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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과 말

음과 말

: 에세이와 강연록

음악의 글-08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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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153*210*30mm
ISBN13 9791189716004
ISBN10 1189716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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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 가지 사실만은 변함없이 바그너의 공적으로 남을 것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열렬히 열정을 바쳐 베토벤이 어떤 음악가인지를 글로써, 더 자주는 연주로써 가장 먼저 보여주었다. 바그너는 예나 지금이나 규범으로 통하는 단지 정확하기만 한 연주, 즉 그저 그런 평범한 연주는 그 어떤 작곡가보다 베토벤의 경우에 좋지 않은 연주임을 보여주었다. 그런 연주는 행간에 숨은 본질적인 것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본질이 핵심이다. 이로써 바그너는 베토벤과 다른 음악가들의 근본적 차이, 그것도 베토벤의 본질에 기초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이제 피상적으로나마 이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 --- p.16

요즈음 훌륭한 피아노 연주나 오케스트라 공연의 기준은 단 한 번밖에 없는 라이브 연주가 아니라 완벽하고, 균형 잡히고,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음반이 되어버렸다. …… 현재 음악계의 참담한 쇠퇴가 주로 이 변화에 따른 결과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음악 연주가 모든 것을 듣고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음반에 점점 동화되고 점점 완벽에 가까워질수록, 그 연주에서는 공연 현장의 생명력, 혹시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면 ‘비타민’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음악은 점점 증류수의 싱거운 맛을 내기 시작했으며, 기껏 활력을 위해서만 첨가하는 인공 향미료를 썼는데도 맛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엔 요즘 우리가 겪고 있는 음악에 대한 권태가 나타나고 말았다. …… 그러나 기계로 재생된 음악과 실연 음악은 똑같지 않으며, 똑같이 발전하지도 않고 똑같은 과제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는 점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특히 어느 하나가 나머지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 --- p.43-46

음악은 무엇보다 공동체적 체험이기도 하다. 음악은 공동체에서 시작되었고 공동체를 통해 의미와 목표를 얻는다. --- p.45

제가 인정하는 구분은 단 하나, 훌륭한 예술과 그렇지 못한 예술뿐입니다. 그런데 국가 정책의 측면에서 당사자의 태도가 전혀 비난받을 이유가 없는데도 이론상으로만 가차 없이 혹독하게 유대인과 비유대인을 구분한다면, 장기적으로 중요하고 결정적인 구분, 곧 뛰어난 예술과 열등한 예술의 구분을 지극히 소홀히 할 수밖에 없습니다. …… 유대인에게 맞선 이 투쟁이 근본적으로 뿌리도 없고 파괴적이며 대가인 척하는 태도와 키치만 보여주는 예술가를 겨냥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 그러나 이 투쟁 대상에 진정한 예술가까지 포함된다면 문화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pp.83-84 (괴벨스에게 보내는 편지)

하나의 작품을 생산하거나 재생산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바그너가 지크프리트의 칼을 새로 벼리는 신화를 통해 가장 심오하고 탁월하게 표현했다. 아무리 숙련된 대장장이가 각 부분을 접합하더라도 부러진 칼은 다시 붙지 않는다. 전체를 갈아 용액으로 완전히 녹여내야만 한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창조 이전의 원초적 상황인 카오스를 다시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 거기에서 전체 형상을 새로 만들 수 있으며, 당초 모습대로 작품을 재생산할 수 있고, 진정으로 새롭게 창작할 수 있다. --- pp.96-97

8개월 전 이 작품(교향곡 「화가 마티스」)이 나왔을 때는 외부에서 문화 발전에 간섭하는 걸 무의식적으로 꺼려서 그랬는지 몰라도 아무도 힌데미트를 괴롭히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가 그새 다른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는데도 그간의 무위를 만회하려는 듯이 힌데미트를 공개적으로 비방하고, 결국은 이게 목적이겠지만, 독일에서 추방하려 한다. …… 힌데미트는 절대로 정치적으로 활동한 적이 없다. 정치적 밀고를 예술로까지 한껏 확대하려는 우리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 pp.110-111

