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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들러스 타운의 동양 상점

페들러스 타운의 동양 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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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452쪽 | 506g | 140*210*30mm
ISBN13 9791185585703
ISBN10 118558570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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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는 자살을 시도하는 날로, 아니면 자살을 하는 척하는 날로 하필 내 열두 번째 생일인 오늘을 택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건 분명 관심을 끌기 위한 연기였을 뿐이었다. 그때도 누나의 자살 시도가 보여 주기식이라는 걸 알았지만 변기 뚜껑 위에 놓여 있던 파란 접시와 컴퍼스 바늘처럼 끝이 뾰족한 과도가 욕조를 향하고 있던 것을 못 본 척할 수는 없었다. 접시 위에는 하얀 알약이 제물처럼 쌓여 있었다. 나는 접시와 과도를 바닥에 내려놓고 변기 시트를 올렸다. 오줌을 누는 내내 은색 칼날을 쳐다보며 이 칼날이 누나의 손목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을지 궁금했다.
--- p.21

“여기가 좋아?” 누나가 물었다. 여기라는 것이 이 가게를 말하는 건지, 이 나라를 말하는 건지, 이 지구를 말하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정확히 무슨 뜻인지 물으려다가 어차피 내 대답은 같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었다. “이만하면 됐어.” 내가 말했다. 누나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했다. “이만하길 다행이지.”
--- p.38

아빠가 운전석에서 내리는데 아빠의 뒷주머니에서 빠져나온 무언가가 좌석 위로 툭 떨어졌다. 작은 수첩이었다. (…) 수첩에는 낚시를 하러 가는 길에 아빠가 나에게 물었던 질문들뿐 아니라 더 많은 질문들이 적혀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치고 아빠의 글씨체는 보기 좋았다. 내 글씨보다도. 마지막 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내가 기억나느냐고 물어볼 것. 영어로 ‘파더’나 ‘대드’라고 부를지 아니면 ‘팝’이나 ‘파파’라고 부를지 물어볼 것.
--- p.75

하지만 그건 다 옛날 일이다. 이제 가족이 다시 함께하게 되었으니 행복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낯선 나라에 와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뿐만은 아니었다. 지금은 혼자 남겨진 게 아닌데도 여전히 혼자라는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남편이 변해서인 건지도 몰랐다. 변한 건 사랑을 나누는 방식이라든지 좋아하는 음식처럼 큰 것들이 아니라 자잘한 것들이었는데, 그녀는 지금까지 이런 별 것 아닌 것들이 사람의 성격에서 그렇게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 몰랐다.
--- p.134

한국을 떠난 게 인생에서 가장 힘든 일이었으면서도 인숙은 미국으로 온 것이 좋았다.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금세 미국인처럼 자라날 테고 그러면 아이들도 행복한 사람이 될 테니까.
--- p.139

아빠가 교실에 들어가는 건 몹시 오랜만이었을 것이다. 언제가 마지막이었을까? 아주 오래전 한국에서가 마지막이겠지. 아빠는 자신의 삶과 우리의 삶을 더 낫게 하려고 노력하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온 가족을 끌고 올 필요가 있었을까? 누나와 나는 학교에 다니고 텔레비전도 보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엄마는 영어 실력을 늘리는 데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아빠가 용기가 있었더라면 혼자 수업을 듣고 우리는 평화롭게 내버려 두지 않았을까.
--- p.236

그제야 테드는 상황을 파악했다. 김씨 가족은 자신을 상대로 영어를 연습하고 있는 거였다. 오늘 테드의 가족을 초대한 것은 김씨 가족이 대화 기술을 가다듬기 위해서였다. 그럼 우리 가족이 이 집에 온 첫 미국인 가족일까? 김씨 가족들의 행동, 긴장한 채 바른 자세로 자리에 앉아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깍지 끼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런 것 같았다. 테드는 이 가족들이 안쓰러우면서도 사랑스러웠다. 이 가족은 미국인이 되고 싶을 뿐이었고, 그래서 자신을 보고 배우려고 하는 거였다.
--- p.277

여름 방학이 지나가며 7학년이 될 날이 서서히 다가오는 동안 나는 우리 가족이 스페이스 셔틀에 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빠와 엄마가 조종간을 잡고 누나와 내가 뒤에 탄 스페이스 셔틀은 지나온 어느 시점에선가 결정적인 각도를 계산할 때 살짝 벗나어서 지금은 경로를 이탈해 불행의 행성으로 나아가는 것 같았다.
--- p.283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아빠는 뻐기는 데 그치지 않고 모욕적인 언사까지 서슴지 않았다 “봐, 이 친구는 아주 물건 파는 기계라고. 게다가 그렇게 잘생긴 것도 아니야! 이 코쟁이 머리가 얼마나 큰지 봐야 하는데, 하하!” 아빠는 알렉스가 빤히 보는 앞에서 이런 말을 늘어놓았고, 알렉스가 자기 이름을 알아들을 때마다 아빠는 그에게 눈을 찡긋해 보이면서 정말 잘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그때는 아빠가 왜 그렇게 못되게 구는지 몰랐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안다. 그럴 수 있어서였다. 처음으로 미국인을 부릴 기회를 얻은 아빠는 그 권력에 취했던 것이다.
--- p.298

8×10 사이즈의 흑백 사진이었는데 다섯 사람이 찍혀 있었다. 세 사람은 배경에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고 가운데에 두 사람, 남자 하나와 여자 하나가 있었다. 남자는 아빠였는데 눈을 감은 채로 입술을 살짝 내밀고 여자에게 키스를 하려고 몸을 구부린 경망스러운 행동이 사진 속에 영원히 기록되어 버렸다. 착착 쌓인 회색 상자에 몸이 가려져 보이지 않는 여자는 키스를 받을 준비를 하며 머리를 아빠 쪽으로 기울이고 있었다. 한국 여자였는데 엄마보다 젊어 보이지도, 엄마보다 예쁘지도 않았다.
--- p.332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마.” 엄마가 말했다. “미안해한다는 건 알아. 당신은 계속 그 여자를 만났어. 우리가 없었을 때 만난 건 어떻게든 이해해 볼 수 있다고 쳐도, 어떻게 우리가, 내가 여기 온 뒤에도 그럴 수가 있어?” 일 분,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랜 침묵이 흐른 뒤에야 아빠가 입을 열었다.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몰랐어. 끝을 내야 했지만, 그냥…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
--- p.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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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들러스 타운의 동양 상점』은 오늘날 ‘새로운 미국인’의 탄생과 성장통을 다룬 훌륭한 데뷔 소설이다. 저자가 창조한 인물들은 진실, 다정함, 동경 그 자체다.
- 이민진 (『파친코』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저자)
《페들러스 타운의 동양 상점》은 미국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이민자 아이의 고군분투를 간명하게 그려 낸, 위트, 유머 그리고 진심이 가득한 수작이다.
- 시카고 선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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