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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안는다 (친필사인본)

가볍게 안는다 (친필사인본)

: 오늘을 일상을 순간을 그리고 나를

심현보 | 미호 | 2018년 12월 1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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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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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년 12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38g | 128*186*2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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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질구레한 것들을 좋아한다. 별반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변화들. 그 미묘한 찰나들을 느끼는 일을 좋아한다. 사소하고 사사롭고 너무도 소소해서 그냥 스쳐 지나쳐도 삶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그 연약한 순간들을 관찰하고 기억하는 일을 나는 좋아한다. (중략)
사소한 것들은 중요함을 강요하지 않아서 좋다. 존재감을 강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들. 힘주고 애쓰고 티내지 않지만 분명하게 존재해주는 것들. 저 스스로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들이 너무 많은 세상에서 그렇게 사소하지만 분명하게 존재하는 것들이 내게 위로가 된다. ---「가볍게 안는다」중에서

당신이 오늘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남몰래 숨죽여 훌쩍거렸다면, 늦은 밤 캄캄한 거실에서 혼자 드라마에 몰입하다가 눈이 퉁퉁 붓도록 엉엉 울어버렸다면,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눈물이 툭 하고 떨어졌다면, 그건 그 작품들이 대단히 훌륭하고 감동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당신이 섬세하고 감성적인 사람인 이유도 있겠지만,
그냥 울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울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중에서

그러면 된다. 너무 아래까지 내려와서 덜컥 겁이 난다 싶으면 가만히 저 위를 한번 올려다보고 조금씩이라도 다시 올라가면 된다. 세상이 너무 번잡하고 시끄럽다고 느껴질 땐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 잠시 동안 저만치 내려가 있는 것도 좋다. 조용히 마음의 부력을 ‘평온’에 맞추고 스스로의 호흡과 의식에만 집중하는 시간.
늘 연락이 닿는 곳에, 늘 준비된 채로, 늘 긴장과 열광 중 어느 한쪽에 나를 전부 걸고 꼭 그럴 필요는 없다. 그리 길지만 않다면 가끔 ‘잠수’도 괜찮다. ---「악기 장인과 잠수의 나날들」중에서

좋아하는 일을 좋아한다.
무언가를 좋아하고 있는 내 상태를 좋아한다.
표정이 생기 있어지고 걸음걸이에 리듬감이 생기고 눈동자에서 윤이 나고 목소리에도 힘이 붙는다. 삶이 행복에 가장 근접하는 순간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건 그런 것이다. ‘취향’이라고 말하면 뭔가 더 근사하거나 남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 같지만 그냥 좋아하는 마음이 잦아지면 그것들이 모여 취향으로 자리 잡는다고 생각한다.
---「하루 치의 취향 리스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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