음과 말, 음악과 시는 각기 독립된 세계다. 서로 다른 수원지에서 흘러나온 두 개의 물줄기다. 그럼에도 그 둘은 다른 예술들의 상호 관계와 달리 서로 사랑하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하나로 모여 큰 강을 이룰 수 있다. …… 음악과 시는 한시적으로 서로 결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뛰어난 음악 작품이 존재하는 것은 그 덕분이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추적해보면, 음악과 시는 각자 고유의 방식으로 비슷한 것을 표현하는 두 개의 힘이다. 말하자면 같은 물질로 이루어진, 서로 다른 응집 상태다. 얼음은 동시에 물로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둘은 같은 물질로 만들어졌다. --- p.112-117

니체가 볼 때 바그너는 떠도는 자였다. 바그너는 인간을 개혁하려 했고, 인간에게 느끼는 법을 다시 가르치려 했고, 잃어버린 순수함을 되찾아주려 했다. …… 바그너의 예술에서 영향을 받은 니체는 다음과 같이 의미심장하게 적었다. “예술은 세상을 단순화하고 삶의 수수께끼를 간단히 해결하는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예술의 위대함과 필수불가결함이 있다. 삶에서 고통당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이 가상 없이는 살 수 없다. 잠을 안 자면 살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삶에 대한 깨달음이 어려워질수록 우리는 잠시뿐일망정 더더욱 단순화된 가상을 절실히 열망하며, 사물에 대한 일반적 인식과 개인의 정신적--- 윤리적 능력 간의 긴장도 더불어 커진다. 이 활이 끊어지지 않게 하려고 예술이 존재하는 것이다.”

예술은 삶에서 고통당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위로이고 삶을 이겨내도록 돕는 조력자다! 인간은 잠을 안 자면 살 수 없듯이 예술 없이는 살아가지 못한다! 여기서 니체는 훗날 그가 저주하고 증오했던 바그너의 특성을 찬양하며 부각시키고 있지 않은가? --- pp.149-150

바그너의 예술성이 통일적이고 단순하다면, 그것을 통일된 이름으로도 부를 수 있어야 한다. 그 이름은 다름 아닌 시인이다. 바그너는 언제 어디서나 늘 시인이었다. 그가 예술에서 사용한 방법은 각기 달랐지만 그래도 그는 변함없이 시인이었다. 음악을 만들 때도 시인이었고, 단지 연극에서 지시를 내릴 때도 시인이었다. --- p.187

그저 소리만 중요한 경우일지라도 음악을 만드는 것은 악기가 아닙니다. ‘악파’도 아니고 능력도 아닙니다. 음악을 만드는 건 연주자이며, 예술적 성취 뒤에서 근본적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연주자 개인의 삶의 태도입니다. --- p.203

실제로 음악을 구성하는 선율과 리듬과 화성이라는 요소는 베토벤의 교향곡이 재즈보다 훨씬 단순하다. 그 결정적 차이는 단 하나다. 재즈에는 멀리 듣기가 없다. 재즈의 복잡성은 그것이 연주되는 순간에 시작된다. 그리고 곡 전체는 빽빽한 정글에 난 길처럼 진행된다. 좌우에서 자꾸만 새로운 뉘앙스와 리듬과 각종 덩굴식물이 다가오다가, 정글을 벗어나 바깥으로 나가는 순간 돌연 모든 것이 단번에 끝나버린다. 반면에 베토벤의 교향곡에서는 첫 마디가 벌써 다섯 번째, 여덟 번째, 스무 번째, 서른 번째 마디를, 아니 끝부분에 이르기까지 모든 마디를 암시한다. 작품 전체가 내내 이렇게 진행된다. 마디 하나하나는 단순하지만, 마디와 주제 각각의 내적 관계, 다양한 일치와 변화, 천재적인 멀리 듣기의 결과인 상승과 하락 등은 대규모의 ‘복잡성’을 만들어낸다. 제대로만 이해한다면, 그 복잡성은 재즈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넘어선다. 이는 자연의 산물인 살아 있는 유기체가 인간이 만든 기계 내부의 복잡성을 무한히 능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 pp.234-235

