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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준 편지

나를 지켜준 편지

: 20대 청년과 50대 시인, 지역서점 백년어서원에서 두 여성이 주고받은 10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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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40g | 122*188*20mm
ISBN13 9791196171193
ISBN10 11961711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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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지난 해 여름의 일이 되었네요. 제게 ‘편지를 주고받아보자’라고 제안해 주셨던 선생님과의 통화가 기억납니다. 어떤 주제라도, 젊은 여자와 나이 든 여자가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나누면 재미있지 않겠냐는 웃음이 담뿍 묻은 목소리를 들으며 제가 얼마나 설렜는지 몰라요. ---「타인의 고통을 나누는 법」중에서

저는 제가 살아갈 공간이 저 자신과 같았으면 좋겠어요. 제 마음이 힘을 잃지 않고, 가치를 고민하고 선택하는 일을 거듭할 때 아늑한 배경이 되어 품어 주었으면 합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차 한잔, 책 한 모금, 좋은 음악으로 채울 수 있는 울타리면 충분하지요. 그곳에 제가 머물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마음을 추스르며 누울 자리, 그런 가치 있는 것들로 공간을 꾸리려 합니다. 선생님, 그리운 공간을 생각하면 자꾸만 ‘백년어서원’이 떠오릅니다. ---「터무니없는 집값 앞에서」중에서

2009년 봄, 백년어서원은 모두가 반대하고 또 의아해 하는 부산의 원도심인 동광동에 자리잡았습니다. 주변 분들은 인문학을 표방하고 있으니 좀 더 그럴싸한 문화적인 공간이나 대학가를 권했지만, 저는 굳이 이 잊히고 버려진 뒷골목을 고집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장소를 갖게 되었지요. ---「욕망이 아닌 꿈을 닮은 집」중에서

그럴지라도 육체를 가진 우리는 ‘가능성’을 따라가야 합니다. 그냥 말없이 손을 잡아 주거나 차를 한잔 건네거나 시를 한 편 전하는 건 어떨까요. 아마 말보다는 더 울림이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체온을 가진 자들이니 체온에 닿을 수 있는 것이 위로가 될 듯도 싶네요. 미각이나 후각, 촉각을 통한 것 말이에요. ---「말의 한계, 손의 가능성」중에서

나는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일도 글쓰기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누구든지 자신과 사회를 발견하고 변화시키는 발언을 하고, 흔쾌히 자신의 책으로 묶을 수 있어야 합니다.
---「책이라는 생명을 만드는 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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