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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아처의 환생

티모시 아처의 환생

[ 양장 ] 필립 K. 딕 걸작선-08이동
리뷰 총점8.0 리뷰 4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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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83쪽 | 518g | 153*224*30mm
ISBN13 9788993094398
ISBN10 899309439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존 레논이 방금 전에 살해됐고, 나는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이미 알고 있다. 내가 태어난 이유는 어떤 계획이 있어서가 아니라 저 위에서 어떤 착오가 벌어지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빼앗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였다. ---p.9
나는 100달러를 입금하고 베어풋에게 받은 카드를 핸드백에서 꺼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슈퍼마켓에서 완두콩을 사는 것처럼 크기와 무게 단위로 깨달음을 살 수 있다. 깨달음 2킬로그램 주세요. 아니, 5킬로그램어치가 좋겠어요. 저는 깨달음이 아주 많이 부족하거든요. ---pp.13~14

그 무렵을 돌이킬 때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서 씁쓸해진다. 우리는 아처 주교를 사랑하고 믿었기 때문에 그가 틀렸다는 걸 알면서도 함께 휩쓸려갔다. 이 얼마나 끔찍한 깨달음인가. 이 얼마나 도덕적으로, 정신적으로 두려워해야 할 현상인가. 지금은 두렵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지 않다. 두려워졌을 때에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뒤늦은 깨달음이 언제나 그렇듯.
이것이 당신에겐 지루한 종알거림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이야기다. 절망한 내 심장의 이야기인 것이다. ---p.163

그 상실감은 어디에도 비할 바 아니지만. 그래도 인간을 일깨우는 죽음의 힘이란 놀랍기 그지없다. 그 어떤 말이나 주장보다도 무게가 실린다. 궁극의 힘이다. 마음과 시간을 빼앗고 사람을 바꾸어놓는다. ---pp.260~261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위해 불을 훔쳤죠. 불의 비밀을. 그리스도는 실 잣는 이들의 책을 입수해 읽은 다음 그 안에 든 내용을 알려줌으로써 인간을 구하는 건가요?"
"그렇단다." 팀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신화와 비슷한 내용이라 할 수 있지. 하지만 이건 신화가 아니야. 그리스도는 실존하고 있으니까. 영혼의 형태로 와디를 지키고 있으니까." ---p.287

베어풋이 물었다. "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 있습니까? 개나 고양이나 아니면 다른 동물이라도."
"고양이가 두 마리 있어요."
"그 아이들 털도 깎아주고 먹이도 주고 보살펴줍니까? 온전히 책임지고 있습니까? 아프면 동물병원에도 데리고 가고요?"
"그럼요."
"당신한테 그렇게 해주는 사람은 누군가요?"
"나한테 그렇게 해주는 사람요? 없는데요."
"그럼 자기 자신을 감당할 여력이 되나요?"
"네, 돼요."
"그럼 앤젤 아처, 당신은 살아 있는 겁니다."
"의식적으로 살아 있는 건 아니죠."
"그래도 살아 있는 겁니다.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살아 있어요. 말에 짓눌려, 말이라는 병을 앓으며 살아 있어요. 말을 쓰지 않고 알려드리려고 했는데 그게 안 되네요. 우리가 가진 게 말밖에 없으니까요." ---pp.302~303

"해탈할 수도 있었지만 거부했어요. 돌아오려고."
"미안하지만 무슨 소리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나는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이 세상으로 돌아왔어요. 저승에서. 연민 때문에. 내가 그 사막에서, 사해 사막에서 배운 게 그거예요."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표정도 차분하기 그지없었다. "내가 발견한 게 그거예요." ---p.319

정신병은 작은 물고기처럼 숙주의 몸속을 돌아다니고 그 사례가 다양하다. 절대 고독을 즐기지 않는다. 현재 상태에 만족하지도 않는다. 벌판을 가로질러 혹은 바다를 가로질러 사방으로 흩어진다.
맞아.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우리는 지금 물속에 있는 거야. 베어풋이 말한 것처럼 꿈을 꾸는 게 아니라 수조 속에서 관찰을 당하고 있는 거야. 나는 비유 중독자다. 빌 룬드보그는 만족할 줄 모르는 정신병 중독자다. 정신병이라면 사족을 못 쓰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병에 걸리려고 한다. 정신병이 온 세상을 뒤덮은 것 같은 바로 이때, 존 레논이 죽더니 이제는 이런 난리라니. 그것도 같은 날에.
---p.328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티모시 아처 주교는 마틴 루서 킹 목사와 케네디 가의 일원과 어깨를 나란히 한 시대의 명사다. 성공회 주교이면서도 변호사 출신에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고 이단으로 고발당하는 등 언제나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 언제나 상황에 맞는 인용문을 책에서 찾아내 상대를 설득시킬 줄 아는 언변의 달인, 나이는 들었어도 실로 젊고 변화무쌍한 인물이다. 티모시 아처의 삶은 탄탄대로였다. 연설 청탁을 하러 온 키어스틴과 내연의 관계를 맺기 전까지는. 그 이후 티모시 아처는 이스라엘에서 새로 발견된 고문서를 해석하는 작업에 뛰어들었다가 신앙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고, 아들 제프와 키어스틴의 자살로 뼈 아픈 이별을 겪는다. 티모시 아처는 운명과 맞서 싸워 생존하기로 결심하지만, 자신 또한 신앙과 존재에 대한 의문 때문에 사막으로 떠나 죽는다. 며느리이자 티모시 아처를 친구로 여긴 앤젤 아처는 혼자 남아 상처 입은 심장으로 그들을 회고하다가, 자신이 티모시 아처라고, 되돌아왔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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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협잡꾼들에게 둘러싸인 [진정한] 몽상가.
스타니스와프 렘
일부 SF 애독자들은 과학보다 소설을 우선시했다고 필립 K. 딕을 탓했고, 그가 전형적인 스페이스오페라를 쓰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딕이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이유는 점점 물질주의적으로 변해가며 매스미디어의 지배가 강화되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문제와 영적인 생존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 어떤 고전 선집에든 포함될 가치가 있는 작가이다.
데이비드 헬먼
딕은 20세기를 살아간다는 사실에 관해 냉소적이면서도 가슴이 아플 정도로 절절한 작품들을 썼고, 그 사실로 인해 그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는 고독한 영웅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조나단 레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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