먼 것과 가까운 것을 동시에 느끼는 예리한 감성, ‘지금’과 ‘여기’를 자유롭게 실현하는 편안함, 구조와 전체의 흐름을 비밀스러우면서도 생생하게 포착하는 감성, ‘가까운 것의 체험’과 ‘멀리 듣기’가 가능한 바흐의 음악은 다른 음악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생물학적 확실성과 자연스런 힘의 본보기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새에 바흐 음악의 특별한 지위를 만들어낸 특성이다. 그의 음악은 한편으로 자연발생적이고, 즉각적이고, 유연하고, 강렬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늘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으며, 저절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비밀을 알려주지 않는다. 바흐의 음악은 도발하거나 인간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걸기를 거부한다. 거기에는 힘과 나른함, 긴장과 휴식, 솟구치는 생명과 깊은 평온이 흉내 낼 수 없는 유일무이한 방법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 p.248

그(베토벤)는 의미 맥락을 전반적으로 명확히 이해하려면 바로 건축적 구조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향곡 5번」의 도입부 마디에서 보듯이, 건축적 구조의 명확성은 베토벤이 사용한 수단이 가장 먼저 요구한 절대적 조건이었다. 이 말은 당시 나머지 음악에서, 아니 당대 모든 유럽 음악에서 그랬듯이 이런 건축적 구조가 ‘잠재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걸 뜻한다. 건축적 구조는 청중이 직접 체험하고 직접 들어야 한다. 말하자면 체득해야 하는 것이다. --- p.260

베토벤은 무엇보다 위대한 ‘입법가’다. 사용한 수단으로 판단하면 그의 작품은 바흐처럼 대위법적인 요소가 우세하지도 않고, 모차르트나 슈베르트처럼 선율이 두드러지지도 않으며, 바그너처럼 감각적이고 화성적인 요소나 비장함 또는 아이러니의 요소가 전면에 나서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 모든 것이 ‘합금’된 것처럼 하나로 녹아든 덕분에 신기하게도 자연스러움이 특별히 도드라져 보인다. --- p.273

베토벤은 청중을 온전히 자격을 갖춘 상대로 바라보았다. 그래서 그들을 단순히 진지하게 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기독교적인 의미에서?자신처럼 사랑해야 하는 이웃으로 생각했다. 베토벤은 청중을 자기 자신처럼 진지하게 여겼다. 그가 온전한 자격을 갖춘 청중을 전제로 했음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요구까지 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베토벤 작품의 올바른 연주는 관념적으로 말하면 공동체 같은 것을 창조한다. 그의 예술은 진정한 공동체 효과가 발휘되는 길을 걸어감으로써 처음으로 현대적인 공연 관객을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공연계가 탄생한 것은 일차적으로 베토벤의 작품과 그것들이 요구하고 표현한 것들 덕분이다. --- p.285

진실로 삶을 위협하는 이 위기는 한 가지 방법으로만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여기서는 시곗바늘을 과거로 돌려도 소용없다. 그렇다고 불확실한 미래를 주장하며 희망으로 자족해서도 안 된다. 지금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하나뿐이다. 생동하는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전에도 늘 당연히 요구했던?지성은 더욱 지성적이 되어야 한다. …… 예술 작품은 우리에게 직접 파고들기 때문에 단 한 번밖에 없는 사건이다. 지성은 그런 예술 작품을 역사적 관계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많이 존중해야 한다.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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