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돌이 음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한탄하는 어머니의 목소리로 이 책은 시작합니다.
브라질 북부 어느 가난한 마을에 사는 카밀로는 배가 고파 온종일 엄마 곁에 매달려 칭얼대다 급기야는 울음보를 터뜨립니다. 카밀로의 엄마 리타는 아이를 달래려고 물에 돌을 넣고 끓입니다. 아이는 보글보글 끓는 게 돌인 줄도 모르고 이제나저제나 밥이 익기를 기다립니다.
리타는 얼른 아들이 지쳐 잠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밥이 다 될 거라는 거짓말을 하면서 말이죠.
이 원고의 ‘1부 불평등은 어떤 모습인가?’에서는 위와 같은 생생한 증언과 함께 세계 불평등을 통계학으로 접근합니다. 하루에 약 10만 명이 아사餓死합니다. 어린이는 5초에 한 명꼴로 굶어죽는 셈입니다. 또한 오늘도 2억 2000만 명의 어린이가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부 지구촌 불평등의 현장들’에서는 세계 곳곳에 만연한 어린이 인권 유린 현장을 보여줍니다.
스모키 마운틴에서 쓰레기장을 뒤지며 사는 고리오 형제, 지하를 떠돌며 사는 울란바토르(몽고)의 아이들, 라틴아메리카에만 4000만 명에 달하는 거리의 아이, 뭄바이(인도)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모녀의 죽음, 지옥과 같은 코트디부아르 카카오 농장에 단돈 1만 5000원에 팔려가는 아이 등등. 2부에서는 이와 같은 불법적인 ‘어린이 노동’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1부가 통계학적으로 살펴본 지구촌 불평등에 관한 고찰, 2부가 지구촌에 만연한 어린이 인권 유린의 실례實例를 촘촘히 나열했다면 ‘3부 불평등은 왜 생길까?’에서는 1부와 2부에서 드러난 참혹한 실태의 원인을 정치, 종교, 문화, 역사의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지금 세계에서 가난한 사람의 대다수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몰려 있습니다. 이들 지역이 몰락한 데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유럽을 비롯한 서구 강대국의 침략과 이에 따른 식민지 경험이 그것입니다.
유럽의 여러 나라는 15세기까지만 해도 세계를 지배할 만한 강대국이라고 하기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유럽보다는 중국이 강대국이었지요. 중국은 일찍이 나침반, 화약 등을 발명하여 유럽보다 훨씬 먼저 먼 바다 항해에 나서면서 무역으로 부를 쌓고 힘을 키웠습니다.
유럽이 강대국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갖추기 시작한 것은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이후부터입니다. (중략) 그 후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드넓은 아메리카 대륙의 중남부, 즉 라틴아메리카라고 부르는 지역을 서로 많이 차지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브라질은 포르투갈이, 그 밖의 나머지 지역은 스페인이 나눠 갖기로 조정이 되었습니다.
- 본문 중에서
불평등은 왜 생기는가, 하는 큰 물음에 맞춰 다양한 관점에서 세계 불평등을 풀어냅니다. 3장을 통해 강자에게 유리한 세계 경제 구조가 어떻게 노동력을 착취하고, 바다를 고갈하고, 지구를 황폐화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4부 불평등을 해결하려면’ 편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행복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펼쳐보는 장입니다.
좋은 원조란 무엇인지, 가난한 사람이 잘살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이 불평등의 고리를 끊으려면 어찌해야 하는지 이야기합니다.
네팔의 수차水車에서 배우는 지원하는 쪽 중심이 아니라 지원 받는 곳이 중심이 되는 원조,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의 힘과 지혜, 곧 그들 안에 있는 가능성을 살리고 키우는 원조를 해야 한다고 저자는 토로합니다. 무엇보다 도움의 가장 높은 경지는 더는 도움이 필요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니까요.
(전략) 그래서 이제 어린이가 일상생활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가난한 사람들을 직접 돕는 것입니다. (중략)
둘째, 공정무역 제품을 사는 것입니다. (중략)
셋째, 좋은 생활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에너지나 물건을 낭비하지 않고, 식생활을 개선하고,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는 거지요. (중략)
넷째, 불평등과 빈곤 문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나아가서는 뜻이 맞는 친구와 모임 같은 것을 만들어서 공부하는 것입니다. (후략)
- 본문 중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끔찍한 환경에서 벗어나 안정된 생활을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진정 인간답게 사는 길이라고 저자는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