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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문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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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42g | 141*205*15mm
ISBN13 9791189034122
ISBN10 118903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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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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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는 공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 하게 될 거야. 너희들이 얼마나 공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도 상관없어. 내 관심은 오직 너희가 얼마나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 얼마나 인간의 고통이나 슬픔에 대한 이해가 넓고 깊은지, 얼마나 본질적 삶에 관심이 많은지…… 그것에만 집중할 거야. 알겠니?” --- p.31

나는 무심히 손목에 붙인 밴드를 만지작거렸다. 그러자 너덜거리던 밴드가 떨어지며 손목에 그어진 자잘한 주저흔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울하거나 불안해지면 닥치는 대로 집어서 그었던 자해의 흔적이었다. --- p.40

“사람들은 크든 작든 누구나 고통을 안고 살아간단다. 하지만 충격이 크면 자신만의 언어를 잃어버리기 십상이지. 하지만 우리에겐 ‘글’이 있잖니? 세상에서 가장 귀한 소통의 도구이자 카타르시스의 매개체.” --- p.92

나는 이들 부부에게서 처음으로 제 몸 놀려 일하는 사람의 건강한 행복을 느꼈다. 내 안에 선함이 있다면 그지없이 닮고 싶은 모델이랄까. 우직하면서도 서로를 잘 챙겨 주는 살뜰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 p.125

나는 미수의 눈빛을 오래오래 바라봤다. 멋진 아이구나. 행복해 보였다. 이런 아이라면 어떤 어려움이 닥친다 해도 나처럼 죽을 날만 세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 p.141

“선우야, 공부 잘하는 아이들, 책상 앞에만 앉아 있는 아이들 부러워하지 마라. 그들 중에는 자기가 왜 대학을 가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애들이 태반이야. 난 목적 없이 공부하는 애들보다 너처럼 치열하게 자기 삶을 버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그래야 나중에 좋은 글이 나올 테니 말이다.” --- p.187~188

세상의 일들 중에 선의를 베푼 뒤 뒤통수 맞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피해자라고만 생각했던 내가 본의 아니게 누군가의 뒤통수를 치게 될 줄은 몰랐다. 나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 점장님. 세상은 알면 알수록 더 이해하기 힘든 거대한 블랙홀이다. --- p.197

나는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죽음의 의미를 다시 새기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순간까지 몰려서 죽는 죽음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고 말야. 비겁한 거지. 나는 용기 없는 겁쟁이였던 거야. 한편으론 우리가 죽음에 집착하는 건 어쩌면 삶에 대한 열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 죽고 싶은 만큼 살고 싶은 마음 말야. --- p.254

사막 같은 세상에 웅크려 앉은 내 등껍질에 흘러드는 물방울. 그 머나먼 수원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면 할아버지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수, 문쌤과 문예반 아이들. 이들이 뿜어내는 따뜻하고 맑은 물방울을 받아먹으며 10월은 지나갔고 나는 기어이 살아남았다.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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