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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맘대로 어디 가노

엄마 맘대로 어디 가노

홍선영 | 새움 | 1999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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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2쪽 | 148*210*20mm
ISBN13 9788988537053
ISBN10 89885370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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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갑자기 무슨 날벼락인가! 순식간에 내 옆으로 돌멩이들이 파편처럼 날아들었다. 노점상들이 게시판 뒤로 몸을 숨기려고 내 주위로 모여들었다. 허연 연기가 피어 오르고 터지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순간 '엄마는!' 싶었다. 뭘 확인할 수도 없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나는 사람들에 떠밀려 바깥으로 빠져 나왔다. 밖으로 나온 관광객들은 모두 멍하니 역만 쳐다보았다. 도로도 마비되어 차가 빵빵거리는 소리만이 내 머리를 때렸다. 곧 경찰들이 투입되어 몽둥이를 든 채 달려 들어갔다. 나는 정신이 아찔했다. 아무리 둘러봐도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저 안에서 폭탄을 맞고 피를 흘리고 있는 엄마 모습이 눈에 선했다. 대사관을 정신없이 왕래하며 책임지라고 고함치는 내 모습도. 나 혼자 살아 보겠다고 여기 이렇게 서 잇단 말인가...... 나쁜 딸년 같으니......여행은 이제 끝났다. 엄마에게 상처 입힌 놈은 내가 두고두고 괴롭혀 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여행하는 동안 엄마에게 화내고 짜증냈던 순간들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난 왜 항상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는 걸까. 내 진심은 그게 아니었는데 엄마가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들. 눈물이 핑 돌았다. 핏줄 선 내 눈과 마주치는 사람이나 앞에서 빵빵거리는 운전사들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다시 안으로 들어가려는 나를 경찰이 제지했다.
--p.181 엄마 잃은 하늘 아래
엄마와 여행하는 것 자체가 내겐 모험이었다.
우리 엄마는 당연히 아줌마다. 그리고 난 아줌마가 무섭기 때문이다. 아줌마들은 하나도 중요해 보이지 않는 것을 사수하기 위해 내가 두려워하는 남의 이목 따위는 무시해 버리는 슈퍼울트라 심장을 가졌다. 게다가 공짜라면, 20대인 나도 다리가 아파서 못 걸어가는 거리조차 가볍게 날아간다. 그리고 전문 회계사까지 긴장시킬 정도의 철저한 가계부 관리는 어떻고, 10원에서 100원을 창출하는 듯한 그 놀라운 경영 능력에 경의를 넘어 질투가 날 정도다. 나는 하루에 10만 원을 써도 돈 쓴 표시가 안나는데 말이다. 나는 겉으론 아줌마를 무시하지만 사실 그 무대포 정신과 프로 의식에 자극을 받아 약이 오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pp.7-8 우리시대의 왕따 아줌마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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