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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 / 잘 못 보이고 잘 못 말해진 / 최악을 향하여 / 떨림

동반자 / 잘 못 보이고 잘 못 말해진 / 최악을 향하여 / 떨림

[ 양장 ] 사뮈엘 베케트 선집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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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2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38g | 125*210*20mm
ISBN13 9791189356101
ISBN10 118935610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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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누군가에게 와 닿는다. 상상하기. --- p.11

이제 어둠 속에 등을 대고 누워 있는 너는 팔 안에 다리를 꽉 끼우고 머리를 최대로 숙이는 앉은 자세로 더 이상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원히 뒤로 젖혀진 너의 얼굴은 너의 이야기를 위해 헛되이 애를 쓸 것이다. 말들이 어떻게 해서 자신들의 끝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네가 결국 듣게 될 때까지. 매번 마지막에 더 가까워지는 무의미한 말들로. 그리고 말들과 함께 이야기. 너와 함께 어둠 속에 있는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 너와 함께 어둠 속에 있는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를 지어내는 너의 이야기. 그리고 결국 수포로 돌아간 노력이 어떻게 더 나은 것인지 그리고 언제나 그대로인 네 모습.
혼자. --- p.39~40

어떤 장소가 그녀의 마음을 끈다. 가끔씩. 그곳에 바위가 하나 서 있다. 멀리서 하얗게 보이는. 바로 그것이 그녀의 마음을 끈다. 가로보다 세로가 세 배나 되는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네 배. 지금 그녀의 키보다. 그녀의 작은 키. 마음이 끌리면 그녀는 그곳에 가야 한다. 그녀의 집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눈을 감고도 거기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더 이상 혼잣말을 하지 않는다. 말을 많이 해본 적도 결코 없다. 지금은 전혀 하지 않는다. 아직 살아 있다는 게 그녀에게는 마치 불행이기라도 한 것처럼. --- p.47

계속. 계속이라고 말하기. 계속이라고 말해지기. 어떻게든 계속. 도저히 안 될 때까지 계속. 말하자면 도저히 계속할 수 없을 때까지. 말하기는 곧 말해지기. 잘못 말해지기. 이제부터 말하기는 잘못 말해지기. --- p.75

이제 그만. 갑자기 그만. 갑자기 아득해진다. 아무 움직임도 없고 갑자기 아득해진다. 모든 게 더 적어진다. 세 개의 핀. 하나의 핀 구멍. 흐릿할 대로 흐릿한 빛 속에서. 드넓은 거리를 두고 떨어진. 경계 없는 빈 공간의 경계에서. 거기서부터 더 멀어지지는 않는. 어떻게든 더 멀어지지는 않는. 더 적어질 도리가 없는. 더 나빠질 도리가 없는. 무(無)가 될 도리가 없는. 계속할 도리가 없는. 계속할 도리가 없다고 말해져버린. --- p.96

그의 소위 정신에서는 일종의 소음 같은 것이 요란하다가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점점 희미해지고 점점 멀어져서 더 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고 오 끝나버린다. 어떻게든지 어디서든지. 시간과 고통 그리고 소위 자기 자신. 오 모두 끝나버리길.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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