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건축들과 건축가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우리가 그저 지나쳤던 건축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모든 게 고민이었다. 글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그림은 어떤 재료를 써서 그려야 할지 하나하나 신경이 가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우선 건축은 아름다운 형태도 중요했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지어진 이유가 더 중요했다. 적장의 목을 베고 난 뒤, 평온한 표정을 짓고있는 ‘클림트의 「유디트」’를 아무런 정보 없이 감상하는 사람은 그림 우측 아래 여성이 적장의 머리를 들고 있다는 걸 쉽게 눈치를 채지 못한다. 그저 아름다운 그림이니 잠시 눈을 붙였다가 이내 곧 다른 그림으로 시선을 쉽게 옮긴다. 그러나 이야기를 접한 순간 그림에서 한참 눈을 떼지 못하게 된다. 정지된 것들은 생각하게 만든다. 건축이 그렇다. 필자는 이야기가 가장 중요했다. 수도 없이 글을 썼다가 지웠다가 만화로, 그림으로 연필을 들고 그렸다. 그리고, 수채화 물감으로 연필 선을 덮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게 살아났다. 나는 여러분께 그걸 보여주고 싶었다.
건축은 예술이라는 것을.
-머리말 중에서 p.7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 Templo Expiatorio de la Sagrada Familia,
바르셀로나 스페인, 1982~건설중
가우디는 많은 연구 끝에 사람들 앞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의 건축 방향을 설명하고 드디어 1883년 공사를 시작한다. 크게 3개의 파사드로 구성하여 예수의 생을 그리고, 각 파사드마다 4개의 첨탑을 세워 열두 제자를 상징하고, 예수와 성모마리아 그리고 4명의 복음기록자들을 합해 총 18개의 탑을 세울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8개 종탑만 완성되었다. 성당 규모는 가로 150m, 세로 60m, 높이는 약 170m로 예정되어 있다.
-가우디 p.41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길 원합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찾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사람들의 마음속 질문, 가령 우리가 왜 여기에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와 같은 질문들에 답을 찾도록 도와줍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찾고 마음의 평화와 편안함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이를 삶 속에서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합니다.” - 안토니 가우디
-가우디 p.50
“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지 않다. 단지 표현하고 싶을 뿐이다.” - 미스 반 데어 로에
-미스 반 데어 로에 p.76
“왜 오늘날의 스타일을 옛날로부터 빌려오는가? 모든 물건의 형태는 쓰임새에 맞게 만들어져야 한다. 건축가나 디자이너는 꾸미는 속임수를 버려라. 재료의 특성을 그대로 살리고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는 용기를 가져라.” -발터 그로피우스(1919년 바우하우스 취임식 연설 중)
-발터 그로피우스 p.155
공간 (空間) 사옥(현 아라리오 뮤지엄), 원서동 서울, 1971~1977
대한민국의 근·현대건축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김수근 대표 건축물. 한옥과 비원을 근처에 둔 공간사옥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위해 담쟁이 덩굴과 검은 전돌로 마감하여 향토적이고 서정적인 건축으로 표현했다.
-김수근 p.253
“나는 나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 만약 알았다면, 그 길을 가지 않았을 것이다.”
-프랭크 게리 p.287
콜하스는 2000년 프리츠커 상을 수상하고 《타임》지가 뽑은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 이후에도 콜하스는 프라다와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등 많은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고, 2014년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총감독으로 선임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여전히 과시하고 있다. 평범한 형식의 건축에서 자유를 외치며 렘 콜하스가 정립한 수많은 이론들은 르 코르뷔지에와 미스 반 데어 로에가 다져 놓은 현대건축의 땅 위에 풍성하고 화려한 나무가 되어 현세와 후세의 건축에 또 다른 씨앗을 뿌려 놓았다.
-렘 콜하스 p.398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