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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김창길 | 들녘 | 2019년 08월 2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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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op20 8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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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98쪽 | 622g | 150*200*30mm
ISBN13 9791159254482
ISBN10 115925448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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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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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평범한 모습이다. 폭정을 멈추게 할 방법은 그 평범함에 대해 곱씹어보는 것이었다. 계엄군이었던 탱크 조종사도 한 사내의 평범한 생명을 생각했다. 그리고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렇게 큰 능력도, 그다지 큰일도 아니었다. 자기가 처한 상황을 고민하는 것, 그것이 저항의 출발점이다. 결과는 대단했다. 그 사소한 행동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저항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평범함을 벗어난 작은 영웅의 신화는 그렇게 탄생했다.
--- 「1.1. 탱크맨과 람보」중에서

문자는 사후에 기록된다. 사진은 그 순간을 그 순간에 포착한다. 1936년, 도로시아 랭은 대공황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다큐멘터리 사진 한 장을 남겨놓았다. 캘리포니아 이주민 농장 천막 아래서 먼 곳을 응시하는 ‘이주민 어머니(Migrant Mother)’ 사진이다.

존 스타인벡은 『분노의 포도』에서, “개암 빛깔의 눈은 온갖 고생을 다 겪고, 계단을 오르듯 고통을 극복해서 대단히 차분하고 초인간적인 이해에 도달한 것처럼 보였다. 어머니는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그것을 두 팔 벌려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았다. 자신이 가족의 요새이며 그 요새는 결코 점령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이라고 썼다.

도로시아 랭이 찍은 이름 모를 ‘이주민 어머니’는 3년 후, 존 스타인벡의 소설 『분노의 포도』에 출현했다. 어머니에게는 이름이 없었다. 도로시아 랭의 피사체는 그저 ‘이주민’의 어머니로 이름표를 달았고, 『분노의 포도』에는 ‘톰 조드’의 어머니로만 적혀 있다. 하지만 이 이름 없는 어머니들은 고단한 시간을 이겨낼 수 있게 만든 가족의 버팀목이었다.
--- 「1.2. 끝내 찍히지 못한 꿈 ‘아메리칸 드림」중에서

“앞날이 걱정된다고 했소? 난 어제 일은 어제로 끝내오. 내일 일을 미리 생각하지도 않소. 중요한 건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뿐이오.”
앞날에 대한 걱정, 어제 일에 대한 후회, 조바심. 이런 마음들이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살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삶의 원인이 아닐까? 사라질 것에 집착하여 간직하고 쌓아두고 안전가옥에 숨어 지내는 것, 이것이 바로 42살 중년의 월터의 삶이었다. 언제까지 멋진 삶을 상상하며 껍데기 속에 갇혀 있을 것인가? 일단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오라고 사진작가 숀이 월터에서 손짓한다. 일단 문밖으로 뛰쳐나오라고!
--- 「1.3.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중에서

내 기억 속의 판문점은 중학생 때 들었던 한 팝송에서 시작한다. 「어니스티(Honesty)」처럼 감미로운 노래만 부르는 줄 알았던 가수 빌리 조엘(Billy Joel)이 부른 노래로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오래 머물렀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학생의 형편없던 영어 실력에도 노래 가사에는 알아들을 수 있었던 단어들이 튀어나왔다.
Joe McCarthy, Richard Nixon,
Studebaker, television
North Korea, South Korea, Marilyn Monroe
Rosenbergs, H-bomb,
Sugar Ray, Panmunjom
Brando, “The King and I”
and “The Catcher in the Rye”
1989년 [스톰 프론트(Storm Front)]라는 싱글 음반으로 발매된 「우린 불을 지르지 않았어(We didn’t start the fire)」가 바로 그 노래다. 가사는 가수가 태어난 1940년대에서 시작해 1980년대까지 일어났던 세계적인 사건 사고와 관련된 단어들을 나열했다. 내가 알아들을 수 있었던 단어들은 노래 초반에 흘러 나왔다. ‘노스 코리아’ ‘사우스 코리아’라는 단어는 텔레비전과 메릴린 먼로(Marilyn Monroe) 사이에 박혀 있었다. 텔레비전이 유행하고, ‘백치미의 여왕’ 메릴린 먼로가 세계를 들썩이게 할 무렵에 한국전쟁은 발발했다. 한국의 남북전쟁!
--- 「1.4. 판문점, 우리는 불을 지르지 않았다」중에서

1950년대를 풍미했던 두 여성배우의 이미지는 여전히 살아 숨 쉰다. 복고풍이라는 유행의 전략으로 환생한 것은 아니다. 시대의 욕망에 맞춤하는 요소들이 선택돼 변형됐다. 메릴린 먼로의 이미지에서 육감적인 몸이, 오드리 헵번에게서는 천상 소녀 같은 얼굴이 선택됐다. 그리고 하나로 합쳐졌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속칭 ‘베이글녀’다.

