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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아기부처

한강 아기부처

: 2000년 제25회 한국소설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국소설문학상-01이동
한강 | 개미 | 1999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5 리뷰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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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35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038278
ISBN10 8987038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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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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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살아온 동안 쌓아온 것들이 고스란히 내 병이야... 이제 와서 보니 후회가 되는구나. 한평생 칼을 품고 살아았던 것 같으니. '이러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한 장 더 그릴 대마다 붓이 그만큼 가벼원진다.' 어머니는 벼루에 물을 조금 붓고 다시 먹갈기를 시작했다. 염색물이 빠져 희끗희끗한 가마가 어머니의 팔동작에 따라 흔들렸다. 저렇게 독같은 그림을, 정말 삼천 장씩 베껴낼 생각인가.
--- p.30
나는 늘 할머니가 살아야 하는 이유였다. 우리 정님이 중학교 들어갈 때까지만이라도. 우리 정님이 고등학교 마칠 때까지만이라도. 우리 정님이 시집갈 때까지만이라도. 우리 정님이 해산바라지는 내가 해줘야 할텐데...... 할머니가 살아야 할 이유를 더 이상 내게서 찾지 못하게 되었을 때부터 급반전이 이루어졌다. 에구 내가 빨리 죽어야 하는데...... 핼미라고 있는 게 맨날 걱정만 끼치고 짐이 되니 내가 얼른 가야 우리 정님이가 심 피고 살지. 할머니는 살아야 하는 이유도 죽어야 할 이유도 내게서 찾았다. 나는 할머니가 살아야 할 이유를 내 아이들에게 갖다 붙이면서 왠지 그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의 살아야 할 이유로 뽑히는 것은 결코 영광스럽거나 신나는 일이 아니었으니까.
--- p.244-245
공교롭게도 그날 뜻밖의 전화들을 받았다. 태교책의 삽화를 그려 불과 이틀 전에 갖다 줬던 출판사에서 이번에는 아동의 언어 장애 치료에 관한 책에 들어갈 삽화 마흔네 컷을 청탁해왔다.

“신선했어요. 여태까지 우리 유아신서 삽화가 좀 따분한 편이었는데, 젊은 감각으로 그려주니까 저자도 좋아하더라구요.”
가만있으면 새침한 소녀같이 입을 내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단발머리 편집장의 목소리는 유쾌했다.

뒤이어 저녁 무렵에는 재작년 가을에 바람을 맞고 쓰러졌던 어머니가 마침내 지팡이 없이 걸을 수 있게 되었다는 오빠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제는 운동장 돌 때 내 손 안 잡아도 된다면서 기뻐하시는구나.”

새벽마다 어머니의 손을 붙들고 집 근처 고등학교 운동장을 세 바퀴씩 달팽이 걸음으로 돈 뒤 출근하곤 했던 오빠의 목소리는 한 음조 높아져 있었다. 그의 뉴스 시간이 가까웠을 때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어머니인가?

어머니의 성격으로 보아 그럴 리 없는데도 어쩐지 기꺼운 마음이 되어 수화기를 들었다. 성우처럼 아름다운 목소리의 여자가 내 이름 석 자를 정확히 발음했다. 전데요, 대답하자 여자는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모르는 이름이었다.

여자가 물었다.
“그분이 얘기 않던가요?”
그 여자가 '그분'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누군지 나는 더욱 의아해졌는데, 더욱 의외의 말이 수화기 저편에서 건너왔다.
“그분하구 저, 내일로 꼭 육 개월이 돼요.”

고백하자면 그때 나에게 정작 놀라웠던 것은 그 여자의 말보다 그것에 이끌려 나온 내 마음의 반응이었다. '뭐가 육 개월이 된다는 건가' 하는 어리석고 멍한 의문이 있었고, 이어 '그랬었구나'하는, 잘 맞추어지지 않던 퍼즐 조각이 마침내 들어맞는 순간과 같은 작은 쾌감이 일었다.

방송만 끝나면 집으로 곧장 돌아오던 그가 몇 달째 종종 늦었던 까닭, 늦은 이유를 설명해놓고는 시간을 두고 내 반응을 살피는 기색이었던 까닭, 들떴다가 침울했다가 유달리 감정의 기복이 심했던 까닭이 한 가지 답으로 모아진 것이다.

뒤 이어 나에게 엄습해온 것은 더욱 뜻밖의 것으로, 마치 강한 파도가 가슴을 치는 듯한, 여름 한낮에 한 바가지 냉수를 뒤집어쓴 것 같은 후련함, 후련하다 못해 일말의 자유까지 느끼게 해주는 통쾌함이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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