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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가족

물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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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6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02쪽 | 422g | 153*224*30mm
ISBN13 9788987162478
ISBN10 8987162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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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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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춘미
충북 괴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한국외대 일본어과에서 석사학위를, 고려대 국문과에서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도쿄대학 비교문학연구실 객원교수를 역임하고, 고려대 일문과 교수, 한국일본학회 회장, 고려대학교 일본학연구센터 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현재 고려대학교 일본학연구센터 일본번역원장으로 재직중이다. 옮긴 책으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밤의 기별」 「밤의 거미원숭이」 「해변의 카프카」 「인간실격」 「나의 소소한 일상」 「헤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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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해도 못 다한 일이 많은 나의 일생이었다. 이럭저럭 삼십 년 간이나 살았는데도 나는, 제대로 사랑도 못해보았고, 결혼도 못해보았고, 아이를 낳아보지도 못했고, 쿠사바 마을의 물에 대해서 문장으로 묘사하는 일도 끝내지 못했고, 그리고, 쿠사바 마을에 살아 돌아오지도 못했다. ---p.138

야에코는 내가 가르쳐준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르쳐준 내가 훨씬 전에 가사를 잊어버리고, 야에코는 야에코대로 내가 가르쳐주었다는 사실을 깨끗이 잊어버렸다. 전에 우리 오누이는, 그 짧은 노래를 백번도 이백 번도 함께 노래하곤 했었다.
잊었다,라고는 말하지 못하게 하리라.
날아다니는 반딧불과 습기 찬 뜨거운 대기가 격렬하게 정염을 부추기는 여름밤, 물망천의 차디차고 기분 좋은 흐름을 헤엄쳐 건널 때, 야에코는 언제나 그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리고 기슭에 기어올라 한숨 돌리는 사이에도 노래하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달빛에 물든 몸에서, 적당한 양의 털로 감춰진 사타구니에서, 뚝뚝 물방울을 흘리면서 대나무숲 속의 오두막을 향해 갈 때에도 노래하고, 내 위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움직일 만큼 움직이고, 소리칠 만큼 소리치고, 눅진해진 뒤에도 노래했다.---p.40

예전에, 조부는 나한테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너는 요절할지도 몰라.” 예전에, 조부는 나한테 이렇게 말했다. “너를 닮은 녀석을 세 명 알고 있는데, 세 명 다 서른이 되기 전에 죽어버렸지.” 예전에, 조부는 나한테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뭐가 어쨌다는 것은 아니야. 백 살까지 사는 녀석들하고 비교해서 낙심할 필요는 없지.” 예전에, 조부는 나한테 이렇게 말했다. “비록 네가 죽는다 해도, 금방 누군가가 아이를 낳을 테니까, 식구 수는 언제나 같지.” 조부의 말은 모두 옳았다.
적어도 나는, 제 수명을 못 채우고 죽은 자 축에 끼어버린 그런 자들과 한 통속은 아니다. ---p.57

야에코가 내 시야 속에서 날마다 광채를 더해감에 따라, 물에 얽힌 나의 사념은 빛바래갔다. 여분의 복숭아꽃을 따낼 때 쭉 뻗는 하얀 다리, 아직 파랗고 작은 복숭아 열매 하나하나마다 봉투를 씌워줄 때 흔들리는 봉싯한 유방, 다 익은 복숭아를 상하지 않도록 가만히 따는 나긋나긋한 손가락― 어느 틈엔지 나는, 물과 함께 야에코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야에코의 머리카락을 따라 어깨에 스미는 비에 대해서 쓰고, 야에코의 목덜미에서 빛나는 아침이슬에 대해서 쓰고, 야에코의 단단하고 모양새 좋은 발목에 감기는 시냇물에 대해서 쓰고, 그리고 여름밤 물망천을 알몸으로 헤엄쳐 건너는 야에코의 아름다운 등과, 그녀의 허리 부분에서 작은 소용돌이를 만드는 물에 대해서 썼다. 그리고 어느 해의 어느 날 밤, 추석 전날 밤을 경계로 해서, 나는 물에 관한 일체의 묘사를 그만두고, 대신, 야에코의 발랄한 육체와, 야에코의 떨리는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한숨에 대해서 쓰게 되어 버렸다. 여름 내내 쭉, 야에코의 몸은 구석구석까지 물망천의 물맛이 났었다.---p.72

나는 졸졸 흘러간다. ---p.89

나는 태양빛에 녹아버리고 싶었다.
아니면, 개미가 되어서, 어딘가의 누군가에게 짓밟혀 뭉개져버리고 싶었다. 물망천의 둑길을 땀투성이가 되어 터벅터벅 걷는 내 모습을, 만일 누군가가 목격했다면, 틀림없이 병자나, 혹은 술주정뱅이나, 혹은 변태성욕자 등속으로 생각했을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주위에 사람 모습은 없었고, 기척조차 없었고, 사방은 고요하게 맹위를 떨치는 빛과 열에 지배되어, 풀과 나뭇잎은 축 늘어져 있었다. ---p.106

예전에 아버지는 나와 누이를 위해서 피리를 불었다.
그렇지만, 마른 대나무관에서 흘러나오는 가락은, 날마다 깊어가는 우리 관계를 어떻게도 할 수 없었다. 또, 남동생의 쓸모없이 야만스러운 피의 소용돌이를 진정시키지도 못했고, 형의 매우 장남다운 고뇌에도, 꾀병을 언제까지고 계속하고 싶어하는 어머니 마음의 병에도, 출산을 향해 점점 부풀어가는 누이의 배에도, 전혀 효험이 없었다.
요컨대 우리 가족은 아버지 피리에 하등 영향을 받지 않았고, 다른 가족과 똑같이, 결국 돼가는 대로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p.236

적막한 아귀산이 달빛을 빨아먹고 있다.
지하에 냉수와 열수를 비축하고, 마그마 덩어리에 엄청난 파괴력을 천천히 모으고 있는 화산은, 오늘밤도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척, 조용히 가라앉아 있다. 도깨비 형상의 눈[雪]은 오늘 하루로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다. 그리고, 살아 있는 자는 결코 식별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아귀산도 또한, 생살여탈의 권한을 쥔 채, 무거운 침묵을 지키고 있다.---p.274

나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모르고, 또, 알고 싶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어디에 가든 복숭아꽃 색과 인동꽃 냄새가 따라다닌다는 사실, 그리고, 만일 살아 있었다면, 오늘이 내 서른 번째 되는 생일날이라고 하는 사실, 두 가지뿐이다.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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