인하는 종교적인 감정의 토로가 되고 맙니다. 몇몇 학생이 이 기도들을 다시 읽고 싶어 했던 이유도 이 기도들이 ‘거룩’하지 않다는 데 있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이 기도들은 꾸밈없이 평범합니다. 제 기도가 평범한 이유는 제가 평소에 하는 말과 동떨어진 기도를 드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도하며 평소 저와 다른 정체성을 갖지 않으려 했습니다.---p.17~18.

스탠리 하우어워스라는 사람의 신학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이들이 많았으면, 아니 이 책을 읽는 독자 대부분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기도서를 읽기 위해, (제 바람대로) 이 기도서로 기도하기 위해 제 ‘신학적 입장’이 어떠한지를 알 필요는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신 그분을 예배하고자 하는 열망, 그리스도인의 공통된 열망이 있는 이라면 누구든 이 기도서에 담긴 기도들로 기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기도서를 읽은 누군가가 제가 쓴 다른 책들까지 읽게 된다 해서 제가 그 일을 굳이 반대하지는 않겠지만, 그럴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실린 기도들을 이해하기 위해 제가 평소에 생각하는 바, 저의 신학을 꼭 알아
야 한다면 이 기도들은 기도로서의 가치가 없겠지요. 이 기도들은 대부분 대학원 수업을 시작하면서 드리기 위해 기록한 것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문적인’ 기도는 아닙니다. 물론 이 기도들은 그리스도교 윤리학 수업을 열면서 드리는 기도였으므로 종종 그날 수업 시간에 할 내용과 관련이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수업은 교회의 전례를 따라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교수나 신학생들만 갖고 있는 관심사에 한정된, 특정한 기도는 아니었습니다. 교실 안이든 밖이든 우리 삶에는 모두 시작과 끝이 있으며 우리는 그 사이를 ‘힘겹게 헤쳐나가고’ 있습니다.---p.22

은총이 가득하신 주님, 기도라는 선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께 기도드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요. 당신 앞에 우리가 짊어진 짐을 내려놓고, 걱정을 풀어 놓고, 비통과 슬픔을 털어놓을 수 있다니 말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는 기도하기가 버겁습니다. 기도하는 중에도 계속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뭐라고 기도를 한단 말인가’ 하지만 이 물음이 거짓 겸손이라는 것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물음은 제가 저 자신의 주인이 되려는 교만한 욕망을 숨기려는 질문일 뿐입니다. 이제 순전한 기쁨으로 기도드립니다. 우리가 서로를 위해 기도하게 하사, 당신의 기도가 우리를 통해 이루어지게 하소서. 아멘. ---p.34~5.

삶과 죽음을 주관하시는 주님, 당신 안에 우리의 삶이, 우리의 생명이 있음을 알게 하셔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우리를 자유케 하소서.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의 죽음 역시 죽었으니 그분이 부활하셨듯
우리 또한 생명으로 일어나게 하소서. 당신의 사랑으로 그 생명이 온전케 됨을 압니다. 우리의 삶을 당신께서 주신 선물로 받아들이게 하소서.---p.194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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