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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끝

영원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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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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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6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448g | 140*210*30mm
ISBN13 9788901146959
ISBN10 8901146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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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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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창규
2005년 과학기술창작문예 중편 부문에 당선되었다.《사이언스 타임스》《판타스틱》, 웹진《거울》《전자신문》《네이버 오늘의 문학》《크로스로드》등에 단편소설과 칼럼을 실었다.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판타지/SF 창작을 강의했으며,《판타스틱》에 장편 『세라페이온』을 연재했다. 지은 책으로는『소설 태왕사신기』『세라페이온』(근간)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뉴로맨서』『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과학』『이상한 존』『므두셀라의 아이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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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중독에 대해 상세하게 보고한 것은 분명히 관찰가들이었다. 최근 벌어진 ‘변경’ 때문에 중독자의 수가 늘어났고 인류의 지금 ‘현실’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했다는 것을 설명한 이는 통계가들이었다. 어쩌면 칸토도 그 가운데 하나일지 모르지만, 사회학자들은 그런 사실을 사회의 심리 프로파일로 만들었다. 마침내 계산가들이 마약중독률을 안전 수준으로 끌어내릴 수 있는 현실변경을 도출했고, 그 부작용으로 전자중력을 이용한 우주여행이 타격을 받는다는 점도 알아냈다. 영원에 있는 모든 계급 사람들이 적게는 10명, 많게는 100명씩 이번 일에 관련되어 있었다. ---p.24

앤드류는 그 사흘 동안 문제의 여성을, 즉 노위스 램번트를 네 번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복장과 장신구만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는 노위스의 키가 167센티미터이며, 자신보다 머리 반만큼 작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노위스는 날씬했고 경력이 탄탄했으며 우아해서 키가 크다는 인상을 주었다. 나이는 첫인상보다 많은 것 같았다. 스물다섯에서 서른 사이임에 분명했다. 노위스 램번트는 조용하고 말수가 적었다. 언젠가 앤드류가 복도에서 스쳐 지나가자 노위스는 미소를 짓고 눈을 아래로 내렸다. 앤드류는 노위스와 맞닿지 않도록 옆으로 피하고는 화가 나서 걸어갔다. ---p.71

앤드류는 잡지의 펼쳐진 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가 보고 있는 것은 놀랄 만큼 새빨간 차량의 복제품이었다. 그 기계의 특징은 45세기, 182세기, 590세기, 984세기의 것과 비슷했다. 원시 역사 후기의 것과도 흡사했다.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차량이라면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였다. 원시 역사 시대에는 자연적인 석유 찌꺼기가 연료였고 천연고무가 바퀴를 감싸고 있었다. 물론 그 이후의 시대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 ---p.132

앤드류는 무기를 주머니에 넣고, 문을 활짝 젖히고, 가장 가까운 단지 축으로 향했다. 남은 거라고는 기껏해야 위원회와 라반뿐이었다. 앤드류는 둘 다 두렵지 않았다. 둘을 합친다 해도 두렵지 않았다. 믿을 수 없는 나날이 지나면서 그 달의 끝이 다가왔다. 앤드류는 자신이 필요불가결한 존재라는 사실을 점점 더 확신하게 되었다. 위원들이라 해도, 심지어 모든시대위원회 전체라 해도 영원의 존재 그 자체와 한 사람의 여성을 놓고 저울질을 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p.188

“시간의 순환을 다시 한데 엮는 길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그리고 우리 능력으로 그 방법을 찾을 확률이 아주 높다는 얘기야. 이 현실이 아직 존재한다는 걸로 볼 때 해결법이 존재할 가능성 또한 아주 높다고 봐도 돼. 만약에 너나 내가 어느 순간에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그래, 순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일정 수치 이하로 떨어지면, 영원은 사라지겠지. 무슨 얘긴지 알겠어?” ---p.263

벌거벗은 돌들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 속에는 철과 동과 크롬 성분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강렬하고 다채롭고 흐릿한 무지갯빛이 돌고 있었다. 앤드류는 무인지경의 광대함과 생명이 없는 주변 풍경으로 인해 난쟁이처럼 위축되었다. 일반적인 세계와 동떨어져 있는 영원에는 태양이 없었고 공기마저도 시간에서 가져와야 했다. 고향 세기의 기억은 희미했다. 다양한 세기를 넘나들면서 행했던 관찰은 사람과 도시에 집중되어 있었다. 따라서 앤드류는 이런 광경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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