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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하는 시간

밥하는 시간

: “삶이 힘드냐고 일상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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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432g | 130*195*30mm
ISBN13 9791189809089
ISBN10 1189809087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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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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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력밥솥 뚜껑을 열고 김이 막 오르는 밥을 나무주걱으로 살살 젓는다. 먹빛이 도는 자그마한 자기 그릇에 소복이 담는다. 현미잡곡밥에 들깨미역국, 두부구이, 김치, 식탁에 단정히 앉아 손을 모아 감사드린다.
한 입씩 먹는다. 현미밥은 오래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 밥이 다 넘어가면 국을 뜬다. 미역의 미끌한 느낌과 들깨의 고소한 향이 입 안을 가득 채운다. 현미유에 구은 따뜻한 두부의 말랑하면서도 쫄깃한 맛, 약간 신 김치의 톡 쏘는 알싸한 맛을 느끼면서 천천히 먹는다.
저무는 햇살이 갓 튀겨낸 튀김처럼 투명하게 바삭거린다. 반찬으로 가을 저녁의 햇살을 한 줌 뿌린다. 딱새 한 마리 먹이를 물고 소나무 가지에 앉았다. 함께 식사를 한다.(......) 한 끼 밥을 대하는 태도가 나를 대하는 태도, 내 삶을 대하는 태도이다. 밥을 정성스럽게 먹는 행위는 나를 정성스럽게 대하는 것이고, 내 삶을 정성스럽게 창조하는 일이다.
--- p.178

비로 쓸면 천천히 내 속도대로 일을 하게 된다. 내 몸을 느끼고 방바닥을 느낀다. 청소와 청소하는 내 몸이 분리되지 않는다. 청소를 하면서 나 자신이 맑고 단단해진다. 단정해진 방에서 나 또한 단정해진다.
호미로 밭을 갈 때 흙의 냄새와 흙의 부드러움, 촉촉함을 손과 발, 온몸으로 감촉하게 된다. 그럴 때 몸의 즐거움이나 든든함이 생겨난다. 몸으로 살면 다양한 감각과 감수성이 살아난다. 내 생명과 타 생명, 사물과의 공명대가 생긴다.
일상의 여러 가지 일들, 이를테면 차를 마시거나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할 때, 청소를 하거나 마당의 풀을 뽑을 때 내 몸과 함께 있으면 일상의 순간순간이 빛난다. 지루한 일이 되기보다 깨어 있는 순간들이 된다.
--- p.103

누구나 자신의 공간에 있을 때 자기답다고 느낀다. 평생 밥을 해도 부엌을 자신의 공간으로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공간이 어디인가? ‘내 삶을 살고 있다고 스스로가 믿어지는’ 공간은 어딜까? 그런 공간이 있는 삶과 없는 삶은 얼마나 다를 것인가?
부엌을 자기 공간이라고 느끼고, 그곳에서 비로소 자신이 믿어지는 사람의 삶을 나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그의 삶은 든든해 보였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남다른 기품의 원천을 알 것 같았다. 그건 가장 근원적인 것에 정성과 애정을 바치는 이에게서 느껴지는 삶의 품격이었다. 나는 부엌이라는 공간의 외관을 관찰하고 찾아보는 내 행위의 부질없을 깨달았다.
--- p.105

몸을 무시하면 명민한 몸을 갖기 힘들다. 그렇게 되면 평범한 일상에서 오는 기쁨을 누릴 수 없다. 그저 밋밋해 보이는 것들, 이를테면 날씨의 변화라든가, 몸의 변화 등 삶의 기초적인 것들에 둔감하다. 밋밋한 행위에서 빛을 느끼지 못한다면 삶에 빛이 들어오기는 어렵다. 삶의 90퍼센트는 그런 밋밋한, 보이지 않은 것들이 지층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평범하고 당연한 세계가 근원적인 세계다. 이것을 무시하고 특별한 무엇을 아무리 해도 실은 허망하다. 늘 특별한 것을 추구하면 일상에 무뎌진다. 내가 그토록 공허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지만 공허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던 이유다. 우리 삶의 근원적인 토대를 단련시키지 않으면 허무해지기 마련이다
--- p.117~8

겨울밤, 어두워지는 마당에 연기 내음이 깔린다. 커피 볶는 향과 콩 삶는 향이 어우러진 것 같기도 하고, 낙엽 태울 때의 매캐하면서도 아련한 냄새 같기도 하다. 세상은 어둠으로 깊어지는데, 그 깊숙한 어느 곳에선가 나오는 듯한 원초적인 냄새. 그리움이 아련히 묻어 있는 냄새다. 아궁이 불이 잦아든다. 위엄으로 가득했던 한 세계가 사그라진다. 내 몸도 위엄으로 잦아드는 듯 고요하다. 매일 불을 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을 하면서 몸에는 나와 세상에 대한 신뢰로 굳은살이 조금씩 붙는다.
이제 달은 지고 밤하늘 가득 별이다!
--- p.189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백 년이 넘은 낡은 집이다. 이 집은 삶의 원형 같다. 어떤 과장이나 왜곡 없이 단순하고 평화로운. 삶은 원래 그런 게 아니었을까. 육 년을 함께 산 늙은 개 하늘이가 가장 평화로운 곳을 찾아 따뜻하게 제 생명을 향유하는 것처럼, 삶은 그렇게 단순하고도 아름답고 절실한 그 무엇이었을 게다. 그 절실한 고갱이를 회복하고 온몸 깊이 새기는 과정이 앞으로 남은 나의 삶이다.
--- p.10

마당은 내가 가꾸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내가 알 수 없는 공간이고 마당에서 만나는 자연은 나를 내 안에 가두지 않게 한다. 스스로를 넘어서게 한다. 인간이 자연의 한 부분이며, 내가 겪는 숱한 일들이 이 자연의 생멸 속의 한 부분일 뿐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 p.209

내가 아무리 고통과 슬픔 속에 있어도 자연은 그토록 생기롭다는 사실이 절대적 위로가 된다. 내 고통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이 있다는 것. 인간의 조간 안에 갇히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 그것은 나를 안심시키고 또 안심시킨다. 나를 떠난 더 큰 세계로 확장시킨다. 나는 슬픔으로 열린다. --- p.209

늘 ‘저 너머’를 바라보다가 지금 여기, ‘이 세상’으로 온 거다. 비로소 세상 속에서 터져나오는 기쁨이 보인다. 하찮게 여겨, 보이지도 않던 것들이 보인다. 작고 여린, 세세한 생명들이 보이고, 그것들이 작지 않은 생명임이 보인다. 봄의 터져나오는 기쁨에 온몸을 담글 수 있다. 나 또한 그 숱한 생명의 하나로 이 지상에 함께 존재한다는 연대감에 깊이 안도할 수 있는 것이다.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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