상반된 이미지를 한몸에 간직한 ‘베이글녀’가 디지털 매체에서 추앙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말하면 타협 불가능해 보이는 ‘청순함’과 ‘섹시함’은 어떻게 하나로 뒤섞일 수 있을까? 일단 두 이미지를 하나씩 따로 떠올려보며 생각해봤다.
……
‘베이글녀’의 이미지는 메릴린 먼로처럼 섹시한 여성을 바라보게끔 만드는 시선의 전략이 숨어 있다. ‘베이글녀’의 몸은 디지털 미디어 기사들의 제목처럼 확실히 아찔한 느낌이다. 풍만한 가슴과 탄탄한 엉덩이를 태연하게 구경하기에는 어색하다. 이렇게 그녀를 빤히 바라보는 것에 주저하는 남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 바로 ‘베이글녀’의 앳된 얼굴이다. 자신의 몸에서 시선을 떼어내려는 남성들에게 ‘베이글녀’의 얼굴은 이렇게 말을 건넨다. “괜찮아요, 고개 들어봐요. 저는 아직 어리잖아요.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라니까요.” 남성의 시선은 위아래로 이동한다. ‘베이글녀’의 몸을 보며 쿵쾅대는 심장을 소녀 같은 얼굴을 바라보며 진정시킨다. ‘베이글녀’를 구경하는 시선의 이동은 그렇게 반복된다.

‘베이글녀’를 바라보는 여성들의 시선은 어떨까? 다른 사람의 사유 방식을 엿보며 생각을 이어나갈 수 있을 뿐이다. 미술평론가 존 버거는 이미지를 바라보는 기존의 방식을 거부하고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제안했다. 그가 알아냈던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의 방식은 다음과 같다.

“남자들은 행동하고 여자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남자는 여자를 본다. 여자는 남자가 보는 그녀 자신을 관찰한다. 대부분의 남자들과 여자들 사이의 관계는 이런 식으로 결정된다. 여자 자신 속의 감시자는 남성이다. 그리고 감시당하는 것은 여성이다. 그리하여 여자는 그녀 자신을 대상으로 바꿔 놓는다. 특히 시선의 대상으로.”
--- 「1.5. 합성된 베이글, 메릴린 햅번」중에서

옥자의 눈은 왜 사람의 눈일까? 옥자는 주인공 소녀 미자(안서현 역)가 바라본 옥자인데, 미자에게 옥자는 가축이 아니다. 할아버지(변희봉 역) 눈에는 가축이겠지만. 옥자는 미자와 함께 유아기를 보낸 친구이자 가족이다. 단순히 유아기를 보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옥자와 미자가 사는 공간은 첩첩산골이다. 먹거리는 닭 몇 마리를 기르며 수렵 및 채집을 통해 조달한다.(옥자는 사냥개처럼 수렵 활동을 돕는다.) 옥자와 미자는 자본주의 쳇바퀴에서 벗어난 시간과 공간에서 살고 있다.

할아버지가 바라보는 옥자에 대해 생각해보자. 할아버지는 전형적인 소농계급의 시각을 갖고 있다. 앞의 글 「사파리, 사진이라는 트로피」에 인용했던 존 버거의 가족 이야기를 다시 상기해보자.

“어떤 농부는 자신의 돼지를 아주 좋아하게 되고, 그리고 그는 그것의 고기를 기꺼이 소금에 절여버린다. 이 문장 속에 들어 있는 두 개의 진술이 ‘그러나’가 아니라 ‘그리고’에 의해 연결되어 있다.”

할아버지는 옥자를 좋아한다. 하지만 옥자는 분명 현대 사회의 애완동물이 아니다. 옥자는 결국 삼겹살, 목살, 등심, 앞다리살 등으로 해체될 존재였던 것이다. 본래 그러한 존재인 가축에 대한 농부의 사랑은 현대인의 감수성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접속사 ‘그러나’와 ‘그리고’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자. 존 버거는 “가축은 지배의 대상이면서 숭배의 대상이고, 길러지는 것이면서 동시에 희생의 제물로 바쳐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면서’, ‘이고’, ‘동시에’로 연결되는 존재이지 ‘그러나’로 생각할 수 없는 것이 농부의 가축인 것이다.
--- 「1.7. 옥자의 눈은 사람 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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